내가 사는 이야기

누구를 위하여

智美 아줌마 2011. 12. 22. 14:04
날씨가 장난 아니게 춥단다.
요즘엔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비일비재하지만
낮에는 늘 혼자 집에 있다보니 보일러를 돌리지 않는다.

썰렁하면 싸가지 태어날 때 털실로 짠 담요 걸치고 있고
따끈한 차 한잔 가져와 한모금식 먹으며 있는데
문제는 우리 집 강쥐들이다.

이 녀석들 방바닥이 차니까
죄다 소파 위에 옹기종기 모여 웅크리고 앉아들 있다.
그런데 심탱이는 소파 위에 올라가는 것은 금기 사항으로 되어 있는데

이 녀석 봐라.
방바닥이 차니까 안면 까고 소파 위에 올라가 앉아 있다.

다른 아이들은 소파에 다 올라갈 수 있지만
심탱이만은 올라가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 이유는 심탱이가 사납다보니
행여, 소파에 올라가서 자리 다툼으로 싸울까봐서이다.

그동안 몇년을 잘 지켜왔는데
얼마 전에 싸가지가 털을 깎으려니까 사납게 굴어서
내가 무릎에 앉혀 놓고 살살 꼬시면서 털을 밀고 목욕을 시켰다.

그 후로 여차하면 소파에 한번씩 올라가더니
요즘엔 방바닥이 차니까 아예 소파에 올라가 앉아있는다.

"심탱, 소파에서 내려와. 너 왜 자꾸 소파에 올라가?" 하면
말귀를 알아 듣고 심기 불편함을 으르렁 거리며 나타내고
내려놓으려 하면 물려고 이빨을 드러내는데
다행히 소파에 다섯 녀석들이 다 올라가 있어도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게 넘 신기해서 날마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면
"엄마, 오늘도 안싸웠어? " 했었다.
전에는 심탱이가 소파에 올라가려면 네 녀석들이 못올라오게 짖어대곤 했는데
요즘엔 심탱이가 올라와도 그냥 허용(?)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강쥐들을 위해서 낮에 한번씩 보일러를 돌려
방바닥을 데워주는데 왔다갔다 놀다가 방바닥이 따뜻하면
녀석들 다 방바닥에 배깔고 엎드려 널부러져들 있다.
사람이나 동물들이나 겨울엔 따땃한게 좋은가보다. ㅎㅎㅎ

2011년 12우러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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