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제 눈에 안경이라고 했나?

智美 아줌마 2011. 9. 27. 13:32
흔히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눈이 삐뚤어져도 입이 삐뚤어져도
제가 보기에 이쁘면 이쁜 것이라고 했나?
옷정리를 하다가 생각나서 옮겨본다.

내가 자주 짱구에 관한 글을 쓰곤하는데
내 새끼지만 진짜 "짱구는 못말려" 라는 생각이 자주 들곤한다.

얼마 전 친구가 옷을 빌려달라고 한다고
이 옷 저 옷 뒤적뒤적 거리더니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티셔츠를 챙기고 바지 하나를 쇼핑백에 담는다.

"짱구, 그 티셔츠는 빌려주는 건 좀 그렇잖아?
너가 좋아하는 옷인줄은 알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옷 빌려 입지 않지."
"괜찮아, 내가 좋아하는 옷 빌려주는게 좋잖아요." 한다.

"그러지말고 엄마가 사준 케이스위스 그 티셔츠 빌려줘.
빌려주려면 좋은 옷을 빌려줘야지, 그 티셔츠는 아냐." 했지만
기어코 짱구가 좋아하는 옷을 싸들고 나갔다.

아니, 저렇게 후줄근한 옷을 누가 빌려 입겠다고 그걸 가져가냐고 . . .
그 티셔츠도 몇년 전에 뱅뱅 매장을 지나다가 눈에 띄어 사다준 옷인데
사다주니 마음에 든다고 좋아라 했었다.

게다가 새로 사주자마자 티셔츠 뒤에다 나비인지 뭔지 어설프게 보라색 그림까지 그려
입고 다니면서 입을 때마다 이 옷이 제일 마음에 든다고 하였었다.
그런데 저녁에 그 옷을 그냥 들고 들어 왔다는 것 . . . ㅎㅎㅎ

"왜 그냥 가지고 왔어? 안 입겠다지?"
"응 . . ."
짱구가 옷을 챙겨 나갈 때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옷이니까
뿌듯한 마음으로 빌려주면 그 친구도 마음에 들어할 줄 알았는데
결과는 퇴짜 . . . ㅎㅎㅎ

"그것 봐, 엄마가 그 옷은 아니라고 했잖아.
너가 좋아해도 다른 사람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어.
세상 살다보면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내가 좋아도 다른 사람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남이 싫어도 나는 좋은 경우가 있는거야."
"그래도 마음에 들어할 줄 알았는데 . . ." 하고 말꼬리를 흐린다.

우리 짱구가 제일 좋아하는 티셔츠 구경해 보세요. ㅎㅎㅎ



2011년 9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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