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세상에 이런 일이?

智美 아줌마 2013. 9. 18. 00:16

다 먹어버려서 이미지 주워서 올렸더니 거시기 허네. 그래서 한 개 남은 거라도 . . .

내일이면 대망(?)의 추석이다.
이젠 어른들께서 다 돌아가시고 안계시다보니
명절이 되어도 홀가분하다고 할까?
아님 적적하다고 할까?

그래서 애들 명절 먹거리를 챙겨줘야 될 것 같아
나물하고 전 몇 가지씩 했는데
꼴란거 하는데도 주방에 서서 하자니
허리 아프고 발바닥이 욱씬거린다.

많은 양을 하기에는 먹성이 좋지 않은 식구들 덕에 적은 양을 하는데
조물조물 이것 저것 하다보니
옆집에 자매가 살고 아랫 층에 할머니 혼자 계신 게 걸려
따뜻할 때 맛만이라도 보시라고 조금씩 담아 갖다 드렸다.

음식 장만은 다하고 뒷정리를 하는데
똑똑, 아줌마 ~
누가 살며시 문을 두드리며 부른다.
옆집 자매 중 둘째가 시골 엄니가 가지고 오셨다며
자색 옥수수를 몇 개 삶아서 갖고 왔다.

와 ~ 이 귀한 걸 . . .
고마워, 잘 먹을게 하고는 밴딩이와 싸가지에게 나눠주고
나도 하나 들고 먹는데 신화당이 너무 많이 들어가 달아서
옥수수 본연의 맛이 나지 않아 살짝 다시 쪄서서 먹으니 괜찮다.

우리 싸가지 옥수수 잘 안먹는데
자색 옥수수라 귀한 거니까 먹어보라고 주니까
강쥐들이 떼로 몰려가 입맛을 다신다.

"엄마, 옥수수 두 줄 남겨서 주면 얘들 뜯어 먹을까?"
"함 줘봐. 옥수수 알만 뜯어 먹나 무식하게 통채로 먹으려고 달겨 드나"

워 ~ 매 시청각 교육의 효과인가?
꽁주부터 주니까 처음에는 먹어야 되나 먹으면 안되는 건가
슬그머니 입을 대다가도 눈치를 보며 선뜻 달겨들지 못하더니
"먹어"하니 꽁주 봐라 옥수수 알갱이만 하나씩 뜯어 먹는게 아닌가

"엄마, 꽁주 옥수수 알갱이 뜯어 먹어."
"그래? 그럼 다른 녀석들한테도 먹여봐."
처음에는 침만 바르더니 돌돌이, 꽃님이, 짱아, 심탱이까지
다 옥수수 알갱이만 뜯어 먹는다.

애들아, 너희들 세상에 이런 일에 나가야 되겠다.
어떻게 옥수수 알갱이만 뜯어 먹냐?
돌머리들은 아니네. ㅎㅎㅎ
늘 내가 옥수수를 먹을 때 알갱이를 떼서 주니까 그렇게 먹는거라는 걸 터득했나?

집에 강쥐 키우시면 옥수수 하모니카 불게 해보세요.
우리 얘들같이 옥수수 하모니카 잘 부는지요. ㅎㅎㅎ

2013년 9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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