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이건 추태여, 추태

智美 아줌마 2012. 9. 25. 21:56

일기예보에서 오늘 온종일 날씨가 맑다고 해서
오후에 잠깐 도봉산 창포원에 다녀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호박잎이 눈에 띄어 한 보따리 사 들고 버스를 탔다.

먼저 버스에 올라 앞문 입구 자리를 앉았는데
남자 둘에 여자 한 사람이 엉겨붙어 차에 오르는지 마는지
차 문에 매달리다시피 힘겹게 차에 오르려고 하기에
몸이 불편한 사람인가?
우째 차에 오르기가 저리 힘든겨?

그런데 산행 후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몸을 가누지도 못해
일행인 두 사람이 부둥켜안고 차에 오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계단 하나를 오르는데 족히 1분은 걸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아름답고 맑은 공기 마시며 자연에 취했으면 되었지
저 지경이 되도록 저 나이에 술을 먹어야 하는가
이건 완전 추태라는 생각이 들고
나이  60은 돼 보이는데 아직도 저렇게 자기 관리가 안 되나 싶다.

그렇게 힘겹게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으니 술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이것은 또 민폐가 아닌가
나야 몇 정거장 안 가서 내리지만
저 썩은 냄새를 맡으며 가야 하는 승객들은 곤 역일 게다.

아, 그런데 두 정거장을 갔을까?
도봉산에서 원통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있는데
거기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년 남, 여가 버스를 타는데
또 술에 취해 비틀비틀하며 버스에 오른다.

참나 . . .
그 좋은 곳을 다녀오면서 저렇게까지 술을 먹어야 하는지
진정한 산행이라면 저런 추태는 부리지 않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산악회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많은 산악회가 산행 후에 유흥가무가 있는 뒤풀이 모임을 하기 때문인데
다음에 가입된 카페에서 산악회를 결성할 때
 카페지기가 뒤풀이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니까
산악대장을 하겠다고 한 사람이 사임을 하더라.

요즘 산악회 세태가 그렇게들 운영을 하다 보니
뒤풀이 없는 산악회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인지
그런 내용을 접하면서 참 씁쓸해 한 적이 있었다.

우리 나이면 적은 나이도 아닌데
적어도 저런 추태는 보이지 않는 진정한 산행 인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산에 갔을 때 지나가는 사람한테서 술 냄새가 나면
기분이 확 ~ 상한다.

내가 상쾌한 숲내음 맡으러 힘들게 산에 가는데
저렇게 술 썩은 냄새를 왜 맡아야 하는지 . . .
음주 중에 산행은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산행이여, 과음하지 마시라.
자신을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 . . .

2012년 9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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