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쟤 뉘 집 새끼니?

智美 아줌마 2006. 8. 2. 01:44

오늘 아니 어제, 우리 아들 녀석이 경남 통영으로 캠프를 갔다.
새벽내 잠과 씨름하다가 아침 6시가 넘어 겨우 잠이 드는가 했는데,
8시 알람 소리에 다시 잠이 깨었다.
아들 녀석 챙겨 보내려고 자기 전에 맞추어 놓은지라 . . .

짱구 ~ 일어나야지.하니,
부시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며,
엄마, 안가면 안돼? 하고 묻는다.

열흘 전 애들 아빠가 아들 녀석 캠프 신청했다고 딸애한테 전화가 왔었다.
아이들에겐 더 없는 아빠와 자식간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늘 변함없이 챙겨 주는 아빠다.
그렇게 해서 가는 캠프이기 때문에,
아들 녀석의 응석을 받아 줄 수가 없었다.

3박4일 일정에 필요한 것들을 가방에 담아 주고는
10시 집합 시간에 맞추어 8시 40분에
"잘 갔다 와"하고 "엄마 갔다 올게"하고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집합 장소로 보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11시가 되도록
아들 녀석이 집합 장소에 오지 않았다는게 아닌가?
아들 녀석때문에 다들 출발을 못하고 기다린다는 것이였다.
안가면 안되냐고 한 말이 생각나 가슴이 쿵 내려 앉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연락을 받고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내 휴대폰으로 강남 지역 발신 번호로 전화가 왔다.

얼른 받으니" 엄마 ~"하는 소리에 반갑기도 하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입장이다보니,
"너 도대체 지금 어디 있는거야? 하니,
"책 한권 사가려고 서점에 들려 책 보다가 그만 시간 가는 줄 몰랐어 엄마."한다.
"아휴~ 이런 노마가 있나? 너 한 사람때문에 다들 출발도 못하고 있는데 . . ."
빨리 신세계 백화점앞으로 가봐."했는데,
백화점앞에 가니 아무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중에 전화가 끊겼다.

다시 인솔 교사한테 전화가 왔다.
"우리 애가 백화점 앞에 있는데 아무도 없다고 하네요."
"어머니 제가 백화점앞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으니까
다시 전화 오면 정문앞으로 오라고 해주세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도대체 가까워야지 쫓아가 보든지 하지 속만 태우고 있다보니,
12시가 넘어 가고 있었다.

다시 인솔 교사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직 오지않았다고, 마지막 통화를 언제 했냐고 하길래 11시 15분쯤에 했다고 하니,
계속 백화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왔다고 한다.
정말 속이 바싹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때 휴대폰으로 또 전화가 왔다.
"엄마 백화점앞 벤치에 앉아 있다가 버스 정류장으로 왔어 엄마."한다.
"아직도 선생님이 백화점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가봐.
선생님 분홍색 T셔츠를 입고 있는 남자분이시니까 정문앞에 계신가 얼른 다시가서 . . ."
전화가 또 끊겨 버렸다.
정말 미칠 지경이였다.

다시 인솔 교사한테 전화가 왔는데 딸애가 받았다.
딸애보러 언니냐고 물어 누난데요. 하니,
그 선생님 깜작 놀라며 "여학생 아닌가요?
딸애가 "남자 아인데요. 하니,
지현이가 여학생이 아니고 남학생이예요?

딸애가 전화를 바꿔 주길래, 통화를 하니,
그 선생님 우리 아들 녀석이 여학생으로 생각하고 여자애만 찾았다며
인상 착의를 묻길래 "키가 178cm 말랐구요. 하니 또 깜짝 놀라며
"그렇게 커요? 지현이가 여자앤줄만 알았어요." 하며 통화 하고 있는데,
마침 휴대폰으로 아들 녀석한테 또 전화가 왔다.
양쪽으로 전화기를 들고 중계(?)를 하니 두 사람 다 알았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후 선생님한테 다시 전화가 왔다.
만나서 출발한다고 . . .
정말 1시간 동안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 . .
전화를 끊고 나서 우리 딸애한테,
"쟤 뉘 집 새끼니?" 하니,
우리 딸 웃으면서 "엄마 새끼지이~" 한다.
인솔 교사와 우리 아들 녀석이 일찍 상봉(?)을 할 수 있었는데.
아들 녀석 이름이 지현이라서 빗어진 웃지 못하고 울뻔한 일이였다.

아니 ~ 지혜智, 어질賢 지현인데,
우찌 우리 아들을 여자애로만 생각했냐고요.
사실은 생김새도 좀 계집 아이같이 곱상해요.
애기때는 아들이라고하면 딸같은데 무슨 ~ 하며
사람들이 귀저기속 꼬추를 확인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그런 정도의 인물입니다요.
참, 뉘 집 새끼냐구요? 우리집 새끼였습니다.ㅎㅎㅎ

끝가지 포기하지않고 우리 아들 녀석을 기다려 주신
인솔 교사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2006년 8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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