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윗글을 쓸때만해도 엄만 건강하신 편이였다.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가 많이 아프시다고 . . .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 울음이 나왔다. .
내 삶의 무게만 버거워 힘들다 생각하는 동안 엄마는 병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동생은 의사말을 믿을 수가 없다고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할거라고 . . .
절대 믿을 수 없다고, 작년에도 종합 검진을 받았을 때도 별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하며
엄마한테 가보라고 한다.
엄마가 살아있을 때 누나들 보고 싶다고 하신단다.
그동안 엄마한테 너무 무심한 나 자신이 얼마나 밉고 후회스러운지 눈물만 흘렀다.
저녁에는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술에 취해서 엉엉 운다.
엄마한테 너무 죄스러워서, 울 엄마 불쌍해서 어떻하냐구 울면서
엄마가 나를 보고 싶어 하신다고 엄마한테 가보라 한다.
오늘 아침 서둘러 안산에 계신 엄마한테 갔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나 자신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병들었다고 하니 찾아가고 있는 내 꼴이 화가 나고 부끄러웠다.
거의 도착할 쯤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안산왔다. 이제 한대앞에 내릴기다." 했더니
"지금 안산 왔다고? " 반가워 하시는 목소리였다.
" 응, 지금 내린다"하니 "힘든데 뭐하러 오노."하신다.
"엄마가 내 보고 싶다고 했다메." 하니 "그래도 힘든데 뭐하러 오노." 하신다.
현관문을 들어 서는 순간 난 또 다시 놀라고 말았다.
너무 말라서 길 가다가 지나가면 남의 집 노인인줄 알고 스쳐 지나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저려와 아팠다. 너무 아팠다.
" 엄마, 내 보고 싶었나? 하니 " 그래, 보고 싶었다."
"많이 보고 싶었나? 하니 "그래, 많이 보고 싶었다."하신다.
이 불효막심한 딸년이 보고 싶었다고 하신다.
작년 힘든 결정을 하면서도 엄마나 형제 누구에게도 상의 한 번 하지않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결정한 터라 더 엄마한테 가지를 못 하였었다.
그러는 동안 엄마는 병이 들어 버렸다.
난 어쩔거나, 어쩔거나, 우리 엄마 어쩔거나.
속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엄마와 몇 시간 함께 보내면서 난 엄마한테 몇 번이고 다짐을 했다.
"엄마, 마음 단디 먹고 절대 정신 놓으면 안된데이, 알았제? "
"먹기 싫어도 식사 꼭꼭 하고
힘들고 귀찮아도 한 두시간이라도 노인정 나가서 놀다 오고 해야 한데이 알았제?" 했다.
엄마는 "그래, 알았다."하시며 눈시울이 붉어지셨다.
애써 감추려고 꾹국 참으신다.
여러분은 부모님을 언제 뵈었나요.
저같이 무심하시지는 않겠지요.
정말 저와 같은 분이 계시다면 부모님을 찾아 뵈세요.
말씀은 안하셔도 부모님은 늘 자식들을 그리워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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