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엄마, 엄마, 우리 엄마

智美 아줌마 2004. 9. 15. 13:54

얼마 전 친정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댔어.
경기도 광주 막내 동생 집에 계신다고,
보고싶으니까 놀러 오라고.
내가 얼마나 엄마한테 무심하게 했는지
엄마가 딸이 보고싶다고 하시니 말이다.

그래서 토요일에 아이들 데리고
경기도 광주 동생 집에 가지않았겠니
전에 같으면 강변역에서 버스를 타면
족히 1시간은  걸려서 가던 광주길인데,
요즘 중부 고속도로로 다녀서 30분정도 밖에 걸리지가 않았어.

광주에 내려서 조카들 간식꺼리 좀 사들고 동생집으로 갔지.
우리들 온다고 현관 문도 열어 놓은 채 기다리고 계셨어.
"엄마! 우리들 왔어요." 하며 들어 선 순간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단다.
엄마, 우리 엄마, 우리 엄마가
어느새 호호 할머니가 되어 계신거였어.

순간 가슴이 턱 ~ 하고 내려 앉고 할 말을 잃었단다.
나는 "엄마 ~  우리 엄마가 할마시가 다 됐네" 했어.
우리 엄마는 " 그럼 할마시지" 하신다.
난 또, "정말 우리 엄마 할마시가 다 됐네" 했어
그럼 엄만 또 " 그럼 할마시 다 됐지" 하시며 웃으신다.
난 또 " 우리 엄마 언제 할마시가 되어 버렸노." 하니
내눈엔 눈물이 핑 돌았단다.

몇달전 봤을 때보다 더 늙으신거였어.
마음이 아팠어.
그동안 전화 한통화도 제대로 하지않고
늘 엄마가 먼저 전화를 하시게 하고 . . .

효도하겠다고 맘 먹으면 부모는 어느새 늙어 돌아가신다더니
내가 그짝이 아닌가 싶은게
울음이 왈칵 쏟아져 나오려는 걸 꾹 참았단다.

나 사는데만 신경 쓰고 사는 동안
엄마는 늙어 늙어 가고 있었던 거였어.
친구들아!
너희들은 나같이 부모님이 자식들 무관심속에서
홀로 늙어가시게 하지 말아라.
나같이 가슴이 아프게 무너진단다.

2004년 9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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