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우리 꽃님이 수술했어요.

智美 아줌마 2018. 9. 15. 23:30

꽃님이 나이 많다고 수술하기 힘들 것 같아 미뤘더니
실컷 암 덩어리 키워서 애 고생 시키고 큰돈 들여 수술했네요.
건대 동물 병원에서 수술 일정을 받아 놓았지만,
수술비가 너무 부담스럽고 경과 봐서 2차 수술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노견 수술 잘한다는 개인 동물 병원도 알아 놨댔어요.

그런데 막상 건대 병원 수술 날짜를 잡고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건대 병원에서 검사비 60만 원 들었고, 1차 수술비가 3, 400만 원까지 예상하라고 하고
거기다 2차 수술까지 하려면 또 1, 200만 원은 더 든다고 하니
그렇게 해서 수술시키면 우리와 함께 얼마나 더 살아 줄까?

행여 몇 달 살지도 못하고 애 고생 시키고 돈은 돈대로 들이고 떠난다면
차라리 그냥 사는 날까지 살게 두는 건 어떨까?
주변에서도 나이가 있는데 수술한다고 얼마나 더 오래 살겠느냐고
이런 경우엔 그냥 두는 게 낫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암이라는 게 말기가 되면 그 고통은 상상치 못할 정도로 아프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고통 속에서 살다 가게 한다는 건 우리 가족에게도 고통일 것 같아서
수술 잘한다는 개인병원을 찾아서 상담해 보자 하고 집에서 멀지만, 증산역에 있는 병원에 갔어요.
건대 병원 검사 자료와 아이 상태를 보더니 수술 가능하다고, 다음 날 바로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이 병원에서는 한꺼번에 유방암 양쪽 유선 제거, 난소암 난소와 자궁 척출하는데
다행히 꽃님이는 다른 장기에 전이가 안 되어서 검사비 포함 수술비가 200만 원 든다고 하고
가장 나이 많은 17살 된 강쥐 수술해서 2, 3년 더 살았다고 하기에 수술하자 했어요.

그렇게 2시간이 걸려 수술을 마치고 마취가 깼다고 해서 입원실로 보러 가니까
아직 덜 깨어서인지, 자는 것 같았지만, 꽃님아, 꽃님 부르니까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앙앙하더니 푹 쓰러지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마취가 덜 깼어도 알아듣고 벌떡 일어나네요.
동물이지만, 15년을 함께 살아왔는데 어찌 포기가 쉽겠는지요.
힘들게 수술했으니 오래 함께 살아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