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천연기념물 관방제림

智美 아줌마 2016. 8. 24. 15:30

죽녹원을 지도를 보며 구석구석 둘러 보고 이제 관방제림으로 간다. 예전에 죽녹원을 왔을 때 징검다리 건너편이 관방제림인 것을 몰라서 징검다리 건너갔다가 되돌아 왔는데 그때 나무가 참 멋있다는 생각에 더 둘러 보고 싶었지만, 여행사의 단체 여행이라서 어쩔 수 없이 집합 장소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아름드리나무가 멋진 곳이 관방제림이였다니, 그래서 이번엔 나 홀로 관방제림을 여유 있게 걸어 본다.

 

아, 관방제림을 걷기 전에 점심을 먹어야지? 아침에 담양 향교를 갈 때 국수 거리를 걸어오다 물벼락을 맞았는데 어느 식당 사람이 그런 거야? 하고 돌아보니 내가 가고자 했던 식당 사람이었다. 백세프의 맛집이라고 소개된 국숫집으로 나도 가서 먹어 보자고 갔는데 멸치국수의 육수가 맛있다고 소문이 났지만, 워낙 더운 날씨에 뜨거운 국수를 먹자니 내키지 않아 콩물 국수를 먹었다. 담다 만 것 같은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숨이 죽을 때로 죽어 김치인지 김치 볶음인지도 구간이 안 가는 게 많이 짰지만, 콩나물은 옛 어른들의 표현으로 소태여서 무칠 때 소금이 제대로 버무려지지 않았나 하고 다른 쪽에 것을 먹어도 역시나 아주 짜서 소금 맛뿐이 나지 않았다.

 

국수가 맛있으니까 반찬이 짜든 말든 개의치 않는지, 아니면 하필 오늘 내가 먹는 반찬이 유독 짜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음식을 만들면 간을 보는 것은 당연한데 간도 안 보고 조리해서 손님상에 내놓는 것인가. 줄 서서 먹는다고 하니까 입소문에 한번은 다녀갈 테고 어찌 되었든 장사는 잘되어 분점까지 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반찬이야 그렇다 치고 손님에 대한 친절한 관심보다 잿밥에만 시선이 꽂혀 있는 듯한 인상이 들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맛집이라고 소문은 났지만,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식당이다. 아, 혼자 가서 돈 안 되는 손님이라 홀대했나?

 

죽녹원 건너의 숲길

 

넓은 한강만 봐서인지, 폭이 좁아 개천이라고 생각했더니 영산강 줄기 담양천이라고 한다.

 

관방제림, 담양 지역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곳으로 수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1648년(인조 26) 담양부사 성이성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으며, 1794년(정조 18) 부사 황종림이 다시 제방을 중수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하였다고 전해진다. 관비로 연인원 3만여 명을 동원하여 만들었기에 관방제라 이름하였고 이 방제림은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부터 시작해서 담양읍 천연리까지 이어지는데, 현재는 수북면 황금리를 거쳐 대전면 강의리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현재 자라고 있는 나무의 종류는 푸조나무 111그루, 느티나무 43그루, 팽나무 18그루, 벚나무 9그루, 개서어나무 1그루, 곰의말채나무 1그루, 엄나무 1그루 등 184그루이다. 나무를 심을 당시에는 왕버들, 서어나무, 갈참나무, 이팝나무 등이 있었으나 최근 보고에는 이것들이 빠지고 은단풍나무가 1그루가 들어 있는 것이 다르다. 천연기념물 제366호. 면적 4만 9,228㎡. 나무의 나이는 300년 내외이고 가슴높이의 줄기둘레는 1∼3m 정도이다.

 

 

어라? 뿌리가 뿌리 위로 가로질러 누워있네.

 

관방제림에는 정말 크고 멋진 아름드리나무가 입구에 많았는데 그런 나무 아래마다 평상을 만들어 놓아 동네 할배들 다 모여 앉아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다. 숲이 빼곡히 울창하므로 작은 나무 아래에 평상을 놓아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나무 구경하러 가자.

 

 

고목이 있는 둑 위를 걷다 보니 아래에 대나무로 만든 게 있어 뭔가 하고 내려갔더니 쉼터였는데 쉬면서 먹고난 쓰레기는 그냥 두고 갔네.

영산강 줄기 담양천변에 나무 테크를 깔아 놓았다. 그럼 나도 산책로를 따라 걸어 보자.

죽녹원 앞의 숲길, 관방제림 건너편 숲으로 이 길도 숲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멀리 내가 죽녹원에서 건너 왔던 향교교가 보인다.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수돗가

관방제림 둑길 아래 활쏘는 충무정이 있다.

 

수초가 없는 곳에는 물반영이 예쁘게 비치네. 다시 내려가서 물반영 사진을 찍어 본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재두루미 한 마리가 수초 위에 서있다. 얘 ~ 뜨거운데 왜 거기 서있니? 다리 아래 그늘로 가, ~ 저 새도 더운지 턱을 덜덜 떨며 서있어 날개짓할 때 한 컷 찍어야지 하고 기다렸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움직이지 않기에 살짝 아래를 돌아보는 순간 푸드득 날아갔다.

 

 

다리가 어떻게 생겼나 하고 올라갔다가

다리 위에서 태양과 맞서 역광으로 영산강 풍경을 찍었다.

이제 다시 둑으로 올라가 나무를 보며 간다.

 

 

 

 

 

 

관장제림 둑길 아래 있는 조각공원

 

 

 

 

 

 

 

 

상사화가 벌써 피었네. 재작년에 용천사에서 가지고 온 꽃무릇은 언제 꽃을 피우려는지 싹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조각공원에서 올려다 나무들

 

 

 

 

 

 

다시 둑으로 올라와 나무 사이를 또 걷는다.

 

 

 

추성경기장, 멀리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추성경기장 앞에 도착했네. 우레탄 트랙에서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당분한 사용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는데도 많은 사람이 트랙을 돌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어찌 되었든 나도 추성경기장으로 내려가 화장실에 가서 땀을 좀 씻고 해가 질 무렵이고 나무 그늘로 걷게 되니까 팔토시도 빼고 반소매 셔츠 차림으로 간다.

 

추성경기장 앞에 옥잠화 군락이 있다. 담양군내 뉴스에 이곳 옥잠화가 나왔는데 대부분 꽃이 많이 지고 있었다.

 

옥잠화는 옥비녀꽃, 백학석이라고도 한다. 중국 원산이며 비비추와 마찬가지로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 뿌리, 줄기를 한약 재료로 이용한다. 봄에 돋아나는 연한 잎줄기는 나물로 먹는다. 약간 그늘이 지는 곳에서 잘 자란다. 요새는 길가 또는 정원의 낙엽수 아래 조경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추위에 견디는 능력이 탁월하며, 빽빽하게 심어두면 수분보존도 되고 토양유출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둑 위에서 본 추성경기장

 

 

 

관방제림 끝 지점까지 왔다. 얼마를 걸은 거야? 2시간 반 넘게 걸었네. 아이고 힘들다. 요즘 덥다고 방콕 생활만 하다가 관방제림은 그늘 속으로 걸었지만, 35도를 웃도는 폭염 속 여행이라  더 힘든 것 같다. 이제 벌써 7시가 가까워 오니 오늘 밤 쉴 곳 대나무랜드 찜질방으로 찾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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