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 쪽에서 가는 불암산은 오래전 두 번 가봤나? 예전엔 45번 버스를 타면 불암산으로 갔는데 이젠 추억 속의 버스가 되었다. 그 당시 불암산 산행은 하지 않고 숲길을 따라 걸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싸가지 초딩이 때였으리라. 오늘은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불암산으로 향했다. 1호선 전철을 타고 가다가 석계역 1, 2번 출구 앞에서 1155번 버스를 타고 불암산 입구로 갔다.
버스는 눈에 익은 태강릉을 지나 삼육대학교 앞을 지나고 202번 버스 종점을 지난 다음 불암동에 내렸다. 이제 등산객이 가는 방향으로 나도 걸어가는데 불암산 두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어? 불암산 봉우리 두 개가 정면에 떡 버티고 있는데 왼쪽엔 둥근 봉우리가 오른쪽엔 뾰족한 봉우리다. 두 봉우리가 어찌 저리 다를까? 그동안 이 동네가 서울에 속한 지역이라 생각했는데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이었다는 걸 이번 산행에 알게 되었다. 참으로 관심 없이 살았다. ㅎㅎㅎ
불암산은 높이 509.7m. 원래 필암산이라 하여 먹골, 벼루말과 함께 필, 묵, 현으로 땅의 기를 꺾는다는 풍수지명이었다. 불암산이라는 명칭은 큰 바위로 된 봉우리가 마치 송낙(승려가 평상시에 납의와 함께 착용하는 고깔 모양 모자)을 쓴 부처의 형상이라 하여 붙여졌으며, 천보산이라고도 한다. 화강암으로 된 주봉 남쪽에는 높이 420m의 제2봉이 있다. 불암산은 한강 지류인 한천을 끼고 이루어진 한천평야의 동쪽에 있으며 평야를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북한산을 마주 보고, 북쪽으로는 수락산과 이웃하여 있다고 한다.
저 봉우리가 송낙을 쓴 것 같다는 불암산 주봉
불암산으로 가는 길
천보사를 가르키는 오른쪽으로 간다.
요즘엔 이런 벽화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 멋드러지지 않아도 곱게 채색만 되어있어도 한결 보기 좋다.
아, 이곳에 수도원이 있네.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이다.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보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많았으면 둘러 보았으련만, 산행해야 하므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에 궁금하였으나 다시 가던 길로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수도원 입구에서 본 불암산
** 담장에 서 있는 은행나무가 색이 참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천보사가 있는 명왕봉
불암산 산길로 접어드니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은 천보사, 오른쪽은 불암사로 가는 길인데 천보사를 둘러 보고 내려올 때 불암사를 들린다.
천보사 일주문을 대신하는 나무 문
미국쑥부쟁이
꽃향유
털별꽃아재비와 쇠별꽃
쇠별꽃
까마중
애기똥풀
뱀딸기
포장 도로를 계속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네. 호기심에 오른쪽 산길로 올라가 볼까? 초행인데 길이 좋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데 마침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산길로 올라가도 이 길과 만난다고 해서 산길로 올라간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포장길로 내려서게 되었다.
다시 S자 포장길로 구불구불 돌아 올라간다. 아이고 숨차다. 헥헥
등골나물
산국
좀작살나무
이제 천보사 건물이 보인다. 빨리 올라가자.
3코스로 올라갔다가 1코스로 내려와야겠는데 원점 회귀하려면 날이 저물어야 도착할 것 같다.
불암산 천보사는 조선 세조가 불암산의 수려한 모습에 감동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도선국사, 무학대사 등 역대 수많은 선지식들이 수행 정진한 곳이라고 한다. 천보사는 대웅전 위 명왕봉에 자리 잡은 불가에서 자비와 덕을 상징하는 코끼리상 등이 거대한 자연석에 아로새겨져 있다. 이와 함께 13m의 마애불과 고려 말 조성 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륵부처와 5층 석탑이 있으며 물과 바다를 관장하는 용암과 동방세계를 관장하는 치성광 여래불 등도 조성돼 있다. 아, 저 둥근 봉우리가 명왕봉이었구나.
법당 쪽으로 바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지만, 나는 더 안쪽에 있는 길로 돌아 올라간다.
부처님께 바치는 감로수가 나오는 샘인가 보다.
설화당
지장전
지장전의 지장보살
천연보궁으로 올라가는 길
불심원 2층의 범종루
스님께서 저 명왕봉 바위산이 코끼리 형상이라고 하시더니 정말 코끼리 같이 보인다.
대웅전
용왕전인가? 샘이 있고 거북이가 있다.
대웅전 지붕에 코끼리가 있네. 영광 불갑사 대웅전 지붕 용마루에는 도깨비 얼굴 위에 우진각이 만들어져 있는데 천보사에는 코끼리가 있네.
천연보궁 가는 길
천연보궁의 마애불
삼성보궁
절 마당으로 내려오는데 지붕 위에 냥이 두 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다. 노란 털이 있는 것을 보니 두 녀석다 암컷인 것 같은데 모녀 관계일까?
요즘 산국이 한창이다. 깨끗하게 잘 자란 꽃이 탐스럽고 예쁘다.
자, 이제 절 구경을 했으니 불암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자.
다른 등산로와 만나는 길이 나왔다. 왼쪽에서 올라오는 사람이 중계동 쪽이라고 했던가? 사진 정리가 늦다 보니 가물가물하다.
생각보다 길이 험하지 않고 괜찮다. 초행이라 암릉 구간이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 . .
공릉동에서 올라오는 길과도 만나네.
사람들이 앉아서 쉬기에 나도 얼른 올라가 봤더니 시야가 탁 트인 곳이 나왔다.
별내면 쪽인 것 같다.
불암산성 터가 있다고 해서 이쪽으로 왔는데 거의 다 훼손이 되어 겨우 흔적만 남아있어 안타까웠다.
산사나무, 봄에 오는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겠다.
누리장 나무 열매
산성의 흔적을 둘러 보고 발길을 재촉하려는데 냥이가 얌전하게 앉아있네. 먹거리 하나 꺼내 주려고 하니까 슬금슬금 내려간다.
오른쪽으로 가면 학도암이? 학도암도 가보고 싶었는데 언제 가보나? 나는 왼쪽 정상을 향해서 . . .
헬기장
이곳은 눈에 익네. 당고개에서 올라오면 이곳을 거쳐 정상으로 올라간다. 이제 거의다 왔구나.
소나무 숲 머리 위로 정상이 보인다. 잠시 쉬었다 다시 출발 . . .
바위 틈에 자리 잡은 나무, 사는 게 녹록치 않아 쑥쑥 자라지 못했을 것 같다. 어쩌다가 척박한 바위 틈에 자리를 잡았누?
이제 부터 정상을 오르는 길이 이런 암릉 구간이 대부분이다. 등산화라 미끄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늘 조심조심
어떻게 천막집을 이 곳에 지었을까? 거북 산장이라고 되어있는데 오뎅, 막걸리 등의 음식을 파는 것 같다. 노원구에서 허가를 해주었을까?
사진으로 보기 보다 경사가 좀 있는데 사진으로는 밋밋하게 보인다. 전에 당고개 쪽에서 올라왔을 때 처럼 거북이 등으로 올라간다.
정상이 코 앞에 다다랐다. 이 계단을 올라가고 나면 진짜 긴 계단이 나온다. 그 계단만 오르면 정상
정상 바로 아래까지 계속 이어진 이 계단을 올라가야지만, 난 불암사 들렸다 하산을 해야 해서 정상에 오르지 않고 바로 불암사로 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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