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봉평 메밀꽃 질 무렵에

智美 아줌마 2015. 9. 14. 11:55

5월에 봉평, 평창을 다녀왔지만, 메밀이 많이 피었을 때는 가지 않아서 메밀꽃 축제 지나서 사람이 덜 붐비는 평일에 가게 되었는데 메밀꽃이 한창? 가까이 들여다보면 갈색으로 지고 있었는데 그래도 하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보러 온 사람이 많았다. 동서울에서 7시 장평행 버스를 타고 장평에서 봉평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가산 공원이 있는 메밀꽃 축제장으로 가야 하는데 동서울에서 버스를 타니 어라? 좌석 위치가 바뀌어있네. 항상 출입문 쪽 앞자리를 예약하는데 가끔 차량에 따라 위치가 바뀌어 있는 버스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그냥 앉았는데 내가 예약했던 자리에 앉은 아짐도 자리가 바뀌어 있더라며 혼자 메밀꽃 보러 가는 길이라고 나도 혼자 가는 것이면 동행해도 되느냐고 묻는다. 나야 대부분 늘 혼자 다니는 편이지만, 그 아짐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혼자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같이 다녀도 상관은 없는데 내가 사진을 찍고 다니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려서 같이 다니기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다니다 번거롭다 생각 들면 편하게 일정대로 혼자 가세요. 하고 그러마 했다. 솔직히 말동무가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누가 되었든 같이 다니면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다.

 

그 아짐은 전라도에 사는 아짐으로 결혼하지 않은 딸들이 서울에 살아서 자주 서울에 올라온다고 했다. 나이는 나보다 두 살 위라 편하게 언니 동생 하자 했다. 난 나이 한 두살 더 먹고 덜 먹고 맞먹으려 들면 피곤하니까 편하게 대하려고 하는데 그렇다고 아무에게 다 그런 건 아니고 말본새가 예의 바른 사람같아서 평창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는데 하루 같이 다니니까 좋다며 가끔 서울에 올라오면 같이 여행하고 싶다고 서로 연락하며 지내자며 전번을 알려준다. 가는 버스 안에서 감 농사를 짓는 다고 감도 보내준다고 했는데 정말 보내주려나?

 

난 그렇게 지나가는 말로 하는 말이라도 지키느냐 지키지 않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판단하는데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난 그렇게 지나가는 말이라도 지키지 못 하거나 지키지 않을 말은 하지 않기 때문에 인사치레라 할 지언정 괜히 실없는 말은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니까. 이런 지랄맞은 성격이 피곤하게 산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경우없이 살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이익을 챙기기 보다 손해를 보며 산다.

 

장평에서 봉평으로 와서 가산 공원으로 가는 길 초입에 "메밀꽃 필 무렵" 소설 속에 나오는 충주 집 터가 있네.

몇 년 전, 강릉 여행 길에 처음 이곳을 들렸을 때는 가산 이효석 흉상과 비문밖에 없었는데 그 후로 부대 건물들을 많이 만들어 축제장으로 쓴다.

가산 공원

 

 

 

 

 

꽃사과

이 남안교를 건너면 메밀밭이 있고 계속 직직하면 이효석 문학관과 생가 복원해 놓은 곳이 있다.

 

 

5월에 없던 국화가 축제하느라 많이 갖다 놓았네. 축제 기간이 끝나고 갔더니 주민들이 설치물 정리를 하고 있었다.

 

 

 

 

 

섶다리를 건너와 내려다 본 풍경

 

이제 지천으로 널린 메밀밭으로 들어간다.축제 때는 입장료를 받았는지, 설치물 정리하던 아짐이 옆의 아저씨한테 입장료 받아야 하느냐고 묻는다. 축제 끝났으니 받지 마라고 하네.  축제 끝나고 가서 입장료 2천원은 굳었지만, 저렇게 예쁜 풍경을 보여주려고 애쓰신 분들 생각하면 입장료 낸들 아깝겠는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 .

 

하늘엔 조각 구름 떠있고 강물에 물고기가 노닐고 봉평엔 메밀꽃이 피구요. ♬♪ ~

나무 병정 악단이네.설치물을 치우고 있어 못 본 것도 있지만, 다행히 곳곳에 남아있는 게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길창덕 만화가의 케릭터로 있구나. 익살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에구~ 아저씨, 당나귀는 힘들어요.

이 아저씨도 신난다네. 아저씨 당나귀 힘들어 죽겠다네요. 얼굴 표정 보세요.

꽃이 시들고 있어서 예쁜 꽃을 찾아 찍으려니까 맘에 드는 꽃이 없다. 지금 너희 메밀꽃도 나같이 멀리서 봐야 예쁜 100미터 미인?

조각 구름이 정말 그림같이 떠있어 메밀꽃밭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구름이 없었더라면 밋밋한 사진이 되었을 텐데 . . .

 

메밀밭 가운데 턱하니 자리잡고 있는 저 나무는 무슨 나무이기에 당당하게 밭 가운데 서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동물도 있는데 집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얘들아, 그 집 언제 비워주기로 했니?

 

웃는 얼굴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나귀야, 총각이 너 등에 타지 않았는데 왜 인상을 쓰니? 등짐이 무거운 겨? ㅎㅎㅎ

노래 신청도 받았나 보다. 많이 신청 했을가?

 

네 자매가 사진 찍어주길 부탁해서 장소 옮겨가며 여러 컷을 찍어줬더니 제대로된 사진 건졌다며 아주 기분 좋아들 한다. 처음엔 친구인가 했더니 멀리 떨어져서 사는 자매인데 이번에 같이 여행오게 되었다고 해서 한 두 컷 찍어줄 것을 좋은 추억 담아가라고 여러 컷을 찍어줬다.

 

 

 

동행했던 그 언니는 코스모스를 좋아한다고 해서 코스모스볼 때마다 그 언니가 생각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한련화, 연약해 보이면서 강하고 소박해 보이면서 화려한 자태가 예뻐 좋아하게 되었다.

 

족두리꽃이라고도 하는 풍접초

 

백일홍

풍접초

꽃범의꼬리

 

메밀꽃 필 무렵 소설 속의 물레방아간을 재연해 놓은 곳에 있는 비

물레방아간

 

이번 여행 일정에는 이효석 문학관까지는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길동무된 고흥 사는 언니가 초행이라고 해서 문학관과 생가까지 가게 되었다.

올라갈 때는 산책길로 가서 나올 때는 차도로 내려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걷는다.

이효석 문학관에 있는 전망대

 

이 나무 테크 길 끝에 이효석 문학관 매표소가 나오는데 월요일이 휴관으로 입장료 없이 올라갔는데 그래서 전시관은 못 둘러 봤다.

벌개미취

 

이 언덕을 올라가면 이효석 문학 전시관

 

 

산책로로 올라오면서 본 전망대

 

이효석 문학전시관

왔으니 이효석 선생님과 기념 샷!!

 

 

이곳을 올 때마다 들리게 된 메밀국수집

 

복원한 생가로 가는 길에 있는 당나귀

다리 건너 보이는 집이 복원해 놓은 생가

입구 사진을 찍으려니 도대체 한 팀이 한참을 기다려도 비켜주지 않는다. 그래서 포기, 안채만 찍고 나왔다.

 

오른쪽 건물이 메밀국수를 먹었던 식당

돼지감자 꽃

올라가던 산책로 아래 있는 차도로 걸어나가고 . . .

쉴 수도 있고 메밀밭 배경으로 사진 찍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쉼터

 

남안교에서 내려다 본 섶다리 풍경, 문학관 다녀온 사이 사슴, 사과, 호랑이 등의 등들이 사라졌다. 벌서 치운 겨?

 

이제 평창 백일홍을 보러 가는 길에 율곡 선생의 출생이 얽힌 봉산서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