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도봉산 원통사 냥이 보러가다

智美 아줌마 2014. 12. 7. 17:08

 

가볍게 도봉산 원통사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하자 하고 포도밭 길로 간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다 녹지 않고 잔설이 드문드문 남아있다. 이제 완연한 겨울이라 벌써 12시가 되어 버려서 해가 짧아졌으니 부지런히 다녀오자. 오늘은 원통사 주변에서 살고 있는 냥이 가족을 보러 간다.

 

운동 시설 되어있는 곳을 지나니 이곳 저곳 빙판이 져있다. 날씨가 많이 추워진 걸까?

 

 

방학 능선은 등산로 흙을 밟고 올라가는 구간이 많아 걷기가 좋은 반면 숲 속으로 가기 때문에 전망이 트인 곳이 몇 곳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방학 능선 길에 접어들어 가던 길을 약간 벗어나 왼쪽 길로 조금 올라가면 도봉산 주봉들이 훤히 보이는 곳이 있다.

왼쪽에 있는 기암, 넌 이름이 뭐니?  오른쪽은 우이암인데 처음 도봉산을 찾는 사람은 우이암이 암자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앞의 솔숲 뒤로 보이는 것은 북한산 줄기인 상장능선과 왕관봉(오른쪽),뒤로 북한산 주봉인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들이 있다. 상장능선은 휴식년을 주고 있는 산이기도 하지만 군사 시설이 있어 출입을 제한하는데 몰래 입산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것 같다.

 

 

예전엔 없었던 계단인데 계단 설치하는 것은 안전한 산행을 위한 것도 있지만 더 이상 훼손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다고 한다.

 

 

원통사에 도착했다. 그런데 냥이들이 안 보인다. 여기저기 기웃거려 봐도 안 보인다. 원통사 안으로 들어가 절에 일을 보시는 분께 물어보니 도리어 냥이가 있느냐? 고 되묻는다. 뭐냐? 절 마당으로 담으로 돌아다니는데 모른다고?  관심을 두지 않아서일까? 어찌 모를까?  절 앞에 바위 위에 냥이가 먹은 것 같은 음식 찌꺼기가 있는 곳이 있어 그곳에 가져간 사료를 한 웅큼  놓아두고 원통사 뒤에 있는 화장실 다녀오니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냥이 두 마리가 사료를 사람들 눈치 보며 먹고 있는 게 아닌가. 한 마리는 어미 같고 한 마리는 새끼 같은데 새끼 한 마리가 안 보인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새끼 냥이가 두 마리였는데 왜 안 보이나 모르겠다. 한 마리는 잘못된 걸까? 이제 점점 더 추워지면 등산객도 많이 오지 않고 얻어먹을 것도 적을 텐데 내가 자주 산엘 자주 올 수도 없으니 마음만 편치 않다. 그런데 내가 나머지 사료도 다 쏟아주는 것을 보고 어떤 산악회 회원 한 사람이 야생력 잃으니까 먹이를 갖다 주면 안 된다며 자기 스스로 잡아먹게 둬야 한다고 헛소리를 한다.

 

 

쟤들이 야생 동물이냐고? 이 겨울에 자기들이 알아서 뭘 잡아 먹으라고? 쟤들도 주택가에서 살다가 먹이 주는 등산객 따라오다 보니 이곳에 와 있게 된 것 같은데 야생 생활하면서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면 생태계 파괴하네, 어쩌네 하며 떠들 거면서 그나마 등산객이 던져주는 먹이로 근근이 버티고 사는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엔 어미 혼자였는데 새끼 가진 채로 올라왔다가 산에서 새끼를 낳은 것 같았고 나중에 새끼를 봤을 때 두세  달 정도 되어 보였다.  지금은 어미 덩치와 비슷하게 큰 것 같지만 . . .

 

또 언제 원통사에 갈지 모르지만 갈 때는 냥이 먹거리도 좀 챙겨 가야겠다. 이제 볼일 봤으니 내려가자.

 

 

눈 속에서도 파랗게 돋아나 있는 넌 뭐니?

 

빨간 열매 너도 누구니? 꽃을 봐야 그나마 조금 아니 참나 . . . 12시쯤 출발해서 3시쯤 내려왔으니 거북이가 생각보다 빨리 다녀온 것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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