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트레킹을 마치고 주왕산 터미널(탐방 안내소 건물)에서 2시 30분 약수탕행 버스를 타고 20여 분 걸려 달기 약수에 도착했다. 안동, 봉화 여행을 준비할 때 달기 약수에 들려 약수를 조금 담아올 계획으로 1.5ℓ 빈 페트병을 하나 가지고 갔다. 이번 여행은 달기 약수 끝으로 일정을 마치기 때문에 약수를 떠 가기로 한 것, 달기 약수에 도착하니 양심 없는 아짐들이 큰 말통 2개와 작은 병에까지 받고 있어서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옥신각신하고 있었는데 그러기나 말기나 버티고 물을 뜨고 있더니 더는 안 되겠는지 다 채우지 않고 자리를 내어준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 끝도 없는 것이고 양심 없는 사람에게는 일말의 베풂도 베풀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내주더니 어이없게 일행들이 돌아가며 한 사람씩 종이컵을 가지고 와서 먹겠다며 한 컵씩 달라고 하더니 그 물을 먹지 않고 뒤에서 숨어 말통에 쏟아 붓고 있는 게 아닌가. 처음엔 물 받는 사람들이 모르고 주고, 주고 했는데 자꾸 달라고 해서 보니까 그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많은 양을 떠가려면 조금씩 떠가는 사람들 다 받아가고 나서 기다렸다가 말통이든 드럼통이든 떠가면 될 텐데 기다리기는 싫고 욕심은 채우고 싶고, 아짐들 세상 그렇게 살지 마.
달기 약수는 달계약수라고도 하고 이곳은 조선시대 말까지 청송군 부내면 달기동이었으나, 1914년 부군 통폐합 당시 청송면으로 개칭함과 동시에 행정구역이 변경되어 청송읍 부곡리가 되었다. 또한 약수가 있는 곳은 예부터 ‘달이 뜨는 곳’이라 하여 달기골이라고 불렸는데 조선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낙향하여 부곡리에 자리잡고 살면서 마을사람들과 수로공사를 하던 중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현재 상탕·중탕·하탕·신탕 외에 5,6개가 더 있다. 매년 마을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달기약수 영천제가 행해진다.
물의 성분은 총경도 1493.28PPM, 염소이온 1493.28PPM, 유리탄산 0.1628PPM, 아연 124.22PPM, 황산이온 566.05PPM, 철 210.7PPM, 질산성질소 5.8PPM, 규산 528PPM 등이며, 대장균군 음성(NPN)이고, 알칼리도 1448.5PPM, 증발잔류물 2144PPM이다.
이제 약수도 뜨고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데 주왕산에서 4시 40분에 출발하여 청송 터미널로 가는 버스가 이곳 약수탕까지 오려면 족히 1시간 반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전에 왔을 때 어느 버스 기사 아저씨가 만약에 차를 놓치게 되면 걸어갈 만 하니까 큰길까지 걸어 나와서 차를 타라고 해서 구경삼아 걸어나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는 것 같았다.
달기 약수 입구의 공원
잎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어 쑥부쟁이
그런데 걸어나가는 도중에 버스 정거장 있어 가게에 가서 버스 시간을 물어보니까 내가 알아 본 시간이 맞았다. 어라? 그런데 버스가 약수탕으로 들어가네. 요즘 단풍철이라 임시 배차가 있는 건가? 하고 차가 돌아 나오길 기다렸다가 타고는 "아저씨, 이 시간에 버스가 증차 된 건가요? 주왕산에서 4시 40분 출발한다고 했는데요. 하니 이런 ~ 청송에서 약수탕을 먼저 들려 주왕산으로 가는 차였다. 에구 에구 망했다.
그래서 기사 아저씨가 내려준 곳이 소헌 공원 앞이었는데 약수탕 들어갈 때 들려보고 싶었던 곳이라 잘 되었다 싶어 몇 컷 카메라에 담고 터미널 가는 길을 물으니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끝에 건물 있는 곳이 터미널이라고 했다. 뭐야? 버스 안 타도 되네. 그렇게 알려준 곳으로 걸어가니 생각보다 가깝게 청송 터미널이 있었고 많이 기다리지 않고 5시 5분 동서울행 막차를 탈 수 있었다. 막차가 아니었으면 소원공원을 제대로 둘러봤을 텐데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아서 바깥쪽만 보고는 터미널로 바로 갔다.
소헌공원은 2011년 4월 7일 청송군이 지정한 시적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조선시대에 가장 어진 왕후로 칭송받은 세종대왕비인 소헌왕후 심씨의 시호를 따서 소헌공원이라고 했다. 청송은 소헌왕후 심씨의 본향이라는 연유로 1459년(세조 5년)에 청송군에서 청송도호부로 승격되어 437년간 도호부로 위상을 지켜 오다가 1895년(고종 32년) 갑오개혁 때 다시 청송군이 되었으며 공원 경내에는 찬경루(경북 유형 문화재 제183호)와 객사인 운봉관(경북 유형문화ㅈ재 제252호) 이 있다.
소헌 공원에 대한 정보가 있었으면 제대로 둘러 보고 오는 것인데 그냥 겉만 보고 와서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천경루는 조선 세종 10년 부사 하담이 지은 건물로 세종대왕의 아들 8명의 외가인 청송 심씨의 시조 심홍부를 위해 지은 정자입니다. 숙종 14년(1688)에 수리하였고, 화재로 타버린 것을 정보 16년(1792)에 다시 세웠다. 세종의 부인인 소헌황후 심씨의 시조묘를 바라보며 우러러 찬미한다는 뜻에서 '찬경루'라 불리는데 청송심씨의 시조묘가 용전천 건너 보광산에 있어 용전천에 물이 불어 건널 수 없을 때 이곳 찬경루에서 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정자의 현판 '송백강릉'은 안평대군이 직접 쓴 글이었으나 현재는 소실되어 없다.
운봉관은 조선 세종10년(1428) 군수 하담이 찬경루와 함께 건축한 청송군의 객사이다. 송시열의 중수기문에 의하면 선조때(1600년경) 한차례 중건한 바 있으며 숙종 43년(1717)부사 성환이 다시 중수하였고 순조 12년(1812) 부사 강휘옥 및 고종 8년(1871) 부사 윤현기가 각각 중수하였다. 이 객사는 원래 중당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양익사가 배치되어 있는 건물이었으나 한일합방후 1918년경 중당과 서익사가 없어지고 현재 동익사에 현판을 달아 보존하고 있다.
이번 청송 여행에서는 안동에서 함께 버스를 타고 온 길동무가 있었다. 안동 찜질방에서 새벽 5시에 나와 1시간을 넘게 터미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던 할배였다. 그 할배는 나같이 인터넷 검색을 해서 자료 수집하고 일정을 짜서 다니시지를 못 하니까 어느 지역을 가고 싶으시면 무작정 버스를 타고 그 지역 버스가 가는데 까지 가서 길을 걷고 그런 농촌 풍경을 보며 여행을 즐기신다고 했다.
안동에서 청송을 가실 때도 주왕산이 좋다니까 가보자 하고 오셨다고 하셨는데 주왕산 가는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고 저녁에 대구로 가서 친구 분을 만나실 거라고 하셔서 이 먼 곳까지 와서 주왕산만 둘러보고 가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마음에 괜찮으시면 오늘 나와 동행하시라고 제안을 했다. 그렇잖아도 같이 다니면 안 되겠냐고 물어보고 싶으셨다고 하시며 흔쾌히 좋다고 하셨다.
그래서 안동 터미널에서 진보로 진보 터미널에서 주산지 가는 버스를 타이트하게 옮겨 타고 주산지에 도착, 주산지를 둘러 보고 주왕산으로 가서 주왕산도 둘러보고 달기 약수 가는 버스 시간이 30여 분 남아 오늘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도토리 묵과 파전을 사주셨는데 나야 술을 좋아하지 않아 주왕산 동동주 맛만 보고 사주신 음식 맛있게 먹고 달기 약수로 갔다.
달기 약수에서 큰길까지 걸어가자고 했을 때 걷는 것 좋다시며 같이 걸어 가게 되었는데 다행히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대구 가는 버스 시간과 서울 가는 버스 시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서 비슷하게 버스를 타고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었다. 하루 함께 다녀 보니까 사진 욕심 많아 지체하는 시간이 많은 데도 눈치 것 알아서 기다려 주시고 성품이 나서지도 않고 차분하니 무난하신 분이셨는데 주왕산 대전사 입장료 낼 때 나이를 알게 되어 생각보다 젊으셔서 놀랐다. 할배 연세가 칠순을 훌쩍 넘기셨으니 그 연세에 혼자 장거리 여행을 하고 다니시는 게 대단해 보였다. 나도 그 나이에도 그렇게 다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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