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오늘은 많이 웃은 날

智美 아줌마 2012. 9. 15. 14:53
띠리리 딩딩 . . .
잠결에 알람인가 하고 끄려고 핸폰을 찾으니 전화벨 소리였다.

받으며 보니까 창동 솔향이였는데
내 목소리를 듣더니 자? 한다.
"응, 늦게 자니까"

"그래도 아침은 먹고 자야지.
내일 같이 점심 먹을까? 시간 괜찮아?"
"내일 평택아이 면회 가려고 하는데 . . ."

"그럼 모레 토요일에 만날까?
그러면 나도 한갓지니 좋고 . . ."
"그려, 그럼 토요일에 보자." 하고는 오늘 약속대로
솔향이 내 생일이라고 축하 점심을 사준 것이다.

"우리 느긋하게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편하게 수다 떨다가 가자" 하고
이것저것 배부르게 먹고 근처 학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지려니까
먼저 와 있던 중년 아자씨들 섹소폰을 배우느라 연습하러 나왔는지

바로 앞에서 삑? 빽? 하면서 불어대는데
어찌나 우스운지 얘기하다말고 한바탕 웃고
얘기하다말고 한바탕 웃고
삑? 빽? 그럴 때마다 웃는라 얘기도 못하고
모처럼 이야기 하다가 끊기곤 했지만 그 양반들 때문에 많이 웃었다.

동호회에서 나왔는지 처음엔 두 사람이 불어대더니
나중엔 한 사람 한 사람 더 와서는 다섯명이 삑? 빽? 거리며 불어대는데
소음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덕분에 우리들을 웃게 했으니 시끄러워도 말 못하고
그 나이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은 알아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쓰며 늘 챙겨주고 좋은 인연 맺어준 솔향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2012년 9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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