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자랑 좀 합시다.

智美 아줌마 2011. 5. 8. 23:16

며칠 전 컴 때문에 싸가지와 한바탕 하고 난 뒤
싸가지가 미안했던지 퇴근해 들어오면서 컴 잘 돼하고 묻는데
책상 밑에 전기선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일어나더니  매케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엄마, 빨리 컴 꺼" 하는 말에 얼떨결에 컴 전원을 끄고
책상 밑 콘센트도 끄고는 스파크 난 전기선을 찾아 플러그를 뽑으며
놀란 가슴 쓸어내렸다.

뭔 일이래, 전기선이 왜그래? 하고보니까
전에 내가 전기선 정리한다며 긴 전기선은 감아 묶어 놓았는데
그 부분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것이다.

예전에 TV에서 전기선을 뭉쳐 묶어놓으면
과부화가 생겨 화재 위험이 있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설마, 내집에서 . . .?! 그랬다.

그런데 우리 싸가지 봐라.
자진해서 마트 가서 멀티탭을 사다 새로 교체해주는것이 아닌가.
그뿐인가. 그제는 용산 전자상가 가서 불들어오는 키보드를 사다 바꿔줬다.

얼마 전 TV에서 숙면에 대해 실험을 하였는데
밝은 불빛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자고 일어나도 몸이 피로하다고 . . .

그래서 새글 올리느라 늘 늦게까지 컴을 하기 때문에
혹 나때문에 싸가지 숙면을 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생각이돼
며칠 전 전기불을 끄고 후레쉬를 켜놓고 하는 것을 싸가지가 보게되었는데
"엄마, 자판 외우라니까, 몇년을 컴하면서 아직도 그렇게 하고있어? 외워, 외워." 하며
잠자리에 눕는다.

자판 위치야 대충 다 알지만 학창시절 부터 손가락 터치가 약해서
약지, 새끼 손가락으로 자판을 치면 2,3번을 반복해야되는경우가 잦아
독수리 타법으로 고수하고 있는데
속도도 제법 빨라 아쉬운대로 불편 모르고 독수리타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싸가지가 키보드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사주는 바람에
산뜻하니 얼마나 좋은지. . . ㅎㅎㅎ
이런 키보드 쓰는 사람 있수?



또 하나 더 자랑거리가 있다.
어제 싸가지 운동 갔다오면서 카네이션 바구니를 사가지고 와서는
"엄마, 이거 . . ." 하며 준다.
작년보다 바구니가 더 커졌다. ㅎㅎㅎ

내심 기분 좋으면서 한편으로는 돈이 아까워
"비싼데 뭐하러 샀어." 했다.
5월되면 꽃값이 금값못지 않게 비싸다는 걸 잘 아는지라.

"그런데 아빠 것도 하나 더 사서 아빠 책상에 놔줄걸 그랬어."
"그럼 또 사지말고 이것 아빠 갖다드려."
"그건 엄마꺼고 아빠꺼 하나 더 사지 뭐." 한다.

솔직히 그동안 어버이날이든 생일이든 . . .
짱구아빠 부터 아이들까지 그리 챙겨주지 않았는데
몇년 전부터 아이들이 크니까 챙겨주더라는것이지.

그래도 서운한 내색하지 않고 살았었다.
나도 엄니한테 제대로 못해드리고 살았으니까.
싸가지와 짱구가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 . .



2011년 5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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