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왜 내 새끼가 미울까?

智美 아줌마 2011. 5. 27. 22:50

남의 자식때문에 왜 내 자식이 미울까?
정말 남의 자식때문에 내 자식이 미워진다면
엄마 맞어? 그러겠지?
그렇다. 남의 자식때문에 짱구가 살짝 미웠다.

짱구가 상근 군복무 중이라는 것 다 아실터 . . .
그런데 짱구가 후임때문에 속상하다는 말을 가끔 하곤 했다.

업무 처리를 할 때 제대로 못해
툭하면 선임과 같이 다시 일 처리를 하는 일이 잦다보니 짜증이 나고
모르는 물어서라도 제대로 해야되는데
모르면서 묻지도 않고 엉터리로 해놓고

심지어 제 때 일 처리를 해놔야 되는데 해놓지 않아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안 했냐고 하면
하기 싫어서 안 했다. 선임이 만만해서 안 했다. 라고 말을 한다고 . . .

정말 몰라서 못했다든지 일이 생겨 못 했다든지
변명을 하면 덜 화가 나겠는데 그렇게 대답을 하니까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아예 같이 말을 섞지 않고 지낸다고 했다.

그래도 같이 2년 동안 생활을 해야되니까 잘 지내라고 말을 하지만
나도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말문이 막히곤 한다.
도대체 그 아이 엄마는 이런 아이에 대해 알고나 있는지 . . .
같이 대화라도 하는지 . . .

학교도 고3 12월에 자퇴를 했다고 하는데
그 아이 부모나 학교 선생님이 고3 12월에 자퇴를 하는 걸 왜 막지를 못했는지
며칠만 더 보내면 겨울 방학하고 졸업인데
어떻게 자퇴를 하게 했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짱구도 그 부분에서 "엄마, 말이 돼? 어떻게 고3 12월에 자퇴를 할 수 있어?"
정말 그 아이를 이해하려고해도 이해 안되는 부분이 참 많지만
"짱구, 그 아이가 그렇게 말하는 게 자신도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되니까
속상해서 어깃장부리는 것 아닐까? 속내는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말 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잘 다독여서 가르키고 진심으로 대해봐.

그러다가 사고라도 치면 어떻게 하니?
그럼 선임인 너희들에게도 책임소제를 묻게되는거야.
그리고 인간적으로 가엽잖니.
능력이 안되서 못하는데 그 이상을 요구하면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겠니?
능력되는 너가 아량을 베푼다 생각하고 너그럽게 봐줘라." 고
그럴 때마다 이렇게 말을 해주지만 짱구는

"엄마 몇달 동안 같이 지내면서 그렇게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말이 안 통해, 어떻게 일을 안해놓고도 선임이 만만해서 안 했다고 해?" 한다.
"짱구, 그래도 엄마는 그 아이가 가여워.
능력이 안되서 못하는 심정이 오죽 힘들겠니?

자꾸 너가 그 아이를 밀어내고 외면하면 엄마는 너가 미워져.
사회 생활을 할 때 아니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게 인간관계더라.
인간관계가 어떤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공 여유를 좌우할 수도 있어.
사람들 개개인의 능력이 다 다르니까 나름대로 인정을 하고 수용할줄도 알아야돼."
후임 얘기가 나올 때마다 둘이 이렇게 말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이번 월요일 기어코 사고가 터져버렸다.
그 후임이 무단으로 출근을 하지 않아 탈영 처리가 되버린 것이다.
월요일 새벽 5시 그 아이 엄마한테 문자가 왔는데
동대 생활이 넘 힘들어 못다니겠다고 . . .

참으로 그 아이다운 발상인지 모르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명치 끝이 아파오고 짱구가 야속하고 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잘 지내라고 조언을 해줬건만 어찌 엄마의 말을 안듣고
그 아이가 그런 선택까지 하게 한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 아이도 안 됐지만 그런 자식을 둔 엄마의 심정은 오죽할까
그 후임 찾으러 헌병들이 깔리고
그 부모도 아이 찾으러 방방곡곡 수소문을 하며 찾아다니고 . . .
그러다 수요일 왕십리, 마장동 부근에서 체포되어 군재판 받고 어제 귀대했다고 한다.

그 후임 며칠 자리 비우는 바람에 선임과 같이 대신 업무 처리를 하고
오늘도 진지 작업하러 나갔는데 그 후임 대신 짱구가 나간 것 같았다.
3일 동안 선임과 짱구, 그리고 후임이 교대로 하루씩 작업장에 나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어제 짱구도 가서 허리 아프게 일하고 왔지만
오늘도 또 나가라는 전통을 받고 나가게 된 것이다.

그런 곡갱이질, 삽질을 안 하던 터라
하루종일 곡갱이, 삽으로 산에 묻힌 타이어를 빼내는 작업을 하고나니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며 피곤해 하였다.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불평하지 않고 얼음물 챙겨 현장으로 출근하였다.

그리고 다행히 후임 일이 잘 마무리되어 동대로 귀소해 근무하고 있다고 하기에
앞으로 너가 좀 힘들겠지만 그 아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잘 해줘라고 말해줬다.

솔직히 남의 자식때문에 내 자식이 힘들어지는게
엄마인 내가 좋겠냐만은 단체 생활하면서 나 혼자 생활할 수 없는 것이고
단체 생활이 나만 잘났다고해서 되는게 아니지 않은가

하루, 이틀 지낼 것도 아니고 제대할 때까지 같이 지내야되는데
마음을 열지 않으면 서로가 힘들어지는 것이니까
어떻게 하겠냐, 서로 맞추고 지내야지 하는 마음이다.
요 며칠 그 후임 아이때문에 마음이 안 좋았다.

2011년 5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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