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이럴 땐 어디론가 떠나버리고싶다

智美 아줌마 2011. 5. 2. 22:49

늘 같은 일상에서 생활하면서 더 감정이 상할 때가 있다.
얼마 전 짱구 컴이 자꾸 말썽을 부려
사진 파일 날아갈까봐 전전긍긍하는 나를 위해
싸가지가 외장메모리를 사서 싸가지 컴에 설치를 해주었다.

그래서 요즘 싸가지 컴으로 자주 하게 되었는데
짱구 컴이 문제가 생겼다고 짱구아빠한테 말했더니 묵묵부답 . . .
에효 ~ 내가 컴에 대해 뭘 알아야 손을 보든말든 할텐데
그럴 능력은 못되고 . . .
그렇다고 꾸진 컴을 AS 맡기자니 그도 그렇고 . . .

아쉬운대로 컴이 멈추면 재부팅하고
아주 지맘대로 나가버려도 재부팅하고 . . .
싸가지 없는 시간에는 싸가지 컴으로 하고 지냈는데
어제 짱구 아빠가 파워 교환을 해주고나니까
짱구 컴이 잘 돌아간다.

짱구 컴이 정상 가동되자 우리 싸가지
외장메모리를 빼서 짱구 컴에다 설치하는 것이다.
"왜 짱구 컴에다 연결해? 그냥 너 컴에 둬.
짱구 컴 느려서 시간 많이 걸려 싫어." 하니까

"나도 싫어, 엄마가 컴 쓰고나면 바이러스 감염되고 악성코드 깔려서 짜증나."
"아니, 내가 뭘 어쩌는데 맨날 내탓이야?"
"엄마가 여기저기 검색하러 다니는 중에 깔리는거야.
얼마 전에도 그래서 포멧했잖아.
그리고 어젯밤에도 바이러스 감염되서 치료도 제대로 안돼서 씨름했잖아."

"어젯밤에 엄마가 뭘 했는데, 그냥 네이버에서 문화일보 기사 두개 봤잖아.
신문 기사보는거 너도 봤잖아, 그것 밖에 안 봤는데 내가 뭘 어쨌다고 내탓인데?"
"항상 엄마가 쓰고나면 문제가 생기니까 그렇지."

"까마귀날자 배 떨어진다고 하더니 내가 그짝일세.
못된 가스나, 여북하면 엄마 좋은 컴 쓰세요. 해야지
어떻게 엄마가 컴퓨터보다 못해?" 한바탕 하고나니 속이 디비진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하는 수 없이 짱구 컴으로 들어오니까 음악소리가 안난다.
우씨 ~ 소리는 왜 안나는겨?

"이거 소리나게 해봐. 소리도 안나는데 짱구 컴으로 하래."
"그럼 제대로 해주고나서 짱구 컴으로 몰던지 해야지
이케놓고 엄마가 어떻게 하라고 짱구 컴으로 하래."

"꼭 자려고하면 이거 안된다 저거 안된다 해달래'
궁시렁대며 손을 보는데
사운드 카드며 연결 선이며 이상 없는데 소리가 안난다고
실랑이 하더니 스피커가 이상이 있는지
다른 스피커를 설치하고나니 소리가 난다.

문제는 설치한 스피거가 좋지 않아서 음악 소리가 영 아니라는거다.
그렇게 한바탕하고 새글 올리는데 자꾸 속이 끓는다.
가끔 컴때문에 티걱태걱하지만 오늘은 더 심기가 불편하다

못된 가스나, 컴이 엄마보다 더 중요해?
생각할 수록 서운한 마음이 자꾸 생겨 야속한 생각이 든다.
자식 낳아 기르면서 뭘 바라고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서운한 마음이 생길 때면
그냥 다 놓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울 엄니 생각도 나고 . . .

나도 울 엄니한테 서운하게 하고 싸가지 없게 했을 때
엄니도 지금 나같이 마음이 아프셨겠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내가 엄니한테 잘못한게 많으니까
내 자식이 그런들 어찌 서운하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못된 가스나, 너도 나중에 엄마 죽고나면
지금 나같이 이 엄마 때문에 마음 아픈 날 있을거다

2011년 5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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