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여러분은 어떠 합니까?

智美 아줌마 2012. 6. 7. 20:56

며칠 전 마눌들 모임에 나갔을 때 한 얘기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한 마눌이 대뜸 던진 질문 . . .
"집에서 식구들이 각자 자기가 사용하는 컵이 따로 있어요?" 한다.

"다른 식구들은 몰라도 내가 쓰는 컵은 정해 놓고 써요."
"나도 내 컵은 따로 있어요."
"우리는 되는대로 써."

나 역시 " 우린 주방에 있는 컵 아무나 그냥 쓰는데 . . ."
"난 내가 쓰는 컵 다른 식구가 쓰려고 하면 다른 컵 써, 그 컵은 내꺼야." 한다는
마눌도 있고 식구끼리 뭐 그런 것 까지 신경 써, 하는 마눌도 있다.

요는 질문을 던진 마눌이 덧붙여 말을 한다.
내가 먹던 컵으로 애들이 물이나 음료수를 따라 먹어요?
아니면 내가 먹던 물을 애들이 먹나요?"
우리 애들은 먹던 컵으로 왜 먹냐고 안먹어요. 한다.

"우리 애들도 그래요. 먹던 컵을 어떻게 먹냐고 해요."
그래서 내가 말했다.

"엄마가 먹던 컵인데도 그래?
우리 애들은 내가 먹던 물도 "엄마, 물 남았어? 하고 남은 물도 먹고
내가 밥을 비벼 먹던지 다른 음식을 먹고 있을 때

"엄마, 맛있겠다. 한 입만 줘봐, "하며 내 숟가락으로 떠먹기도 해서
다른 숟가락 가져와 먹으라 하면 엄마가 먹던 숟가락인데 어때? 한다고
그래서 너희들은 젊으니까 이런저런 병에 저항력이 높지만
엄마는 나이 드니까 병에 약해져 있으니까 행여 엄마한테 문제 있을까봐 그러지, 하면
에이 ~ 엄마 괜찮아, 괜찮아 건강해. 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구동성으로
" 애들 잘 키웠다. 우리 애들은 먹던 컵이고 숟가락, 심지어 내가 먹고 있는 음식도
같이 먹자고 안한다고 식탁에 앉아 같이 식사할 때 외에는 . . ."
"너무 그러면 인간미가 적잖아." 라고 내가 말을 하니
앞에서 듣고 있던 방송국 PD 일을 하고 있는 마눌이 한마디 한다.

"그렇게 깔끔 떠는 애들 직장에서 올바르게 성장하기 힘들고 자칫 왕따 되기 쉬워.
요즘 신입 중에 가끔 그런 애들이 들어 와 회식 자리에서
술잔 돌리면 자기 잔 아니면 안먹는다고 하는 애들이 있는데
특히 방송국 일이 노가다 못지 않게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물도 너나 할 것 없이 물이 있으면 누가 먹던 것인지 가리지 않고 먹는데

어떤 애들은 " **야, 물 남은 것 이리 줘봐. 하면
내가 먹던 건데요. 다른 것 드세요. 하던가
물 찾을 경우 저기 감독님이 드시는 것 있으니까 가져가 먹어 하면

먹던 물을 어떻게 먹어요? 하며 안먹는 애들도 있어.
그런 애들 열이면 열 오래 못가고 나가 떨어져.
애들 그렇게 키우면 사회에서 더불어 살기 힘들어." 한다.

처음 질문을 던진 마눌이
"이번에 작은 애가 친구들하고 MT를 가는데
자기 팀원이 4명이라고 쌈장을 4통을 사가지고 와서 챙겨 가는 것을 보고
무슨 쌈장을 4통이나 가져가? 하니까
4명이니까 4개 가져 가야지. 하는 거예요.

한통만 가져가도 충분한데 왜 4명이라고 4통을 가져가야고 하니
어떻게 한통으로 다 같이 먹어,  각자 먹어야지.
이 사람 저 사람이 야채 찍어 먹는데 그걸 어떻게 먹어, 하기에
그럼 각자 조금씩 덜어 먹으면 되지. 하고는
한참을 실랑이 끝에 한통만 보냈어요. 한다.

얘기 중에 한 마늘이 아는 형님이 며느리를 보고 아들 집을 갔는데
식사를 하려고 식탁에 앉으니까 수저에 스티카가 붙어 있어 들여다 보니까
"어머님꺼, 아버님꺼" 라고 붙어 있더라는 거예요.
그걸 본 순간 밥맛이 딱 떨어져서 대충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한다.

"우리가 뭐 병자라도 되나? 숟가락에 이름까지 붙여서 구분해 놓게.
다시는 아들네 집에 가서 밥 안먹는다. 며 남편이 화가 나서 툴툴대고
자신도 그런 걸 보는 순간 기분이 나빠 언잖았다고 해요. 한다.

다행히 나중에 서로 대화로 풀었다고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른들 사용하는 숟가락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쓰지 말라고
구분해 놓은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 싶은데 내 생각엔 . . ." 했다.

이런 사소한 문제가 어떻게 생각하면 위생 관념이 예전과 다르기에
빚어지는 사회의 흐름일 수도 있고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화가 되니까 인간미가 각박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 여러분의 가정은 어떠 합니까?

2012년 6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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