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교통을 많이 이용하다 보니 아짐마들의 꼴불견들을 자주 보게 된다.
나 역시 아짐마지만 그런 것을 보면 짜증나고 욕이 나올 때도 있으니
그런 걸 보게 되는 주변 사람들도 마찮가지로 싫을 거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아짐마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들이 아닐까
집에 가면 아짐마라고 칭하는 엄마가 있을테지만
그래서 지각이 있는 자식들은 집에 엄마한테
"엄만 제발 그러지마." 라고 말들을 한다고 한다.
전에 전철을 타고 가다가 자리 다툼을 하는 아짐마 둘이 있었다.
내가 앉은 맞은 편에 자리 하나가 났는데
그 주변에 서있던 두 아짐마가 눈독을 들이고 동시에 엉덩이를 디밀었던 것 . . .
강적인 아짐마는 버티고 앉았고
쬐금이라도 힘이 모자란 아짐마는 버티지 못하고 일어서게 되었는데
일어서고보니 여간 심기가 불편한게 아니였나보다.
그때부터 두 아짐마는 옥신각신 싸우기 시작하였고 구경꺼리 지대로였는데
옆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보다못해 일어나니까 서있던 아짐마도 앉게 되었고
이젠 둘이 붙어 앉아 계속 티격태격 . . .
보다 못해 내가 한 마디 던져버렸다.
" 이것 봐요. 아짐마들~
전철 타고 다니면서 자리 싸움을 해요?
자리에 편히 앉아 가고싶으면 택시나 자가용 타고 다니지 전철 타고 다니면서
편히 앉아가겠다고 싸움질이예요? 주변에 젊은 사람들 보기 창피하지도 않아요?"
카랑카랑한 내 목소리가 질러지자 전철 안은 조용해지고
창피한지 한 아짐마가 궁시렁 거리며 다른 칸으로 건너 갔는데
더 뻔뻔한 아짐마는 승리자가 된양 그 자리에 잘도 앉아 가더라. ㅎㅎㅎ
그런데 며칠 전 고사리 뜯으러 다녀오다가
고속버스 안에서 이 오지랖 넓은 아짐마가 또 사고(?)를 치지 않았겠는가
하루종일 고사리 뜯으러 이산 저 산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다녔더니
더위에 얼굴에 땀띠까지 나고 피곤하지만
고속버스 타고 올라오는 동안이 쉴 수 있는 시간이다.
고속버스를 타게 되면 난 늘 맨 앞 좌석을 선호를 하는데
앞 좌석이 위험한 자리라고 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앞이 탁 트여 좋고 가운데 앉아 가면 사람들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를
다 들으며 가야되기 때문에 맨 앞 좌석으로 예약을 하고
구매 창구에서 표를 살 때도 맨 앞자리를 달라고 한다.
그날도 맨 앞자리가 비어 얼른 자리에 앉아 있는데
텅텅 비어 있는 허구 많은 자리를 두고 어떤 아짐마 둘이 바로 내 뒷 자리에 앉고
또 두 아짐마들이 타더니 옆 좌석 바로 뒷자리에 앉는다.
옆 좌석에는 일행이 아닌 두 사람이 앉았고
난 편하게 옆에 배낭을 놓고 혼자 앉아 가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양쪽 아짐마들 이야기 꽃(?)을 피어내기 시작한다.
자기 자식 얘기, 남의 자식 얘기, 내 집안 일, 남의 집안 일 . . .
자기 얘기는 자랑질, 남의 얘기는 흉질 . . .
양쪽 팀 대결을 하는지 점점 목소리는 커지고
자기네 안방에서 말하는 걸로 착각을 하는지
어두운 고속버스 안이 도깨비 시장이 된 것 같았다.
이런 경우 운전 기사 아저씨가 제재를 하는데
기가 약한 기사 양반인지 시끄러우니까
음악을 틀더니 그것도 안되겠는지 DMB를 또 켜더니
어두운 차 안에서 DMB 채널 맞춘다고
쬐끄만 리모콘으로 체널을 맞추려고 위에 화면을 봤다 리모콘을 봤다
운전을 하면서 앞을 봤다 용쓰고 있다.
요즘 DMB 보다가 사고가 잦아 법으로 규제를 하겠다고 연일 매스컴에서 떠드는데
이 기사 양반 봐라. 한참을 씨름을 하더니 DMB는 포기하고 끈다.
기사 아저씨한데 그냥 끄라고 말하고싶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저 떠드는 아짐마들의 열변을 잠재우고 싶은게지 하고 참았다.
그런데 양쪽 아짐마들 출발해서 부터 1시간이 넘게 달려오는 동안에도
멈출줄을 모르고 나는 참다 참다 폭발할 지경이였다.
긴 숨을 몰아 쉬면서 참아 보려고 참아 보려고 했는데
아악 아악 ~ 소리를 내질러 버리지 않으면 돌아삘 것 같았다.
"이봐요. 양쪽 아짐마들 좀 조용히 하고 갑시다.
이렇게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같이 가는데 주변 사람들 생각도 좀 해야지.
어떻게 1시간을 넘게 오면서 끝도 없이 떠들어요.
적은 나이도 아닌데 기본적이 예의는 갖고 살아야지.
이러니 아짐마들이 욕을 먹지"
확 ~ 질러 버렸다.
순식 간에 버스 안은 조용해지니 숨통이 탁 튄 것 같다.
그래도 꼴에 뭘 잘 했다고 내 뒤에 앉은 여자 하나가 옆에 여자한테 작은 소리로
"아이고 ~ 무서워라.
그렇게 시끄러우면 자리 많은데 뒷자리로 가지 앞에 앉아서 시끄럽다고 그럴까." 한다.
저걸 그냥 쥐었다 놔버려?
내가 먼저 앞 자리에 앉았는데 누구한테 뒤로 가라 마라야?
성질같아서 머리채라도 쥐어 뜯어 놓아야 속이 시원하겠지만
같이 맞서 옥신각신 하게 되면 다른 승객들한테 나 역시 피해를 주는 것이니
인격(?) 높은 내가 참아야지 하고 못들은 척하고 말았다.
다니다 보면 아저씨들 중에도 꼴불견이 있지만
오지랖 넓은 나같은 사람한테 봉변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아짐마들 품위는 지키고 다닙시다.
2012년 5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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