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딱지 맞은겨?

智美 아줌마 2012. 2. 29. 23:48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내 자식은 밖에 나가 뭘하고 다닐까? 를
생각하게 되고 궁금해지기도 한다.
본인들이 말을 해주기도 하고 내가 물어보기도 해서 알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단지 별 사고 없이 잘 커주기를 바랄뿐 . . .

지난 8월 짱구가 신촌에서 집에까지 걸어온다고해서
새벽에 택시 타고 대학로까지 데리러 나가고 생쇼하다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수다방에도 글을 올렸었는데
왜 그 먼곳에서 걸어오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데리러 나갔을 때도
굳이 걷겠다고 한 미스테리한 일이 밝혀진 것 같다.

짱구는 모임이 있을 때 카메라를 잘 가지고 나가는데
그날도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서 걱정을 하였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보니까 선배 형들과 여자 아이들도 있었고 . . .

다음 날, 짱구 옷을 세탁하려고 주머니를 뒤지는데
노트를 뜯어 빼곡히 적은 편지를 잘게 찢어서 주머니에 넣어둔 것이 있었다.
본인한테 버릴까? 하고 물어볼까 하다가 버리려고 찢은거겠지 하고
밖에서의 생활이 궁금해 나중에 챙겨 보려고 식기건조기 위에 올려 놓았었다.



가끔 눈에 띄기도 하였지만 열어볼 상황이 아니라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드디어 어제 퍼즐 찾기 겜을 하듯이
조각, 조각을 찾아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서 내용을 보니
여자 아이한테 쓴 편지였다.
그냥 손편지가 쓰고싶어 쓴거라는 . . .

전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썼으니까 전해주겠지, 하더니
왜 전하지 않고 찢었을까?
바닷가 놀러 간 얘기며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 . .
군 제대하고 2년 후에 다시 바다 보러 가자는 등의 꿈 많은 연애 편지였는데 . . .

그 무렵 한창 멋을 부리고 다니고 친구들 만나러 나가는 날이 잦았었는데
그 후부터는 외출 횟수도 줄고 쉬는 날에는 알바를 하러 다니고
친구들이 대부분 군복무 중이라서 그런지
만나는 친구들도 대부분 군 동기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았다.
그다지 내색을 하지 않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냈고 . . .

그런데 편지를 보고 추리해보니까
그 편지도 전해주지 못하고 그 여자 아이한테 딱지 맞은게 아닌가 싶다.
정말 딱지 맞았다면 그 여자 아이 눈이 삔거지.
우리 짱구, 키고 잘 생겼지. 생활력 있지. 예의 바르지. 착하지. 속내 깊지 . . .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인데
이런 짱구를 딱지 놨다면 그 가스나는 사내보는 눈이 너무 낮으기라.
하무, 까짓거 팔불출이라고 해도 괜찮다.
사실이니까. ㅎㅎㅎ

짱구야, 딱지 맞았어도 괜찮다.
이 세상에는 여자들 천지삐까리데이 ~
좀 더 어른이 되었을 때 진짜 참 인연을 만나서 이쁜 사랑해도 안늦는다.
알았제?

2012년 2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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