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일로 열받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오늘 오랜 만에 열 좀 받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재택 일과 알바를 하고 있는 딸의 일입니다.
9월 초에 K그룹에서 보름 가까이 알바를 하였는데
일한 임금을 차일 피일 미루고는 오늘까지도 입금을 해주지 않았답니다.
업무 착오로 결제가 되었는데도 처리를 못하고 있으니 양해를 구한다고해서
기다린지 한달 보름이나 지나게 되었지요.
중간 중간에 연락하면 처리해주겠다하면서 또 입금을 안해주고
이틀 전 부터는 아예 전화도 안받고 문자를 보내도 씹고 . . .
급기야 오늘 딸이 노동부에 접수하러 가겠다고 나서는 것을 붙잡고
"세상 일이 꼭 신고하고 고소하고 고발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피치 못한 일도 있단다." 하며
마지막으로 엄마가 전화를 해보겠다고 하고는
담당 과장이라는 사람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오잉? 전화를 안받네, 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역시 또 안받았습니다. 물러 설 내가 아니지 . . .
'급히 통화 요망 전화 부탁 드립니다."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좀 있으니까 그 과장이라는 사람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저 9월 달에 그 회사에서 일한 *** 엄마입니다.
제가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아시죠?" 하니
"네, 네, 알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업무적으로 오류가 생겨서 . . ."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대기업에서 업무 처리를 그렇게 밖에 못합니까?
어떻게 대기업에서 잘못된 업무 처리를 한달 보름이 지나도록 그냥 둡니까?
게다가 명색이 대기업 과장이라시는 분이 어떻게 딸같은 애들 데려다 일 시키고
그렇게 무책임하십니까?"
"이해를 하고 기다리는 것도 어느 정도지
업무 처리를 그 따위로 하면서 당신이 그러고도 과장입니까?"
한참을 속사포로 펐댔더니 "알아보고 바로 전화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또 기다린지 2시간이 돼가고 있고 전화는 없고 . . .
"바로 연락을 준다더니 또 전화가 없네요.
정말 신뢰할 수 없는 분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려 망신을 당해야 처리해 주시겠습니까?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니
보내자 마자 전화가 옵니다.
"알아보니 다음 주 수요일에 처리된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한번만 더 기다려 주십시요.
제가 사비로 먼저 처리해도 되지만 업무적인 일이기 때문에 . . ."
"아니요, 더 기다릴 수 없구요. 지금 당장 처리해 주세요.
생각같아서는 그동안 마음 고생한 것과 이자, 통화료까지 다 청구하고 싶지만
바로 처리해주면 그냥 넘어 가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니
"네, 바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시 후 입금했다는 전화가 왔고 딸이 확인을 하니 입금되었답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일 처리를 그따위로 하는지 . . .
꼭 그렇게 막가파로 말을해야 되는지 참 안타까운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오랜 만에 열 좀 받고 열 좀 냈습니다.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그 최과장이라는 분은 안계시죠? ㅎㅎㅎ
2008년 11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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