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얼마 만의 산행이였는가?

智美 아줌마 2008. 10. 12. 18:07


층층나무과 산수유(山茱萸)나무의 열매가 빠알갛게 익어가고 있다.

얼마 만의 산행이였는가?
산책하는 정도의 산행을 하자는 제의에
별 부담없이 약속을 하고 참으로 오랜 만에 도봉산을 찾았다.

도봉산 입구에는 식사하러 2년 전쯤 가본 적이 있지만
도봉산에 오른 것은 아마 족히 10년만인 것 같다.

남들은 멀리에서서도 명산인 도봉산을 찾는데
나는 지척에 두고도 이리 멀리했으니
나의 일상이 너무 무료했다는 생각이 든다.
추억이 참 많은 도봉산인데 말이다.

도봉 능선 길을 오른지 한시간 넘짓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등산화가 불편해서 가볍게 산행할 생각으로 운동화로 바꿔 신고 왔는데
비가 점점 더 오기 시작하니 미끌어질까봐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신경 쓰였다.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도 조금 더 오르곤 하였지만
비는 계속 내릴 것 같아 "비오는데 그냥 내려갑시다"하고 하산을 하였다.
나는 이 정도 산행이 내 몸에 무리가 되지 않아 딱 좋은데
일행은 아쉬움을 말했다.

입구까지 내려오니 비는 그치고 했빛은 얄밉게 고개를 삐쭉 내밀었다.
바위에 걸터 앉아 준비해온 먹거리들을 먹은 후
우이암길로 다시 올라갔다.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도봉산 언저리만 훌터 본 격이지만
마음에 드는 풍경은 사진 한 컷에 담으며 상쾌한 숲내음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아, 이렇게 좋은 곳을 가까이에 두고 멀리하며 살았으니 . . .

그러나 안타깝게 내 머릿 속에는
산행은 힘들다는 생각으로 꽉 차있는 기억때문에
더 오르지 못하고 폭포교를 건너 자운봉 길로 내려왔다.

그래도 10시 약간 넘은 시간에 출발하여 3시가 넘어 입구까지 내려왔으니
어쨌거나 산행의 즐거움을 누리고 운동도 많이 한 것이 아닌가? ㅎㅎㅎ

2008년 10월12일

'내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 만에 열 좀 받았습니다.  (0) 2008.11.07
기러기 아빠  (0) 2008.10.18
어느 날 찾아 온 추억들  (0) 2008.09.24
어떤 인연들  (0) 2008.08.28
dg게 열받네  (0) 200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