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야생화 천국 태백산

智美 아줌마 2011. 6. 17. 00:38

야생화 천국 태백산

6월이 되면 태백산 철쭉을 보러 가야겠다고 벼르다가 그만 만개 시기를 놓쳐버리고 그래도 아직 남아 있겠지 하는 바람으로 태백으로 향했다.
늘 기차를 타고 출발을 하는데 기차는 첫차가 7시, 도착시간이 11시 11분, 산행하고 강릉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이 빡빡할 것 같아서 동서울 터미널에서 6시 첫차를 타기로 하고 4시 30분 첫 버스를 탔다.

여행을 가려고 새벽에 출발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 이른 새벽에도 언제나 버스는 만원이였다.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난 허성 세월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곤한다.
태백에 도착하니 9시 10분 . . .
곧바로 택시를 타고 유일사 입구로 가니 새벽 산행 때는 그냥 들어갔는데 입장료가 2천원이란다.

에이 ~ 돈내고 들어가려니 조금 아까운 생각에 깎아 달라고 하니까 깎아주지는 못하고 커피 한잔 주겠단다. 그참에 커피 한잔 얻어 먹고 출발을 하였다. ㅎㅎㅎ
입구부터 야생화들이 많이 눈에 띈다.

가지를 잘라 잘 벗기면 국수같은 하얀 줄기가 나온다는 국수나무

가짜 꽃이 진짜 꽃같이 보이는 백당나무, 접시꽃나무라고도 부른다.

찔레꽃 / 이원규
해마다 봄이면 찔레꽃을 피웠으니 얘야, 불온한 막내야
혁명은 분노의 가시가 아니라 용서의 하얀 꽃이더라

 

유일사 방향으로 산행 시작

홍삼엽, 금화채라고도 하는 붉은토끼풀

함백이꽃, 함박이, 옥란, 천녀목란, 천녀화라고도 하는 함박꽃나무, 커다란 키에 주먹만한 하얀 꽃이 달려있는 것이 이채롭다.

잎이 흰색으로 변하는 개다래나무, 개다래 열매는 먹으면 쓰고 떫고 매운맛으로 혀가 타들어가는 듯한 맛 때문에 먹을 수 없단다.

산괴불주머니, 괴불주머니는 색 헝겊에 솜을 넣고 수를 놓아 예쁘게 만든 조그만 노리개로 어린이들이 주머니에 차고 다닌 것이라고 하는데 이름은 그다지 이쁘지 않다. 꽃말은 보물주머니라고 하는데 꽃이름에서 붙여진 듯하다고 . . .

뿌리에서 쥐 오줌 냄새와 비슷한 독특한 향기가 나서 붙여진  쥐오줌풀

유일사까지는 이렇게 잘 닦여진 길을 오른다.

미국인과 결혼하여 캘로포니아에 살고있다는 가족인데 친정이 태백이라 아이들과 왔다가 산행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힘들텐데 아이들이 힘든 내색하지 않고 잘도 올라간다.

살아서 천년 주목이다. 나무 기둥만 봐도 멋있다.

유일사 입구에 도착하니까 도르레가 설치되어 있다. 예전에는 다 스님들이 지고 메고 하셨을텐데 요즘은 고행이라는 말도 옛 말인 듯 . . .

가파르게 계단길을 내려가야하는데 내려가? 말어? 망설여진다. ㅎㅎㅎ

유일사로 내려가는 중간 중간에 산괴불주머니 군락들이 여기저기 있고 . . .

내려가니 전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유일사는 태백산 백단사에서 이소선이 백일 기도를 하던 중 사찰을 창건하라는 부처님의 현몽을 받고 현 태백산 게곡에 창건, 태백 지역의 유일한 비구니 사찰로 알려진 곳이다. 오대산 월정사 말사이다.

 

남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하늘매발톱이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개불알꽃, 요강꽃, 작란화, 복주머니란이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예쁜 꽃 이름이 참 거시기하다

 

생뚱맞은 용머리

 

에구 ~ 저 위로 다시 올라가야된다

천재단까지 1.7km 출발 . . .

눈 덮힌 3월에 왔을 때는 비탈길로만 느꼈던 길이 돌계단길이다.

 

와 ~ 처음 만나는 철쭉인데 이 꽃은 색이 진하다

사람들은 뭘 바라고 이렇게 돌들을 쌓는 것인가?

겨울 산행 때는 눈이 덮혀있어 그냥 비탈길인가 했더니 여기도 돌계단이다

땅에 떨어진 철쭉이 바닥에 예쁘게 꽃 수를 놓은 것 같다.

 

꿀풀과에 속하는 벌깨덩굴이다. 골무꽃, 꿀풀 . . . 비슷하게 생겼다. 허브 종류인 민트, 바질, 오레가노, 로즈마리도 꿀풀과에 속한다. 그래서인가? 벌깨덩굴도 향기가 난다.

아, 참 태백산의 명물답다. 살아서 천년 주목

이궁 ~ 돌밭 길이 . . .

아직 피지 않은 붉은노루오줌풀

꽃의 모양이 병처럼 생겨 병꽃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 꽃은 붉은병꽃나무이다. 팟꽃나무, 병꽃나무, 조선금대화라고도 한다

당마가목은 나무가 단단하고 잘 썩지 않아서 기계의 나무 부분이나 도구, 지팡이를 만든다.

살아서 천년 주목의 아름드리가 진짜 감탄사를 연신 내뱉게 한다.

살아서 천년 주목

산철쭉은 일반 철쭉에 비해 색이 연하다.

살아서 천년 주목 . . .

아, 이제 거의 다 올라온 것 같다. 평지 길이 나오는 것 보니 . . .

이제 0.7km 가면 태백산 정상 천제단이다. 여기부터는 수월하다.

야 ~ 탁 트인 산야, 태백산아 잘 있었느냐. 내가 또 왔다. ㅎㅎㅎ

살아서 천년 주목

이곳에는 죽어서 천년

눈이 덮혀 상고대를 이루고 있었을 때 큐빅으로 만든 브로우찌 같았던 나무

살아서 천년

이 숲길을 빠져나가면 천제단이 나온다.

 

죽어서 천년, 살아서 천년 주목이 함께 있다.

 

이곳에도 함께 . . .

사진 작가들이 많이 찍는 죽어서 천년 주목들이다. 일출에 맞춰서 사진 찍으려는 사진쟁이들이 이곳에다 카메라 설치해놓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포인트 1이다.

첫번째 천제단, 올 때마다 사람들이 굿을 하는지 제단을 올리고 있다. 꼭 저렇게 해야 뭔가 이루어질까? 난 저런 풍습 믿지 않아서 단지 사진 찍기에 거슬린다는 생각뿐이다.

야 ~ 이쁘지 아니한가? 꽃은 많이 졌지만 남아 있는 꽃들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

 

 

 

 

죽어서 천년 주목도 보호수로 되어 있다. 죽은 나무가 대접 받는 유일한 나무가 주목뿐 아닐까

멀리 태백산 정상 천왕단이 보이다

 

아기나리는 꽃이 늘 고개를 숙이고 있고 키가 작아서 사진을 찍으려면 나도 같이 업드리라고 한다

지장보살이라고도 하는 풀솜대가 삐죽 고개를 내밀고

풀솜대는 키가 작은 것부터 50cm이상 되는 것도 있어  잎이 큰것은 접시만하다.

정상이 다와가는 것 같다 주목들이 많이 눈에 띈다

 지난 번 3월에 왔을 때는 하얗게 눈이 덮혀 상고대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는데 . . .

산철쭉은 6,70% 졌지만 빨간 병꽃이 아쉬움을 대신해주고

정상에 가까이 올라갈 수록 병꽃들이 지천이다.

두번째 천왕단 태백산 정상이다.

천재단에서 굿을 하는지 사람들이 재단을 차리고 있다.

망경사 내려가는길, 이번에는 문수봉으로 간다.

혼자 태백 고모댁에 가다가 들렸다는 아짐하고 서로 찍어주기 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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