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꽃무릇 3대 명소 추천 코스

智美 아줌마 2016. 9. 6. 09:14

 

유난히도 길고 더웠던 올 여름을 버텨낸 것에 대한 보상일까요? 요즘 8월 말의 날씨는 마치 천국 같습니다. 언제 더웠나는 듯 청량한 공기와 매일 저녁마다 멋진 노을이 펼쳐지는, 참 멋진 날씨가 요즘 펼쳐지고 있지요. 한층 청명해진 날씨를 바라보며 어느덧 가을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실감하는 요즘인데요. 이제 9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되겠지요.

그렇게 가을을 앞두고 사진 찍고 여행하기 좋은 9월! 그 중에서도 최고로 아름다운 피사체를 꼽으라면 9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아주 짧게 그 붉고 황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꽃무릇'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상사화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식물로서 특이하게 열매를 맺지 않고, 평소에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 해마다 9월이면 줄기를 길게 키우고 끝에 새빨갛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특이한 꽃입니다.

 

"감성 제로의 중년남까지 쓰러뜨릴 치명적인 아름다움"


이 꽃무릇 뿌리에는 독 성분이 있는데 이 독을 채취해 화살에 묻혀서 쏘면 코끼리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독이 세다고 하지요. 불가에서는 사찰 주변에 꽃무릇을 재배해 뿌리에서 채취한 독 성분을 건물이나 탱화에 발라 좀이 스는 것을 막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무릇은 특히 사찰 주면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남도의 고창 선운사,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를 꽃무릇 3대 명소로 친답니다. 세 곳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하루 날을 잡아 이 세 사찰을 찾아 꽃무릇을 만난다면 더할나위 없는 9월의 최고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


이 세 곳은 마음이 경건해질 정도로 아름답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꽃무릇이 핀 길을 걸으면 마치 성스러운 '순례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데요. 해마다 꽃무릇은 9월 중순부터 그 절정을 만날 수 있는데 금세 피었다가 금세 지기 때문에 그 최적의 시기를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게 중요합니다. 해마다 꽃무릇은 추석 연휴경 피기 시작했는데 아마 올해도 추석 무렵부터 9월23일경까지 최고의 절정을 맞이할 듯 합니다. 딱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까지만 아름다운 꽃무릇의 절정을 만날 수 있기에 더 귀하게 느껴지는 아름다움. 사진도 사진이지만 꽃무릇 군락 속을 산책하는 기분도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니 가을을 앞둔 9월, 꼭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선운사, 불갑사, 용천사, 꽃무릇 3대 명소를 만나 황홀한 붉은 색의 향연에 빠져보자.​ 꽃무릇 3대 명소 추천 코스"


꽃무릇으로 가장 유명한 3대 사찰은 전라도 쪽에 그것도 세 곳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하루에 다 돌아보기에 충분합니다. 단 꽃무릇이 가장 아름다운 시점은 해가 뜨고 난 직후의 아침 시간이므로 세 곳 중 가장 먼저 갈 곳을 잘 정하는 게 좋은데요. 원시적인 자연미가 잘 살아있는 곳으로는 고창 선운사가 으뜸입니다. 하지만 꽃무릇 군락의 규모나 조성 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영광 불갑사입니다. 그리고 꽃무릇이 필 무렵 불갑사는 낮에는 사람이 한곳에 많이 몰려 번잡하므로 불갑사를 첫 목적지로 잡으면 좋습니다. 최소한 아침 8시 이전에 불갑사에 도착한다면 이른 아침의 풍부한 빛을 받아 반짝이는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만날 수 있습니다.

불갑사의 꽃무릇은 생각보다 무척 넓게 펼쳐져 있기에 입구에서 끝까지 보고 오는데 최소 2시간 정도는 할애하는 게 좋습니다. 워낙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쉬엄쉬엄 사진도 찍으며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시간일 것입니다. 불갑사를 보고 나면 바로 옆의 함평 용천사의 꽃무릇을 만나면 좋습니다. 용천사 꽃무릇 군락의 규모는 작지만 작은 저수지가 있어 불갑사와 선운사의 꽃무릇 군락과는 또다른 멋을 선사합니다. 용천사의 꽃무릇을 만난 뒤 점심식사를 하고 고창 선운사로 이동, 마지막 꽃무릇의 향연을 즐기면 딱 좋을 것입니다. 선운사는 언제 가도 좋은 최고의 사찰. 왼편에 흐르는 도솔천과 함께 자연스럽게 피어난 꽃무릇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선운사 경내에서는 막바지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을 또다른 가을의 전령 배롱나무꽃도 만나보면 좋습니다.

이렇게 3대 꽃무릇 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도 좋지만 아마 시간이 조금 남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선운사에서 지척인 고창 학원농장으로 가면 좋습니다. 꽃무릇이 필 무렵에는 또 학원농장의 드넓은 벌판에 소금을 뿌린 듯 새하얀 메밀꽃이 만발하기 때문이지요. 늦은 오후의 풍부한 빛 속에 하얗게 피어난 메밀꽃의 향연까지 만나고 나면 이보다 더 좋은 9월 나들이도 없을 것입니다.

 


▲고창 학원농장 메밀밭 ⓒ우쓰라님
▲고창 학원농장에 흔히 보이는 박각시 ⓒ우쓰라님
▲고창 학원농장 메밀밭 ⓒ우쓰라님

▲고창 학원농장 메밀밭 ⓒ우쓰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