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동해바다가 한 눈에 바다열차 여행

智美 아줌마 2010. 4. 30. 22:26

추억의 바다열차 시승기
열차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인 바다열차가 요즘 인기다.
강릉에서 삼척까지 해안선 58㎞ 구간을 달리는 객차 3량의 초미니 관광열차.122개의 좌석 모두 창쪽을 향하도록 배치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창도 기존 열차보다 크고,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19개의 LCD모니터와 마술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자, 지금부터 1시간20분가량 바다열차를 타고 동해안을 돌아보자.
삼척역, 기차여행의 시작
 
환선굴, 대금굴, 관음굴 등 세계적인 동굴 도시 삼척시, 삼척역에서 열차에 올랐다.
일반실 3호차. 생김새가 지하철과 비슷하다.
서울과 문산 등을 오가는 통근열차를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
바다처럼 시원스러운 파란색으로 도색된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1∼2호차는 특실,3호차는 일반실로 편성돼 있다.
각 객실 내 좌석은 창을 향해 2열로 배치되어 있다.
1호차에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고 싶어하는 연인들을 위한 프러포즈룸, 2호차에는 프러포즈룸과 가족간 정이 깊어지는 가족실, 3호차에는 간단한 먹거리 판매와 함께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카페 스테이션 등이 연결되어 있다.
 
삼척해변역 도착
 
빠∼앙,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승강장을 벗어난 열차가, 어느새 삼척해수욕장이 보이는 삼척해변역에 정차했다.
곱디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삼척해수욕장은 뒤편의 울창한 송림과 비치 조각공원, 소망의 탑 등에서 정라동까지 이어지는 새천년해안도로를 끼고 있어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추암역 도착
 
삼척해변역을 출발하자마자,DJ가 개그맨 박명수의 노래 ‘바다의 왕자’를 틀어주며 분위기를 경쾌하게 띄웠다.
이벤트가 시작된 것.
모니터에 큼지막한 글씨로 무료문자 번호가 보였다.
주저하지 말고,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문자로 보내볼까?
운이 좋으면 사연과 신청곡이 소개되고, 상품에 당첨되기도 한다.
 
동해역 도착
 
삼척시를 완전히 빠져 나온 열차가 동해시에 접어들었다.
TV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 등장하는 촛대바위로 잘 알려진 추암, 숨이 막힐 정도로 멋진 계곡과 넓은 바위가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는 무릉계곡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동해역에 정차했다.
지금까지 바다를 멀리서 구경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와∼’하는 탄성을 연발할 정도로 바로 옆으로 바다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혹시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바다가 연이어 펼쳐졌다.
 
망상 도착
 
잠시 바다와 멀리 떨어진 열차는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묵호항, 갈매기의 천국 어달해수욕장 등을 지나 오토 캠핑의 대명사인 망상해수욕장에 머물렀다.
모니터에 철길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내가 기차 운전을 하는 듯한 특수 영상이 비춰졌다.
손을 흔들며 웃는 내 모습이 모니터에 나오니 신기할 뿐이다.
이쯤에서 속속 이벤트 당첨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옆에 다정하게 앉아 있던 커플의 사연이 소개됐다.
여자친구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기 위해 마련한 500일 기념선물이란다.
화목한 모습의 또 다른 가족에게는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인화까지 해주었다.
 
정동진 도착
 
열차가 어느덧 강릉시에 접어들었다.
가수 UP의 ‘바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오자 열차도 덩달아 흥에 겨워 속도를 냈다.
옥계역을 지나 세계에서 가장 바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출 일번지 정동진역에 도착했다.
정동진 역에서는 해수욕장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 조각(해돋이)공원, 실제 북한침투정이 보존된 통일공원, 인간문화재 유근형이 5년에 걸쳐 옥으로 만든 오백 나한상과 등명락가사 등 많은 볼거리와 만날 수 있다.
 
강릉 도착
 
많은 승객들이 정동진역에서 하차하는데, 바다열차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절반밖에 느끼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정동진역을 출발하면, 바다열차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안인역까지 8분여 동안 잠시도 창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역동적인 파란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행행복지수’가 100% 충전되면,DJ의 마무리 인사와 함께 영동 제일의 도시 강릉역에 도착하게 된다.
승무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받으며 열차에서 내리는 승객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동해바다를 모두 가진 듯한 행복한 표정이다.
여기서 그냥 가면 아쉽지 않을까?
경포대와 참소리박물관, 그리고 허균·허난설헌 생가를 구경하고, 담백한 건강식 초당순두부를 먹고 나면 오감이 즐거워지는 여행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