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경기 안양 병목안 시민공원

智美 아줌마 2010. 5. 15. 22:22

"자가운전자라면 '병목'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갑자기 차선이 감소하거나 다른 차선들이 합류함으로써 상습 정체가 발생하는 곳을 비유적으로 병목구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도로가 아니라 마을에 '병목'이라는 이름이 붙은 지역이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한 병목안이 그곳. 이름 때문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마을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너른 품을 지닌 수리산의 신록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든다. 그리고 이 마을 깊은 곳에는 그 신록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쉼터, 병목안시민공원이 있다.

 

 

병목안은 안양9동의 마을이름이다. 안양역에서 수리산 방면으로 삼덕공원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병목안이 나온다. 수암천변에 마을이 차분히 앉아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지금의 마을 모습에서 병목안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찾기는 힘들다. 워낙 지형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로 이어지는 좁았던 길이 넓어졌고, 다른 길도 생겼다. 하지만 바뀌지 않은 것이 하나 있으니 마을 뒤편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수리산이다. 마치 어머니가 갓난아기를 꼭 껴안듯 수리산이 병목안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연초록 이파리들이 춤을 추는 수리산 기슭에 있다. 병목안 끝자락이다. 안양서중학교 건너편 언덕 자리로 총 면적이 10만㎡가 넘는 공원이다. 중앙광장과 잔디광장, 복합어린이놀이터, 인공폭포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이 공원은 조금 특별하다. 지금이야 보기 좋은 공간으로 거듭났지만, 이전에는 채석장이었던 곳이다. 여기서 철도용 자갈을 채취했다.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공폭포다. 철쭉이며 꽃잔디가 활짝 핀 공원 계단을 올라가면 드넓은 잔디광장이 나온다. 마치 운동장의 트랙처럼 광장의 가장자리를 도는 길이 나 있고 전방의 좌측에 인공폭포가 있다. 채석장 절개부지에 조성한 것으로 높이가 65m, 너비가 95m에 이른다. 폭포는 낮 동안 가동되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은 단연 어린이놀이터다. 암벽오르기와 그물다리, 미끄럼틀 등의 놀이기구가 있다. 놀이터 주변에는 어른들을 위한 8종 14개의 운동시설도 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놀고 또 운동하는 곳이다.

전망이 탁월한 시민공원에서 수리산의 신록을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으니 그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시민공원 오른쪽으로 수리산 등산로가 나 있다. 수리산은 해발 489m로 야트막하다. 마루금까지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마음 같아서야 정상으로 향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겨울을 건너오느라 몸이 덜 풀렸을 터. 그렇다면 안양8경 중 제7경에 이름을 올린 돌탑까지만이라도 다녀오도록 하자. 왕복 40분이면 충분하다.

등산로는 전혀 급하지 않다. 설렁설렁 산책하듯 걸을 수 있을 정도다. 돌탑까지는 상수리나무때죽나무 등 활엽수들이 주종을 이루는데, 막 오르기 시작한 나무의 이파리들이 싱그럽기 그지없다. 도중에는 온갖 봄꽃이 화사한 자연학습장을 만나게 된다. 구근식물원과 암석식물원, 음지식물원, 자생초화원, 철쭉원, 약초원 등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자연학습장을 지나자마자 나타나는 돌탑은 병 모양으로 쌓여 있다. 높이가 약 5~6m쯤 되어 보인다. 채석장과 주변의 쓸모없는 돌들을 모아 쌓은 탑으로 이 경계를 넘어서면 제2삼림욕장과 관모봉 쪽으로 길이 이어진다. 관모봉까지는 약 30분, 제2삼림욕장까지는 1시간 10분쯤 걸린다.

▲길잡이:
▶1번 국도(경수산업도로) 수원 방면→안양역 앞 우회전→안양교 앞에서 좌회전→안양역로터리에서 우회전 후 계속 직진→안양CGV→삼덕공원→병목안

▶대중교통 이용시에는 안양CGV 건너편에서 10, 15, 15-2, 11-3번 이용.
▲문의: 안양시청 문화예술과 문화관광팀 031-389-5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