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군인 애들이 말하는 빵모자는?

智美 아줌마 2011. 7. 29. 23:36
출근 준비를 하고 나가던 싸가지가
어라? 이게 뭐야? 하더니 바닥에서 똑딱이 링스냅 단추 한쪽을 주워든다.
그게 뭐니? 어디서 떨어진거야?
내가방에서 떨어진 것 같은데,하며 살핀다.

며칠 전 평택 다녀오면서 백화점 매대 앞을 지나는데
어떤 아가씨가 이쁘다며 사서 매고 가기에
나도 보니까 예뻐서 싸가지 사다준 가방인데
어제 처음 매고 나갔다가 오늘 두번째로 매고 나가다가
긴 줄 고리에서 떨어진 것이였다.

뭐가 이래 약한거야?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지다니 . . .
그런데 짱구 출근 준비하려고 군복을 챙겨주는데
툭 ~ 옷걸이 고리가 쏙 빠지는 것이였다.

얘는 또 왜이래, 오늘 아침 왜들 그러니?
떨어지고 빠지고 . . .
오늘 조심해야 될 일이 있는거나?

문제는 짱구가 상병 진급되었다고
계급장 오바로크 하러 간다고 군복을 챙기는데
겨울 야상과 추동복 상의, 하복 상의를 하겠다고 챙기고 있다.

짱구, 하복 두개를 쳐야지 입으려면 아직 멀었는데
야상과 동복을 왜 쳐? 하복 두개만 먼저 쳐와.
그리고 행거 위에 있는 모자도 쳐와,  맨날 땀 흘리니까 자주 세탁하게 . . .
그런데 이 넘의 고집쟁이가 기어코 야상과 동복, 하복 하나씩만 하겠다고 한다.

오바로크 비용이 얼마나 비싼데 하복 두개를 다쳐요.
그리고 저 모자는 안써요. 버려요. 한다.
돈은 엄마가 줬잖아, 그것으로 될텐데 뭔 돈타령이야.
멀쩡한 모자는 왜 버려? 쓰지도 않은 모자인데 . . .

저 모자는 빵모자라서 안써요.
빵모자? 무슨 빵모자야? 지금 쓰는 것과 똑같은데 . . .
에이 ~ 엄마는 몰라요. 군대가면 다 알게되요. 한다.

모자 두개를 비교해보니까 얼룩무늬가 재단된게 조금 다를뿐인데
각진 거며 색상 다를게 뭐 있다고 그래?
달라요, 다르다니까요. 버럭 성질을 부린다.

나도 질세라
다른긴 뭐가 달라 군복이 다 똑같이 나오지, 뭐가 다르다고 고집이야?
엄마가 하복 두개 하라면 할 것이지 뭔 고집을 부려?
다 널 위해서 하라는건데 고집부릴 걸 부려야지.

어째 아들이 되서 엄마 말을 안듣고 버럭 성질을 부려?
다 널 위해서 하라는거잖아.
그리고 군복 모자가 다 같지 뭐 다르다고 성질인데?
내 속으로 낳은 넘이지만 별나다, 별나 . . .

아침부터 티걱태걱 화를 돋구고는
기어이 야상과 동복, 하복 하나만 하겠다고 챙겨 나갔다.
재단된 얼룩무늬를 갖고 그러는 것 같은데
군모자 중에 군인 아이들이 말하는 빵모자가 어떤 것인지 아시남요?

2011년 7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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