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억지 쓰면 못당해

智美 아줌마 2010. 8. 22. 20:01
집 건물 옆에 나무 상자 화분이 있다.
겨우내 흙만 담겨 있는 것 같이 휑했는데
봄이 되니 싹이 나더라구.
어떤 녀석인지 생명력 하나는 질기구먼.

그런데 점점 자라더니 키가 5,60cm 정도로 크면서 넙적한 잎이 무성해지는거라.
아, 이게 뭐지? 뭔데 이렇게 잘 자라는겨?
그러던 어느날 길쭉하니 뭐 달리더니
커다랗고 하얀 나팔꽃이 피네.

이런 ~ 천사의 나팔, 엔젤트럼펫이였구나.
향기도 좋아 오며가며 들여다 보고 향기도 맡고 . . .
어제는 똑딱이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는데
앞집 할머니가 나를 보더니

"그거 내가 심어놨어.  친구집에서 씨 받아다가 심었는데
동네 사람들 보라고 심어 놨지" 하신다.
그리고는 당신 집에도 이쁜 꽃들 많으니까 사진 찍으라고 하신다.

그런데 집안에 노란 엔젤트럼펫이 있어
"할머니 얘도 엔젤트럼펫이예요.
엔젤트럼펫이 흰색. 분홍색, 노랑색 . . . 있더라구요."

"그려, 그런데 얘는 저 하얀꽃하고 다른 꽃이여.
하얀꽃은 씨뿌리는 일년초고 얘는 꽃모양은 같아도 나무여. "하신다.
"할머니, 노랑꽃은 여러해를 묵어서 나무같이 줄기가 굵은 거구요,
하얀꽃은 새로 자라나는 거라 줄기가 가는 거예요. 잎모양도 같잖아요."했다.

"그려, 노랑꽃은 몇년되었지,
그래도 재는 1년초고 얘는 나무여." 하신다.
에구에구 ~ 노인네 우길걸 우겨야지.
사람들 사이에서 가끔 이렇게 옳지 않는데도 억지 쓰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같이 끝까지 내가 옳다고 열내가며 언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난 몇번 얘기해보다가 계속 우기는 사람과는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 너 잘났다." 하고 만다. ㅎㅎㅎ


꼭 다물고 있는 봉우리

꽃받침 보를 뚫고 꽃잎이 얼굴을 내밀었다

활짝 핀 다투라(독말풀)

씨방

※ 몇년 전까지는 엔젤트럼펫도 가지과 다투라속으로 취급했는데 이젠 분리가 되었다네요.
외국 자료에서는 아직 수정이 안되어 있는 자료가 많다고 합니다.
다투라는 우리말 이름으로는 독말풀인데 학창시절 독말풀은 배운 것 같지요?
엔젤트럼펫이나 다투라 모두 독초이기 때문에 아이들 있는 집에서는 주의해야된다고 하구요.
잎새 하나의 독으로 성인 다섯명을 마비시킬만큼 강한 독성을 가졌다고 하네요.
어찌 되었든지 간에 이참에 하나 또 배웠습니다. 그럼 내가 우긴겨? 우기다 말았어.ㅎㅎㅎ

2010년 8월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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