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곰배령에서 보물 찾기

智美 아줌마 2013. 5. 23. 23:32

아침가리 계곡 트레킹을 마치고 찾아 간 찜질방
황토 건물이 옹기종기 주변이 넘 예쁘다.

곰배령 주변에 있는 펜션들보다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인지
아침뜨락 황토마을 펜션 이용 가격이 조금 싼 편이라
편하게 펜션에서 묵을까 하다가 그냥 찜질방으로 가보았다.

그리고 찜질방 내 수면실이 따로 있어 추가 요금 2만원을 내면 이용할 수도 있는데
쥔장께서 오늘은 손님이 많지 않으니 찜질방에서 묵어도 괜찮을 거라며 그냥 찜질방만 계산하란다.

아직까지는 오지인 시골 인심이라 그런가?
객지 손님한데 이익을 챙기려 않는 것 같아 느낌이 좋았다.
찜질방은 황토 건물에 나무를 때는 숯가마로 현리 주민들도 와서 지지고 간다.

나야 하루종일 걸어 뜨거운 곳에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서 개운하게 샤워만 하고 뒹굴뒹굴
6시 20분 첫차를 타고 곰배령으로 가려면 일찍 잠을 자고싶은데
예민한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탈의실에서 자려고 찬바닥에 누워 있으니
일하는 아줌마가 2층 수면실 홀이 따뜻하니까 올라가서 자라고 일러준다.
그런데 탈의실에서 울산에서 왔다는 모녀가 잠자리 걱정을 해서 2층에 가서 자면된다고 일러줬는데
아, 나 무지 후회 했다.

뭔 여자가 눕자마자 코를 어찌나 심하게 골던지
본인이 자기가 코를 고니까 나한테 먼저 잠들라고 했지만
그 넘의 잠이 자란다고 잠이 드나말이다.

평소에도 잠을 깊이 못자는 편이라 찜질방에서는 더 잠을 설치게 되는데
그 여자는 바로 잠들더니 밤새 코를 골아 댄다.
술 취한 남자가 코를 고는 것처럼 어찌나 크게 골던지 깜박 한숨 잠들고는 이내 깨버린 나는
잠자기를 포기하고 내려와 차 한 잔 주문해 먹고 주섬주섬 곰배령갈 준비를 하였다.

그렇게 다 챙기고 가져간 요깃거리를 먹고있는데 모녀가 내려와
"나 때문에 잠 못주무셨나봐요."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 딸은 그 옆에서 잘 자더라는 거지. ㅎㅎㅎ

첫차를 타고 가려고 하니까 울산 모녀가 같은 곳에 가는 거니까 자신의 차를 타고 가자고해서
여유있게 차를 얻어 타고 곰배령 탐방센터로 갔다.

버스를 탔으면 종점에서 내려 30분은 걸어 올라가야 된다는데
덕분에 편히 갈 수 있었고 11시 관람 예약을 했지만 8시 30분쯤 도착을 하여
9시 관람객들과 함께 산행 시작을 하였다.

이제 보물 찾기 시작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이동을 하면 안된다고 해서
등산로를 따라 걸으며 두리번두리번 야생화 찾기에 눈동자가 바쁘다.
다른 산 등산로와 달리 올라갈 수록 길 양쪽으로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계곡을 끼고 걷노라면 새소리가 귓 속을 간지럼 태운다.

그런데 그곳에도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어
사진 찍는다며 야생초를 밟고 다니는가 하면 야생화 보러 왔음에도
그저 얘기 삼매경에 앞만 보고 바삐 가는 사람도 있어
혼잣말로 "저런 사람들은 왜 곰배령을 왔을까?"

계절이 아직 많은 종류의 꽃을 피우기가 이른지. 생각보다 종류는 많지 않은 것 같았는데
그래도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꽃밭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곰배령의 귀함이 아닐까 싶다.
점봉산 탐방센터에서 곰배령 정상까지는 5km가 되지만 잘 닦여진 길이고 경사가 완만해서
보통 사람들은 2, 3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것 같았는데 나는 보물 찾기 하느라 4시간 정도 걸렸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산에 비해 밋밋한 산세를 보고 괜히 왔다는 둥 실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를 보고 또 오고 싶다는 말을 하며
나 또한 늦 여름에서 초 가을 무렵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곰배령을 가려면 산림청 점봉산 탐방센터에서
매월 20일 9시 인터넷 예약을 하거나 곰배령 주변 펜션에서 예약 가능하고
인제군 현리 터미널 건너에서 6시 20분, 12시 40분, 5시 20분 버스가 있으며
곰배령 입구까지 50분 정도 소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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