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남이섬으로 북한산으로 저질 체력이 깡다구로 버티며
휘젓고 다니다 보니 온몸이 천근만근 발은 바닥을 디딜 수가 없어
절뚝절뚝 . . .
귀가한 후 초저녁부터 푸 ~ 욱 퍼져 잠이 들고
남들 잘 시간에 깨서 새 글 준비를 하는데
저녁에 짱구 친구들 만난다며 나가기에
늘 하는 잔소리 . . .
"언제 들어올 건데? 일찍 들어와"
말 해봤자 들어올 때 되면 들어오겠지만
그래도 늘 과잉 걱정인 것 알지만
그게 내가 하는 애정 표현이다.
그렇게 나가는 것을 보고 난 잠에 빠졌는데
새 글 올린다고 깨서 보니 아직 귀가 전이다.
에효 ~ 이 녀석 또 언제 들어오려고 아직 이야. 하며
여기저기 다니면 자료 챙기고 있는데
짱구가 들어오는지 강쥐들이 난리들이다.
씻는 소리가 나더니 잠자리에 들었는지 이내 조용해진다.
그런데 좀 있으니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아 귀 기우리고 듣는데
강쥐들도 무슨 소리가 나는지
방문 앞에서 낑낑대며 안절부절들이다.
술 많이 먹고와서 토하나?
무슨 일인가 하고 건너가 보니까
짱구가 흐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아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밖에서 안 좋은 일 있었어? 왜 그래?" 하니
내 손을 꼭 잡고는 설움에 복받치는 듯 엉엉 소리 내며 우는 게 아닌가
"아들, 왜 그래? 무슨 속상한 일 있었어?
왜 그래?"
내 손을 가슴에 끌어 잡고는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서 너무 죄송해서 그래."
"엄마한테 미안할 게 뭐 있어?
무탈하게 잘 커줘서 고맙고,
엄마때문에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살게 해서 늘 미안한데
엄마한테 미안해할 것 없어, 괜찮아.
우리 아들이 도로 어린애가 되나? 철이 드는 거나?
"아빠한테도 미안해서 . . ."
"아빠한테도 괜찮아, 아빠도 엄마와 같은 마음일 거야.
괜찮아, 괜찮아. 많이 울면 머리 아파.
그만 울고 자자 . . ."
그렇게 한참을 통곡하듯 우는 짱구 손을 꼭 잡고
다독다독 등을 두드려주며 잠을 재웠다.
내가 짱구한테 너무 많은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고
"넌 이렇게 되야 해. 저렇게 되야 해.
왜 이것도 못하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는 않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부담이 되고 고민을 하고 있었나 보다.
대학교 진학을 안 하고 있어서 늘 표현도 못 하고
짱구 눈치만 보고 있는데
짱구 자신이 엄마, 아빠한테 잘난 아들이 못 되어주는 것 같아
그게 늘 미안하고 죄스럽고 그랬나 보다.
한창 꿈을 꾸고 꿈을 키워갈 나이인데
아직은 조급하게 보채지 않아도 될 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짱구 속내는 타들어 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안타깝기만 하다.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자식의 눈물 앞에 가슴이 미어지는 어미 마음은
꺼내 놓을 수도 없고 그저 잘 이겨내고
사회의 한 일원이 되도록 잘 성장해주기 바랄 뿐 . . .
2012년 11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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