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다시 찾은 행복

智美 아줌마 2010. 8. 10. 21:28









이틀을 잠못 자고 애태우던 심탱이를 한국 동물 구조 협회에 가서 찾아 왔다.
인터넷의 대단함을 실감케 한다.

밤낮없이 동네를 찾아 헤매고 전단을 붙이고
주변 동물 병원과 애견센터에 다 연락을 취해놓고 기다려도
이틀이 되어도 이렇다할 연락은 없고 . . .

싸가지가 출근해 유기견 등록된 것이 있나
한국 동물 구조 협회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을 하니
모습이 심탱이와 비슷한데
"나이가 5세, 믹스견으로 방학동에서 구조"

혹시 이 녀석이 아닐까 더 자료가 올라오기를 수시로 확인하던 중
오후 1시가 넘어 사진과 요크셔테리아로 수정돼 올라온 것을 보고
우리 심탱이라고 확신하고 연락을 했다.

방학동 현대 동물병원에 보호하고 있다고해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고있는데 싸가지 전화와서
동물병원에 심탱이가 없고 동물 구조 협회에서 보호 중이란다.

동물 구조 보호 협회가 있는 곳은 양주 . . .
눈꼽만 떼고 모자 뒤집어 쓰고 양주로 향했다.
이 나쁜 넘, 만나기만 혀봐. 엉덩이를 두둘겨 패줄거다.

양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니 한국 동물 구조 협회가 있었다.
우리 꼬마를 찾으러 왔다고하니 벽에 붙은 사진 중에 있나 확인해보란다.
그말에 훌터보던 중 우리 심탱이가 있었다.

아, 안도의 한숨과 직원이 안고 나오는 순간 목이 매여 눈물이 핑 돌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나한테 안겨서도 멍때리고 가만히 있더니
내가 화장실 간다고 일어나니
화들짝 놀라 컹컹 짖으며 매달려 붙고 따라 다닌다.

이구 ~ 녀석아 그러게 누가 어야 나가래?
엄마가 어야 나가면 안돼. 했지?
너가 엄마 말 안 듣고 어야 나갔잖아.
서류 작성하고 데리고 오는 동안
내 품에 안겨서 자꾸 얼굴을 올려다 보면서 하소연을 한다.

어린 아이가 한참 울다가 꺼이꺼이 울음 끝이 이어지 듯
뭐라고 자꾸 올려다보면 징얼거린다.
집에 들어오기 전에 동물병원에 가서 진찰 받고 홍역, 광견병, 심장사상충 . . .
예방 접종하고 목욕하고 집으로 왔다.
심탱이 녀석 가출 한번하고 거금 12만원 꿀꺽했다. 얄미운 넘 . . .

싸가지와 짱구가 놀리느라
"너, 나갔다왔지?" 하면 슬금슬금 책상 밑으로 들어가 앉는다.
말귀는 다 알아 듣는 개귀신 . . .
8년을 넘게 같이 살다보니 개귀신 다 되었다.
아 ~ 이제 온 몸이 날아갈 듯 살만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동물 구조 협회에도 5살이라고 등록이 되어 있더니
동물병원 원장 선생님께서도 8살 넘었다고하니 얼굴이 동안이란다.
동물들도 사람들과 같이 동안인 얼굴이 있나보다. ㅎㅎㅎ




2010년 8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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