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아파트 2층 발코니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어찌된 일일까?
바닷물이 점점 밀려와 모래사장을 넘어 아파트 앞까지 물이 차올랐다.
뭔일이래? 해일이라도 밀려오는겨? 쓰나미?
바닷물은 점점 높이높이 차올라서
내가 내려다보고 있는 아파트 1층이 물에 잠기고 말았다.
아랫층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내가 있는 2층 계단으로 올라와서 술렁술렁 . . .
바닷물은 내가 서있는 발코니 바로 앞에서 찰랑찰랑 . . .
참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묘했다.
그런데 무슨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다.
우씨 ~ 꽁주가 배고프다고 밥달라고 낑낑거린 소리였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20분 . . .
녀석들 10시에 늘 밥을 주다보니 배꼽 시계가 작동을 하나보다.
짱구와 싸가지 출근하고 다시 잠을 자다보니
때때로 10시 넘어 일어날때가 있는데
그때 마다 꽁주가 배고프다고 내 벼갯머리에 와서 깽깽댄다.
꽁주 ~ 엄마 꿈꾸고 있는데 너땜에 깼잖아.
으이그 ~ 녀석들아 배고프냐?
알았다 맘마 줄게, 하고는 주섬주섬 챙겨 강쥐들 밥을 주고는 컴을 켰다.
내가 깨어 있을 때는 심탱이가 밥달라고 보채지만
자고있을 때는 철없는 꽁주가 잠을 깨운다
대게가 꿈을 꾸고, 깨서 활동하다보면 가물가물 토막토막 생각나는데
이상하게 꿈이 너무 선명했다.
그래서 꿈해몽을 찾아보니
오잉? 깨끗한 물이 넘쳐 홍수가 나는 꿈은 길몽으로
행운이 따르는 꿈으로 좋은 일이 생긴단다.
아, 그래 로또라도 사볼까? 하고는 혼자 웃고 말았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바람방에 들어와 읽지 않은 글들을 확인하고
정보 검색하러 휍서핑을 다니다가
빨래 해 널어 놓고 반찬거리도 준비해 놓고나서
잠시 소파에 누워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복권을 사려면 상계동에 있는 복권방에 가서 사란다.
그 복권방은 1등자가 10여 차례 나온 유명한 집으로 TV에서도 나오곤 하였다.
지방에서 일부러 사러 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 집이다.
참내 . . . 내 복에 무슨 행운이야, 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런 행운이 찾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쓴 웃음을 뱉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싸가지와 짱구한테 엄마 상계동에 잠간 갔다올게, 하니까
우리 싸가지 "엄마 친구가 지금 나오래? 추운데 . . ."
"아니, 친구가 불러서 나가는게 아니고 엄마 로또 사오게" 하니
"엄마도 로또 사? 엄만 그런 거 안사잖아" 짱구가 의아하다는 듯 한마디 거든다.
그리고 짱구 하는 말 "엄마 로또되면 뭘 할건데?"
"음, 로또되면 너와 누나 몫으로 경치 좋은데 다 땅을 사든지
아님 전원 주택 짓든지 . . . 그렇게 쓰고 싶은데 . . " 했다.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그 복권방에 가서
거금 만냥의 로또를 찍어왔다.
3일 후 토요일이 되었다.
나는 로또는 잊어버리고 TV를 보고 있는데
컴을 하던 짱구가 "엄마 로또 확인해봤어?" 한다.
"아참, 로또 . . . 로또 어디 있지?' 하고는
찾아서 짱구한테 디밀고 확인해보라고 건내 주었다.
"에이 ~ 엄마 한 개 밖에 안 맞았잖아."
"잘 봐, 대충 보지말고 . . ."
"아, 두개 맞았어, 엄마 . . ."
"두 개 맞으면 꽝이잖아, 다시 잘 좀 봐봐." 하며 싸가지한테 다시 보라고 했다.
"엄마 두개 맞았는데?"
" 내가 두개 맞았다고 했잖아, 엄마 . . ."
"우씨 ~ 뭐여? 꽝이야?"
그렇게 물이 넘치는 길몽에 상계동 복권방에 가서 사라는 선몽으로
로또를 샀는데 우째 본전 치기도 안되는겨?
만원의 행복 . . .
그래도 잠시나마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만원의 행복을 누렸으니
이 또한 우리에게 찾아 온 작은 행운이 아닐까
2009년 12년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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