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피해 떠나고 싶은 여름. 그림 같은 바다 풍광으로 유명한 강원도 삼척에서 즐기는 색다른 기차여행을 준비했다. 스위스 산악기차 인클라인,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스위치백, 세계 유명 기차를 축소한 미니어처 기차인 미니 트레인, 국내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레일바이크까지 이 모두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기차테마파크, 삼척 하이원추추파크가 주인공이다.
하이원 추추파크 스위치백 트레인. <사진제공·하이원 추추파크>
흥전역~나한정역, 또는 도계역까지 갈지(之)자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산악 지대를 오르는 스위치백을 경험할 수 있다.
삼척 하이원추추파크(이하 추추파크)가 자리한 도계는 삼척보다 오히려 태백과 가깝다. 때문에 추추파크를 포함해 삼척을 여행하려면 동선을 잘 잡아야 한다. 이건 추추파크에서 숙박까지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왕 휴가 시즌에 삼척을 찾았다면 그가 품은 시원한 동해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혀보는 시간까지 더해보면 어떨까. 추추파크를 중심으로 해신당 공원과 수로부인 헌화공원, 그리고 새로 오픈한 삼척 쏠비치 아쿠아월드 등을 더해 떠나보자.
스위스 산악열차부터 추억의 스위치백 트레인까지, 하이원추추파크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열차를 체험할 수 있는 인클라인 트레인.
열차를 와이어 로프에 매달아 높은 지대로 끌어올리는 강삭철도 구간에 만들어져 해발 720m의 스카이스테이션까지 데려다 준다.
고도 차이로 올라갈 때 제법 아찔한 스위스 산악열차, 인클라인 트레인. <사진제공·하이원 추추파크>
국내 최초의 기차테마파크, 추추파크에 닿으면 추추스테이션이 반겨준다. 이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4가지 기차(인클라인·레일코스터·미니트레인·스위치백)를 찬찬히 살펴보자. 여기에 아늑한 숙소까지 갖추고 있어 어린아이를 둔 여행객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스위스 산악열차 인클라인 트레인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1963년 철거된 강삭철도를 복원해 표고차 200m, 15도가 넘는 경사를 오르내리는 국내 유일의 스위스형 산악열차이다. 강삭철도는 1993년 삼척 심포리와 태백 통리 사이 해발 고도차를 극복해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만든 철로다. 고도 차이로 만들어진 15.6도의 경사진 철로에 와이어로프를 설치해 기차를 끌어 올렸던 것. 쉽게 설명하자면 가파른 오르막 기차를 떠올리면 된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기도 했단다. 하이원추추파크의 인클라인 트레인은 1963년 철거된 강삭철도 일부구간을 복원해 만들었다. 인클라인 트레인을 타고 10여 분 올라가면 해발 720m의 스카이스테이션에 닿는다. 전망대에서 백두대간으로 파고드는 바람 소리를 듣고 다시 추추스테이션으로 내려온다. 레일코스터를 타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추추스테이션과 통리역을 오가는 레일코스터. 시속 25km로 달리는 레일바이크로 내리막 경사구간이라 페달보다는 브레이크 잡는 게 더 중요하다. 하이원 추추파크의 베이스 캠프, 추추스테이션 전경.
레일코스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레일바이크인데 최고 시속 25km로 산굽이를 돌아 내려간다. 12개의 터널을 지나 달려가는 레일코스터는 다른 레일바이크와 달리 내리막이라 처음 몇 분만 페달을 굴릴 뿐 나머지 구간은 브레이크만 잘 잡으면 된다. 덜컹거리긴 하지만 다리와 마음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레일바이크다. 스위치백과 더불어 하이원추추파크의 인기 기차로 예약 필수.
어린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미니트레인. 타기 전에는 무섭다고 울고, 15분 후 미니트레인이 멈추고 나서는 내리기 싫다고 우는 마법의 기차.
[왼쪽/오른쪽]뒤로 가는 기차 스위치백 트레인의 철로 / 흥전역에서 나한정역까지 왕복 100분 동안 달리는 스위치백 트레인에서 삶은 계란까지 더하면 추억이 솔솔~
다음은 외국의 유명 기차를 축소해 만든 미니어처 기차, 미니트레인이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앙증맞은 모습이 소인국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데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시속 3km로 천천히 10~15분 정도 추추스테이션 주변을 달린다. 미니트레인을 체험하고 나면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하는 것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스위치백 트레인. 산악지대의 경사진 구간에서 기차를 운행하기 위해 ‘갈지(之)’자형으로 만든 철도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를 반복하며 산을 오른다. 추추스테이션에서 도계역까지 왕복 100분 정도 소요된다. 스위치백 트레인 역시 인기 만점으로 예약은 필수다.
4종류의 기차를 체험할 수 있는 하이원추추파크는 숙소도 4종류를 갖췄다. 독채 빌라인 네이처빌, 옥상을 잔디로 꾸민 큐브빌, 기차로 만든 트레인빌, 그리고 오토캠핑장. 이중 네이처빌과 큐브빌은 가족 단위, 트레인빌은 2인용이다. 가격이 제법 높으나 극성수기를 제외하고는 소셜 등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가능하다. 추추스테이션 옆으로 식사와 음료를 판매한다. 성수기와 주말 저녁이면 추추스테이션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가 진행된다.
시원한 바다 풍광 한눈에 펼쳐지는 삼척의 해안
동해와 삼척의 경계를 잇는 산책로에 오르면 추암 촛대바위가 보인다. 고개를 왼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돌려봐도 바다는 말이 없다
.
절세미인이었다는 수로부인의 설화를 풀어낸 수로부인 헌화공원의 조각상(왼쪽)과 전경(오른쪽)
자, 이제 삼척의 바다를 느껴볼 시간이다. 삼척 해안 가장 남쪽의 수로부인 헌화공원부터 출발해보자. 삼척에서 두툼한 회를 실컷 먹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임원항 끝자락에 있다. 수로부인 헌화공원은 이름 그대로 삼국유사에 수록된 <헌화가>속 수로부인과 <해가>속 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인이 절벽 위 꽃을 꺾어 바칠 정도로 절색인 수로부인 설화로 재탄생한 공원이다. 엘리베이터가 공원 초입까지 올라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제법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날이 너무 쨍한 날은 피하는 편이 낫다.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한 거대한 수로부인과 용의 조각이 웅장하다.
삼척의 아름다운 해안으로 제일 먼저 떠올리는 장호항은 휴가 시즌이면 사람들로 가득이다.
장호항 주변, 아직 유명세를 더하지 못한 보석같은 해변들이 많다. 갈남1리 어촌마을의 작은 해변. [왼쪽/오른쪽]궁촌역과 용화역 사이를 잇는 해양레일바이크 / 삼척 쏠비치 아쿠아월드
수로부인 헌화공원과 비슷한 분위기의 해신당 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옛날, 결혼을 약속한 총각을 기다리다 바다에 빠져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던 전설을 품은, 남근 숭배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곳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남근들이 여기저기 자리하는데 음침하고 퇴폐적이지 않아서인지 그저 웃음만 난다. 여행 동행자 또는 여행의 성격(?)에 맞게 더하거나 빼는 센스를 발휘하자.
젊은 연인들이나 액티브함을 원하는 가족들의 여행이라면 삼척 해안의 가운데 즈음 자리한 궁촌역과 용화역을 오고가는 해양레일바이크도 괜찮다. 궁촌역에서 1일 5회(09:00, 11:00, 13:00, 15:00, 17:00), 용화역에서는 10분차이로 운행한다. 왕복이 아니라 셔틀버스로 이동하는 편도 레일바이크다. 성수기와 주말, 공휴일에는 야간도 1회(19:00) 운행한다.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지난 7월 새로 개장한 대명리조트 삼척 쏠비치다. 푸른 색 지붕의 건물이 해안가에 위치해 산토리니 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최신식 워터파크, 아쿠아월드도 갖췄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삼척과 동해를 잇는 데크 뒤로 추암 촛대바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TIP.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주소: 강원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문의: 033-550-7788, korean.visitkorea.or.kr
체험시설 이용요금: 레일코스터 4인승 3만5000원, 2인승 2만 8,000원, 4인승 3만 5,000원. 미니 트레인 4,000원. 스위치백 트레인 왕복 1만원, 편도 5000원.
여행정보
숙박
- 하이원추추파크 : 강원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 033-550-7788
- 삼척관광호텔 : 강원 삼척시 동해대로 4098 / 033-573-9696
- 쏠비치호텔&리조트 삼척: 강원 삼척시 수로부인길 453 / 1588-4888
음식점
- 하이원추추파크 푸드스테이션: 알밥정식 /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 033-550-7788
- 바다횟집 : 곰치국 / 삼척시 정하동 / 033-574-3543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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