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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여행 코스

智美 아줌마 2016. 4. 3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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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바라본 거제 앞바다. 다도해의 섬들이 늦겨울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와 어울려 절경을 이룬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거제도에는 지난해 5월에 문을 연 '맹종죽 테마파크'가 있습니다. 국내에는 하나밖에 없는 맹종죽 공원이라고 합니다. 부지만도 10만 ㎡로 꽤 넓습니다.

여기서 고사성어 하나. 중국 삼국시대 맹종이라는 사람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에 대나무 죽순이 먹고 싶다고 하자 눈이 쌓인 대밭으로 달려갔습니다. 겨울에 대나무 죽순이 있을 리가 없지요.

대나무 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대나무밭에 주저앉아서 통곡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대나무 순이 돋았다고 합니다. 맹종이 얼른 대나무 죽순을 꺾어 죽을 끓여드리자 모친의 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전합니다. 효를 말할 때 쓰는 '맹종설순(孟宗雪筍)'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거제도 맹종죽 테마파크의 대나무숲. 곧게 치솟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맹종죽은 중국이 원산지로, 흔히 '죽순죽' '모죽'이라고도 부릅니다. 거제도에 맹종죽이 전해진 것은 1920년대. 테마파크에 따르면, 신용우 씨란 사람이 일본에 산업시찰을 갔다가 3그루를 가져와 심은 것입니다.

지금은 거제도 하청면 일대 아무 곳에서나 맹종 대나무숲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맹종죽의 80%가 거제도에 있으며, 특히 맹종죽의 죽순은 단맛이 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테마파크에 들어서면 대나무잎이 내는 특유의 소리가 귀를 간지럽힙니다. 거제 앞바다의 잔잔한 파도소리 같기도 하고, 비단 옷자락이 사각거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테마파크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면 탁 트인 거제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겨울이라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발을 벗고 걸을 수 있는 지압산책로도 있습니다.

맹종죽은 지름이 20㎝ 가까이 자라는 데다, 높이도 20m 이상 됩니다. 숲속에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합니다. '죽림욕장'으로는 국내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또 대나무는 일반 목재보다 배 이상 많은 음이온을 발생시키며, 전자파를 흡수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테마파크 측은 죽림욕을 자주하면 노화와 치매를 예방할 수 있고, 대나무에서 나온 음이온이 혈액을 맑게 하는 것은 물론 신경안정과 피로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자랑합니다. 이만 하면 겨울 끝자락에 죽림욕장을 한번 걸어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벌써 2월입니다. 2013년 첫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 국방부 시계. 손목시계도, 휴대전화의 시계도 흘러가는 것은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지난 몇 년간 유난히 겨울이 추웠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지간히 적응이 될 만한데도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주하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기상청 발표대로라면 이달 초순까지는 예년보다 춥다고 합니다. 그래서 봄이 더 기다려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월이면 겨울 막바지. 거제도에 다녀왔습니다. 거제도 끝자락에 있는 '바람의 언덕'에 서서 따뜻한 바닷바람을 쐴 수 있을까 기대하고 갔습니다. '벌써 봄이 와 있더라'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하시겠지만, 분명 혹한 속에서도 동백꽃이 서서히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봄처녀가 남쪽 바다를 건너올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경남 거제도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해안선의 길이가 386㎞에 이른다. 거제시 행정구역에는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가 포함된다. '넓고 큰, 또 섬이 많은' 거제시에는 대표적으로 알려진 해금강과 외도 외에도 곳곳에 볼거리가 숨어있다.

■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테마 산책로 입구에 있는 소원담장.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부산에서 가자면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도의 끝자락에 있다. 거제시의 상징이라고도 할 남부면 해금강에 닿기 직전 도장포 마을이 나온다. 능선에 있는 마을 표지판을 보고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면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한다. 외도와 해금강을 관광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곳이다. 선착장에서 보이는 언덕, 풍차가 돌고 있는 곳이 바로 '바람의 언덕'이다. 물론 선착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도장포마을에 있는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 이정표를 보고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바람의 언덕은 구조라해수욕장을 비롯해 멀리 외도 내도 공곶이 등 거제 바다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2003년과 2004년께 TV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2009년 11월 이국적 느낌을 주는 풍차가 세워지면서 더 유명해졌다. 바닷바람을 타고 힘차게 돌아가는 풍차의 벽면에는 전국 관광객이 남긴 낙서가 가득하다.

바람의 언덕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마치 남태평양의 어느 작은 섬의 바다처럼 맑은 옥빛을 띠고 있었다. 너무 깨끗해서 바닥까지 보일 정도.

도장포마을에서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의 반대쪽으로 내려가면 경치가 매우 좋아 신선이 놀았다는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대는 바닷가에 큰 바위가 우뚝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형상이다. 시루떡처럼 층층으로 쌓은 듯한 바위가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갓 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갓바위라고도 부르는데, 예전에는 벼슬길이 막혀 있는 서민들이 이 바위에 소원을 빌었다는 전설도 전한다. 신선대 옆에는 몽돌해변으로 알려진, 함목해수욕장이 있다. 겨울 바다를 즐기는 가족 여행객들이 한가롭게 해변을 걷기에 좋다. 특히 정오를 지나 해가 기울기 시작할 오후 무렵 신선대에 닿았다면 유난히 반짝이는 거제의 바다에 넋을 뺏길지도 모른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를 잠시 바라보고 있으면 몽롱한 기분까지 든다.

도장포마을에서 직진하면 해금강이다. 또 마을에는 해금강 테마박물관도 있다. 추억의 옛날영화 포스터를 비롯해 1970~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각종 물품이 전시돼 있다. 소방서 만화방 등을 재연한 곳도 재미있다.

■맹종죽 테마공원과 자연휴양림

   
거제 도장포마을에 있는 바람의 언덕에 풍차가 힘차게 돌고 있다. TV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거가대교를 빠져나가 관포IC에서 약 6㎞ 거리에 있다. 테마공원에 닿기 전에 대나무 숲이 우거진 마을을 잇따라 지나간다.

테마공원에는 1.4㎞에 이르는 산책로가 있다. 대나무 울타리를 따라 걸으면 복잡한 머리가 시원하게 정리된다. '죽림욕장' 이외에 편백 숲길도 빼놓을 수 없는 테마공원의 자랑이다. 이밖에 테마공원 3만 평 부지에는 ▷회상죽(竹)길 ▷모험의숲 ▷전망정자 ▷소원담장 ▷죽지압체험 ▷어울죽길 ▷죽공방 등 곳곳에 이색거리를 조성했다. 미리 신청하면 단체로 서바이벌게임을 할 수 있으며, 대나무와 소나무 등을 이용해 만든 '유격훈련(에코 어드벤처)' 체험도 추억을 남길 만한 곳이다. 전문 레포츠요원의 안내에 따라 타잔처럼 외줄 타기 두 줄 타기 등 모험을 즐긴다.

테마공원 산책로 입구에는 소원담장이 있다. 담장에는 대나무 조각에 기록한 소원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 '늘 지금처럼' '기말고사와 중간고사 모두 올백' '정시에 대학합격' '사랑하는 가족들과 영원히' 등등.

거제자연휴양림은 노자산 해발 150~560m에 걸쳐 있다. 120㏊에 등산로, 야영장, 통나무집, 방갈로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청마 유치환 생가와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거제 산방산 입구 방하마을에는 청마 유치환 기념관이 있다. 1930년대 생명파의 대표 시인이었던 유치환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 그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 2008년 건립됐다. 바로 옆에는 1908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청마 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아담한 초가집이다. 흑백 가족사진이 걸린 액자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인기척이 들릴 만큼 생생하게 복원했다.

생가와 기념관 주변에는 청마의 대표작 '깃발' 등을 새긴 시비와 동상이 서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작은 시골 마을이라 한낮에도 사람의 흔적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늑한 곳이다. 부조리한 혼돈의 시대를 살면서 일생을 고뇌했던 시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념관 앞에는 350년 된 팽나무가 서 있다. 나무 둘레만 3.5m, 높이가 18m다. 청마 기념관을 둘러본 뒤 팽나무를 한 바퀴 돌아보면 세월과 시간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거제는 울산과 함께 세계적인 '조선 도시'다. 일운면 지세포에는 거제의 조선산업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조선해양문화관(거제조선테마파크)이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배, 파피루스선을 비롯해 배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미래의 조선기술은 물론 4D 시뮬레이터로 거제의 바다 밑을 들여다보는 영상탐사관도 놓칠 수 없다. 이곳에는 어촌민속관도 함께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원형수족관에서 관상용 물고기를 실컷 구경할 수 있다.

■해안선 따라 드라이브

남부면 여차 몽돌해변에서 명사해수욕장까지 3.5㎞ 구간은 거제에서도 가장 빼어난 해안경관을 자랑한다. 도로가 좁고, 일부 구간은 포장되지 않은 게 흠이지만 다도해 절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등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이 바다에 그림처럼 떠 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

학동 몽돌해변에서 해금강(도장포)까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꼽힌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에는 동백나무 자생군락지가 형성돼 있고, 벌써 동백꽃이 검붉은 꽃망울을 터트렸다. 곳곳에 야생동물보호 표지판이 보인다. 이곳에 사는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다.


# 거제시 추천 여행코스

- '봄에 꼭 올거재?' 지심도 붉은 동백 소리없는 아우성

   
거제에 뭐 특별히 볼거리가 있을까 하겠지만 거제시가 추천하는 여행코스를 보면 답이 나온다. 최대 2박3일 코스까지 일정이 나와 있다. 거제8경만 대충 훑어봐도 하루로는 턱도 없이 모자란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관 등은 역사 교육 현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달 말이면 지심도가 동백으로 물들기 시작할 것이다.



●당일 코스

   
복원한 청마 유치환의 생가
거가대교↔포로수용소유적공원↔학동 흑진주 몽돌해변↔거제 해금강·외도↔바람의 언덕·신선대↔거제조선해양문화관↔거제맹종죽 테마공원



●1박2일 코스

   
해금강 테마박물관
거가대교↔청마 생가 및 기념관↔산방산비원↔포로수용소 유적공원↔학동 흑진주 몽돌해변↔거제 해금강·외도↔바람의 언덕·신선대↔여차-홍포해변비경↔[숙박]↔거제자연휴양림↔공곶이↔거제조선해양문화관↔능포 양지암조각공원↔대우 또는 삼성조선 견학↔옥포대첩기념공원↔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생가↔거제 맹종죽 테마공원



●2박3일 코스

   
거제 방하마을에 있는 팽나무
거가대교↔포로수용소유적공원↔청마 생가 및 기념관↔산방산비원↔기성관↔거제향교↔여차-홍포해변비경↔바람의 언덕·신선대↔[숙박]↔거제자연휴양림↔학동흑진주몽돌해변↔거제 해금강·외도↔공곶이↔거제조선해양문화관↔대우 또는 삼성조선 견학↔능포 양지암조각공원↔[숙박]↔동백섬 지심도↔옥포대첩기념공원↔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생가↔거제맹종죽 테마공원



●거제8경

거가대교↔여차-홍포해변 비경↔바람의 언덕·신선대↔거제 해금강·외도↔학동 흑진주몽돌해변↔내도↔공곶이↔동백섬 지심도↔계룡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