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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전아트센터 전기박물관

智美 아줌마 2014. 8. 25. 12:10

서울 한전아트센터 전기박물관 한국 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전기의 시작과 끝을 만나다

날씨가 매우 춥거나 매우 더운 계절이면 ‘전력대란’이라는 표현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전기는 공기나 물처럼 평소에는 고마움을 모르고 지나치는 존재지만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전기의 소중함을 알아보기 위해 전기박물관을 탐방해 본다.

건청궁 앞뜰에 켜진 전깃불을 보고 있는 고종과 신하들의 모형

전기가 처음으로 조선 땅을 찾은 날

 

경부고속도로 서초나들목과 양재역 중간쯤, 한전아트센터 2, 3층에 전기박물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방학이나 주말이 되면 체험학습을 하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이 찾아온다. ‘농촌에 처음으로 전깃불이 들어오던 날’ 등 모형으로 꾸며놓은 전시물이 많아서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추억에 젖어가며 전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제1전시실은 전기역사관, 제2전시실은 현대전기관으로 구성됐다.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1층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 내리자마자 전기박물관이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가장 먼저 만나보는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 점등’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재현한 전시물이다. 때는 1887년 3월 6일, 경복궁 후원 건청궁 앞뜰에 세워진 전봇대에 불이 들어오자 고종 임금과 신하, 궁녀들이 깜짝 놀라는 순간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1879년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지 8년 만에 우리나라에도 전깃불이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 당시에는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거처하던 건청궁 앞뜰 향원정 연못가에 세운 전등소에서 3대의 에디슨 발전기를 가동하여 전기를 공급했다. 이것은 당시 아시아에서 매우 우수한 전기설비였다.

탈레스부터 에디슨까지, 전기의 역사

 

인류는 과연 언제 전기의 존재를 처음 발견했을까? 그 시기는 기원전 6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인 탈레스가 장식품으로 사용하던 호박을 심심풀이로 헝겊에 문질러 봤다. 그러자 먼지와 실오라기가 호박에 달라붙는 게 아닌가. 이것이 바로 마찰전기 현상이다. 제1전시실로 들어가서 에너지의 역사 연표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원시동력시대, 자연력시대, 중기력시대, 원자력시대로 나눠 각 시대별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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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왕 에디슨의 초상화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

여기서 퀴즈 하나. '전기 원리를 응용하여 발명한 세계 6대 발명품'은? 정답은 모스의 전신기(1840), 지멘스의 개량발전기(1866), 의 최초 전화기(1876), 에디슨의 1호 유성기인 틴호일 축음기(1877), 에디슨 효과(1884), 테슬라의 유도전동기(1893)이다.

전기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 에디슨이다. 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에디슨의 덕을 보지 않거나 그에게 빚지지 않은 사람을 찾으려면 정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드의 말처럼 우리 주변에는 에디슨의 발명품이 아주 많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바로 소리를 저장하고 재생하는 축음기, 인류를 빛의 세계로 인도한 전구, 그리고 영사기이다. 이 밖에도 에디슨은 전기와플기를 비롯한 생활용품과 딸에게 선물하려고 만든 말하는 인형 등 무려 1,093종에 이르는 발명품을 남겼다.

한편 에디슨의 발명품들 옆에서는 축음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강아지 ‘니퍼’도 볼 수 있다. 이 강아지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과 함께 음악을 듣고 자란 니퍼는 레코드가게 앞에서 축음기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음악이 끝나면 죽은 주인이 자기를 불러주겠지 하면서 밤새 기다리다가 추운 겨울 밤 그만 얼어 죽고 만다. 이것은 실화가 아니라 극작가 프랭크 시멘이 지어낸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 덕분에 축음기가 많이 팔려나갔다. 스토리텔링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축음기 앞에 있는 강아지 니퍼

경성 거리에 전차와 가로등이 들어서다

 

다시 우리나라의 전기 변천사를 살펴보자. 국내 최초의 상업 발전소는 바로 경성에 세워진 동대문발전소였다. 전차 운행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1899년 2월에 건설됐다. 최초의 대중교통이었던 전차는 1899년 5월 4일, 동대문과 흥화문(지금의 서울역사박물관 자리) 구간에 전기철도가 놓이면서 운행을 개시했다. 경인철도가 개통되기 4개월 전이었다.

인력거와 달구지 일색이던 경성 시가지에 전차가 다니는 광경은 크나큰 구경거리였다. 당시의 전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했다. 상등칸과 하등칸으로 구분된 것이 오늘날의 전철과 달랐다. 상등칸은 차량 중앙부에 칸막이와 창문이 달렸고, 하등칸은 창문이 없는 개방형으로 제작됐다.

경성에서는 전봇대가 세워지고 가로등이 달리면서 밤거리를 밝혔다. 그러나 전기가 들어가지 않았던 농촌에서는 어떻게 어둠을 밝혔을까? 그것이 궁금하다면 각종 등잔들에 눈을 돌려보자. 등잔박물관 정도의 소장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양한 조명기구들을 둘러볼 수 있다.

동대문과 흥화문 구간을 달리던 전차

등잔의 높낮이를 조절해서 불을 밝힐 수 있는 놋쇠등잔대인 ‘광명두리’, 부엌 벽에 걸어놓고 사용했던 벽걸이등, 3개의 다리로 촛대를 안정시키고 초가 넘어지지 않도록 테두리가 달린 철제삼촉촛대, 사기나 유리 따위로 된 작은 병에 석유를 담고 뚜껑에 심지를 만들어서 불을 밝힌 호롱, 투명한 유리로 된 등피를 끼운 남포등이 아이들에게는 그저 신기하게만 보인다. 이밖에 1930년대 남한 최대의 화력발전소였던 영월화력, 동양 최대의 수력발전소였던 수풍수력, 1978년에 등장한 고리원자력발전소 모형 등도 생생하게 재현돼 있다.

전기의 근현대사 100년을 따라

 

고종 황제의 초상화가 그려진 전시물이 보이는 곳부터는 ‘전력사업 100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게 된다. 1887년 건청궁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전등불이 밝혀진 이래 고종 황제는 1898년에 한성전기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인 콜브란에게 경영을 맡겼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1901년 충무로 진고개 일대의 일본인 상가 600곳에 공급됐다. 러일전쟁 후 고종은 다시 콜브란에게 돈을 주고 합자회사인 한미전기를 설립했다. 그러나 1906년 일한가스회사에 한미전기가 넘어가면서 고종은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후 1917년에 민족기업인 개성전기, 1919년에 금강산전기 등이 생겨나면서 1930년대 초에는 전국에 걸쳐 80여 개의 전기회사가 난립했다. 조국이 해방되고 나서 남한은 1948년 5·14 단전 사태를 겪었다. 한반도 발전시설의 88%가 북한에 밀집해 있었기에 발생한 사건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남한 사람들은 극심한 전력난을 겪어야만 했다. 전력 확보를 위해 부산, 인천 등의 항구에 미국의 발전함이 도입되기도 했다.

1961년 한국전력이 발족되고 발전소 건설이 촉진되면서 마침내 1964년 4월 1일, 우리나라는 ‘전력 기근’에서 벗어나 ‘무제한 송전’ 시대로 돌입했다. 1973년 석유파동을 겪은 뒤 원자력발전이 추진되었으며, 드디어 1978년 4월 고리1호기가 완공되고 ‘제3의 불’이라는 원자력 시대가 개막됐다.

미래의 전기를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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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함 레지스턴스 모형

발전 원리를 체험해 보는 어린이

전기역사관 관람은 출구에서 스티커 사진을 촬영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은 전기박물관 관람의 기념품이 된다. 맞은편 빛의 터널을 통과하면 현대전기관이다. 전기생활용품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양, 자전거 페달을 밟아 전기를 일으키고 그 힘으로 달리는 전자석자동차,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미래의 녹색 도시, 손잡이를 이용한 발전기 등을 두루 살펴보는 체험 코너가 마련돼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수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양수발전소의 발전 원리도 그림과 모형으로 설명해놓아 이해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2층으로 내려가 친환경에너지 세상을 만나본다. 신재생에너지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에너지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외에도 버려진 쓰레기를 활용한 폐기물발전, 땅 속의 온도 차이를 이용한 지열발전,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밀물과 썰물의 힘을 이용한 조력발전, 파도의 힘을 이용한 파력발전 등도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야 할 분야이다.

원자력발전의 안전한 이용까지 공부하고 박물관을 나오려는데 자판기가 서 있다. 음료수 캔을 하나 빼먹으려 하자 이런 문구가 보인다. “판매용이 아닙니다.” 전기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효율 자동판매기 샘플이다.

갤러리

여행정보

한전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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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 서울성모병원 → 예술의전당 → 외교센터에서 서운로로 좌회전 → 한전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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