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잔액이 부족합니다

智美 아줌마 2010. 9. 12. 20:19
어제 문상 가느라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마침 뒷문 바로 앞에 자리가 나서 앉아 가는데
비는 오락가락 . . .
뭔 비는 그렇게 열심히 오는지 . . .

창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타고 내리는 사람들도 구경하면서 눈과 목이 바쁘게 움직이며 가는데
어떤 아가씨가 바로 내리려는지 뒷문 쪽 기둥을 잡고 선다.

그런데 뒤에서 어떤 인격이 두둑한 아저씨가 나오더니
늠름하게 자리를 잡고 서더니 지갑을 턱 꺼내들고는
아가씨 옆구리를 밀치며 버스 카드 단말기에 체크를 하려고 지갑을 대는데

"잔액이 부족합니다."
낭랑한 아가씨의 음성이 울려퍼지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푸하 . . .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 양반 헛기침을 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슬쩍 돌아 서있는데 그 모습 또한 어찌나 우습던지
속으로 dg게 쪽팔리나보다 생각이 들어 속으로 키득키득 웃었다.

내리면서 카드 체크를 했으면 내리면 그만이였을텐데
아가씨 옆구리까지 밀치면서 폼잡고 찍더니
"잔액이 부족합니다."

아이고 ~ 참나 지갑에 떼돈 들었었나?
버스 요금 900원 결제하면서 뭔 폼을 잡고는
"잔액이 부족합니다." ㅎㅎㅎ

전에 나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그런 맨트가 나오니까 순간 쑥스럽더라구.
나한테만 귓속말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버스 안에 있은 사람들 다 들리게 비밀(?)을 누설해 버리니까
젊으나 늙으나 순간 다 놀란 표정들을 짓더라는거지.

많은 사람들이 경험 해봤을겨.
"잔액이 부족합니다." ㅎㅎㅎ

2010년 9월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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