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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섬마을, 진도군 관매도·거제시 내도·완도군 청산도

智美 아줌마 2015. 8. 25. 12:14

안도·영산도와 함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명품 섬마을’ 선정된 진도군 관매도·거제시 내도·완도군 청산도



호젓하고 깨끗하고, 숨은 매력이 반짝이는 외딴섬 여행.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여행이다. 외딴섬이라도 주민이 살고 있어야 배편이 있고, 그래야 여행이 가능하다. 국내 섬 가운데 유인도는 470개다. 이 중에서 경관 좋고 매력 있는 섬을 찾아내는 방법은 뭘까.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이 선택의 잣대로 삼아볼 만한 게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이 선정한 이른바 ‘명품 섬마을’이다. 해상국립공원 안에 속해 개발이 제한되면서, 자연경관과 환경생태,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전된 섬들이다. ‘명품마을’은 공단이, 공원지역 안에 속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마을 중 경관·문화자원이 많고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된 곳을 골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청산도 상서마을


공단이 4년 전부터 올해 초까지 선정하고 지원해 선보인 ‘명품마을’ 중에서 해상국립공원 안의 ‘명품 섬마을’은 신안군 영산도, 여수시 안도, 거제시 내도, 완도군 청산도, 진도군 관매도 등 5곳. 모두 경관이 좋고 주민들이 합심해 여행객을 맞이하는 곳들이다. 이 중 영산도와 안도처럼 매력적인 여행지로 자리를 잡아가는 섬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찾는 이가 급감한 관매도 같은 곳도 있다. 관매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진도군 관매도는 2011년 가장 먼저 선보인 ‘제1호 명품 섬마을’이다. 국립공원구역 조정 때 대부분의 다른 마을들이 공원지역 해제를 원했지만, 관매도는 오히려 주민들이 경관을 보전해야 한다며 공원지역 유지를 건의해 공원 안에 남게 된 섬마을이다. 120여가구 200여명이 사는 관매도엔 이렇게 주민들 스스로 경관 지키기에 나설 만큼 빼어난 볼거리들이 많다.



관매팔경·곰솔숲·톳 음식 별미 관매도
세월호 참사 이후 발길 끊겨
외도 옆 빛 못보던 내도
청정 자연에서 숙박도 가능
 

내도


관매도 하늘다리


섬이 수직으로 갈라진 아찔한 절벽 하늘다리와 절벽에 깊게 파인 할미중드랭이굴, 그리고 돌묘와 꽁돌 등 ‘관매팔경’이 볼만하고, 300년 묵은 후박나무(천연기념물)도 아름답다. 마을마다 운치 있는 돌담길도 기다린다. 주민들이 안내하는 2010년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생명의숲 선정)으로 뽑힌 곰솔숲 탐방, 톳 채취, 미역 말리기, 조간대 해양생물 탐사 등은 꼭 참가해볼 만한 체험행사다. 유채나 메밀 등 경관작물을 재배해 방문객들에게 철 따라 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먹을거리로는 특산물인 톳을 이용해 주민들이 차려내는 톳칼국수·톳튀김·톳빈대떡 등이 인기다.

하지만 관매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방문객이 크게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0년 4600여명이던 방문객이, 명품 섬마을로 선정되면서 2013년엔 3만9000여명으로 급증했으나, 2014년 4월 이후엔 발길이 거의 끊겼다.

거제도에 딸린 작은 섬 내도는 ‘밖섬’(외도)과 짝을 이루는 ‘안섬’이다. 정원으로 꾸민 섬 외도는 사철 관광객들 발길이 이어지지만, 천연 동백숲이 아름다운 내도는 비교적 덜 알려졌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이 아담한 섬(0.256㎢)엔 7가구 10명의 주민이 산다.

주로 동백꽃이 피는 봄철을 중심으로 연 수천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섬이었지만, 명품 섬마을로 선정된 2011년 이후엔 탐방객이 3배 이상 늘었다. 이 섬의 자산은 곳곳에 숲터널을 이룬 빽빽한 동백숲과 주변 전망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커다란 후박나무도 있고, 선사시대 유적인 조개무지(패총)도 있다.

주민들은 시와 공단 쪽 지원으로 민박집을 손보고 옛길을 정비해 탐방객을 맞는다. 특산물판매장도 마련하고 나무데크 산책로, 전망대와 쉼터 등을 조성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운영하는 커피숍도 있다. 외도가 사람의 손으로 조성한 경관이고 당일 탐방만 허용되는 데 비해, 내도는 원시림 같은 동백숲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청정 자연경관인데다 숙박까지 가능해, 거닐고 쉬고 묵으며 휴식하기에 좋다. 편백숲과 소나무숲도 있다.

이미 ‘힐링의 섬’으로 이름난 완도군 청산도의 상서리 명품 섬마을은 청산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국립공원 속 마을이다. 옛 돌담길(등록문화재)이 아름다운 유서 깊은 마을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양란 사이에 피난민들이 들어와 정착했다고 전해온다. 다랭이논·구들장논에는 희귀한 긴꼬리투구새우가 산다.

청산도는 이미 슬로시티로 지정된 ‘느림·힐링의 청정’ 섬이다. 상서마을에서 운영하는 탐방 프로그램도 슬로길 걷기와 청산도 버스투어, 보적산 트레킹 등처럼 청산도 전체를 묶어서 진행한다. <서편제> 등 영화 촬영지, 나침반도 헷갈리게 할 정도로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킨다는 보적산 자락 범바위, 신흥리 풀등해변 등이 인기 탐방지다.

상서마을 주민들 안내로 해초두부·해초비빔밥·톳전복비빔밥 등을 직접 만들어 먹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각 시·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