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떠나는 여행

눈 덮힌 민둥산

智美 아줌마 2011. 12. 2. 01:34

http://hompy.sayclub.com/hp_board.nwz?tbtype=T&act=read&targetmsrl=36472379&bsrl=36&page=8&aseq=796619629

얼마 전 강원도에 첫 폭설이 내렸다고 했다.
강원도민들 눈이라면 징글징글하겠다.

올 년초에도 100년만에 폭설이 내려 난리도 아니였다는데
겨울이 시작되자마자 또 엄청나게 눈이 왔다니 죽을 맛이겠지만
난 눈이 왔다는 뉴스를 듣고 바로 눈보러 갔다.
퍽!! 아쿠야 ~ 강원도민께서 눈을 던지시네. ㅎㅎㅎ

지난 겨울 여행길에서 혼자 민둥산을 간다는 고딩을 만났는데
그 친구도 폭설이 내렸다고해서 눈보러 민둥산을 간다고 하였는데
아이젠이며 눈 산을 산행하기에 준비가 덜 되어 걱정했던 기억이 나서
나도 민둥산을 가기로 하고
역시 밤 꼬박 새우면서 짐을 꾸려 새벽 6시에 집에서 출발 청량리로 향했다.

강릉행(민둥산) 첫 열차가 생각보다 늦은 시간 7시여서
하산할 때 시간이 너무 늦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민둥산 높이가 해발 1,117m이지만
그 주변 지역들과 같이 해발 530m부터 산행이 시작되어서
산행하는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았다

아, 그런데 민둥산역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내렸나 하고 돌아봤더니 옴마야, 마을 주민 서너 사람과 산행하는 사람은 달랑 나 혼자 . . .
아니, 사람들 설산에 안오고 뭐 하는겨? 그래서 민둥산 혼자 점거하고 돌아왔다. 나 미친겨? ㅎㅎㅎ

 

잠을 못자고 나갔어도 잠이 들지 않고 눈을 감고 가다가 순간 눈을 떴더니 해가 떠올라 있었다

 

7시 출발한 열차는 10시 40분에 민둥산역에 도착하였다.

민둥산역에서 내려다 본 증산리, 생각보다 마을이 작다.

민둥산역 계단을 내려오면 약수터가 있는데 두위봉은 정선, 사북, 영월을 걸쳐있는 산으로 높이가 1,466m라고 하는데 봄에 철쭉이 유명하다고 한다.

왼쪽으로 휘어진 이 길을 따라 쭈 ~ 욱 직진을 하는데 등산로 입구까지 대략 1.6km정도 된다고 하니까 살방살방 두리번 거리면서 걷다보면 도착하게 된다

 

산 봐라,  앞산은 초록이요 뒷산은 백설이라

눈이 오거나 말거나 개울물을 제 갈 길로 흘러가고 . . .

 

걸어왔던 길을 돌아 본 풍경

앞으로 걸어가야하는 길 풍경

증산 초교로 건너는 다리 위에서 . . .

저 길을 건너 굴다리 밑으로 들어간다.

굴다리의 벽화

등산로 입구에 있는 증산초교

민둥산은 강원도 정선군 남면과 화암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117m로, 산의 이름처럼 정상에는 나무가 없고, 드넓은 주능선 일대는 참억새밭이다. 능선을 따라 정상에 도착하기까지 30여 분은 억새밭을 헤쳐 가야 할 정도이다. 억새가 많은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게 하려고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억새에 얽힌 일화도 있다. 옛날에 하늘에서 내려온 말 한 마리가 마을을 돌면서 주인을 찾아 보름 동안 산을 헤맸는데, 이후 나무가 자라지 않고 참억새만 났다고 전한다. 억새꽃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까지 피며, 해마다 10월 중순에 억새제가 개최된다. 산 자락에는 삼래약수와 화암약수가 있다

건너편에 등산로 입구, 이제 산행 시작

폭설이 내렸다는데 초록이다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쑥같이 생겼지만. . .

민둥산은 등산로를 두 길로 나뉘는데 경사가 완만한 길과 경사가 가파른 길, 나는 완만한 길로 . . .

조금 오르다보니 설산이 보이는데 민둥산에서 가리왕산, 함백산, 태백산이 보인다지만 난 알 수가 없으니 그저 셔터만 누를 뿐이고 . . .

완경사 길은 민둥산 둘레로 오르는 길이고 급경사 길은 수직으로 오르는 길이다

완경사 길이라고는 하지만 1,117km까지 오르려면 경사도가 제법있다

햐 아~ 설산 봐라. 쥑이지 않는가?

흐메 ~ 증산리 일대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증산리가 참 아늑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쭉쭉 뻗은 삼나무 군락지를 지나서 . . .

오솔길을 걷는 느낌으로 오르는데 올라갈 수록 눈이 점점 더 쌓여있다

 

더 이상  그냥 걷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이 바위 아래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계속 오른다.

 

바람이 한번씩 심술을 부려 나뭇가지 눈들을 털어 옴팍 뒤집어 쓰게 하고 . . .

오예 ~ 멋져부러

 

오르는 길에 가끔 고드름이 눈에 띈다

얼레? 눈이 얼마나 왔기에 나무들이 부러져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나무들이 아직 눈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 더 아름답다

사진 찍는다고 하다가 뒤로 자빠져도 나는 몰라.

엄마야 ~ 이를 어째, 여긴 산사태다. 여러 나무들이 부러져 길을 완전히 막아버려서 순간 되돌아가야하나 망설이다보니 전날 산행 사람의 발자국이 산 위로 나 있어서 나도 그 사람들 발자국 따라 넘어갔다.

지난 겨울 태백산 산행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넘 멋있고 아름다웠던 . . .

 

흐미 ~ 여기도 또 나무들이 부러져서 길을 막고 있다. 이번 민둥산 산행하면서 나무 타기 많이 했다

다행히 어제 산행한 사람들 발자국이 있어 산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림을 그린 듯 이렇게 아름답게 그릴 수가 있을까?

나무가지 사이로 해가 맑갛게 비추는데 사진으로는 잘 안보인다.

앗!! 발자국이 사라졌다. 어메 ~ 어쩐다냐. 사방을 살펴봐도 발자국이 없다. 순간 가슴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디만 침착하게 주변을 살려보니까 약간 아래로 희미하게 보인다. 휴 ~ 살았다.

다시 발자국 따라 올라간다. 어떻게 산행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안보인다냐, 사람이 보고싶다

 

멋있지 않냐? 에구구 ~ 올려 보다 진짜 뒤로 자빠질 뻔했다. ㅎㅎㅎ

눈이 쌓이기 전에는 산행하는 사람들이 잠시 앉아 쉬었다 갔겠지?

생각보다 눈의 무게가 엄청 무거운가보다. 큰 가지들이 막 부러져 있다. 안타까웠다. 어떻게 미리 보호대를 설치해주었으면 안되었을까?

 

 

아, 드디어 뭔가가 보인다

멋있다. 가슴이 탁트이는 이 느낌

 

 

전망대도 있었는데 눈이 많이 쌓여 패스 ~

 

억새 군락지

오르면서 왼쪽 풍경

 

오른쪽 풍경

조오기까지 올라가면 억새 능선에 도착한다

사진으로만 봤던 억새길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멀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보라가 삽시간에 날리더니 앞이 안보인다. 바람은 왜 그렇게 심하게 부는지 인중 샷도 못하고 아쉽게 그냥 내려왔다. 내가 조금만 가벼웠으면 날아갔을 겨. ㅎㅎㅎ

이제 저 아래로 내려간다

눈보라때문에 시야를 가리고 있다.

올라오던 산 넘어 풍경

능선 길 끝에서 급경사 하산길이 시작된다

 

능선 끝에 도착

능선 끝에서 정상쪽을 바라보았다

억새가 억수로 좋구먼

 

아, 증산리 마을이다

 

이제 급경사 하신 길 시작이다

 

 

내려가는 길이 조금 가파르지만 완경사로 둘러 내려가는 것보다 훨씬 길이 짧고 괜찮다.

 

증산리 마을 진짜 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천혜 조건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겠지

 

완경사길과 급경사 갈림길이 나왔다. 이제 거의 다 내려온 듯

왼쪽 끝 하얀 산봉우리가 정상이고 오른쪽 끝으로 내려왔는데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와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