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女.親들과의 영주 나들이
智美 아줌마
2006. 9. 20. 00:24
새벽 2시가 되어서 집에 돌아와 女.親들과의 영주 나들이를 위하여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띠리리 띠리리 ♪♬ ~ 아고 ~ 일어나야 되는데 . . . 틱! 태풍 "산산"이 대한 해협을 지나 어쩌고 저쩌고 . . . 6시 15분 TV이 켜지는 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이런 ~ 5시30분에 깼다가 다시 잠이 들어 버린 것이다. 허둥지둥 마음이 바쁘다. 짱구 ~ 일어나야지. 아들을 깨우고는 전 날 대충 생각해 둔 장비(?)를 주섬주섬 챙겼다. 비가 온다니까 우산과 우비를 챙기고 고구마를 캐려면 호미도 준비해야겠고 고구마 가지고 오려면 어디다 담아 와야 편할까하고 생각하다가 바퀴 달린 장바구니가 제격인것 같았다. 영주에는 친정 이모가 살고 계시기 때문에 영주에 가면 이모와 헤경이를 다 만나고 온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모한테 들려 매실액과 된장도 좀 가지고 오려면 장바구니가 딱인 것 같았다. 일단 준비는 끝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처음 약속을 할 때는 8시20분에 만나자 했는데 어제는 8시 40분에 만나자고 메시지가 왔었다. 어느 모임에든 늘 따라 다니는 "Korean time"이 있잖은가 오늘 약속도 8시 40분에 만나면 9시 30분이 넘어야 출발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영주행 시간표를 확인하고 출발을 하였다.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인 학교로 가다가 정시에 출발을 해서 가면 이모한테도 잠깐 들렸다 올 수 있겠지만 출발이 많이 늦어지면 못 뵙고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뚝섬역에서 내리지 않고 강변역 동서울터미널로 바로 갔다. 8시15분 차는 막 출발을 해버려서 다음 차 8시45분차에 몸을 실었다. 출발과 함께 로즈 현숙이한테 전화를 했다. 나 먼저 고속 버스 타고 출발했다고 . . . 말순이가 대신 전화를 받으며 현숙이와 그쪽에서 출발을 했는데 출근 시간이라 차가 밀려 고속도로 진입이 힘들다나? 미안하지만 좀 기다리란다. 참내 그러면 학교앞에는 언제 도착하냐고요. 역시 강변역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고속 버스를 타고 가다가 곤지암 부근에서 갑자기 차가 밀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운전 기사 아저씨는 사고 났나? 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가 보니 미군 차량 십여대가 무슨 이유인지 한 쪽 차선을 막아 놓고 있어서 병목 현상으로 차들이 밀려 버린 것이다. 그곳을 벗어 나자 기사 아저씨는 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원주쯤 가는데 비가 오는 것이였다. 현숙이한테 전화를 했다. 빗길 운전 조심해서 내려오라고 . . . 가는 동안 많은 비는 아니지만 계속 비가 내렸는데 영주에 들어서니까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다 비가 오지 않았다. 영주의 날씨를 현숙에게 메시지로 알려 주었다. 날씨가 좋으니까 걱정하지말고 내려오라는 마음에서 . . . 11시 20분쯤 영주에 도착해서 혜경이한테 이모집에 들렸다 가겠다고 전화를 하고 이모집으로 갔다. 늘 다정한 이모 내외분이시다. 다른 때와 마찮가지로 매실액과 된장, 참기름, 밤. . . 이것저것 챙겨 주신다. 옆에서 이모부는 더 챙겨 주라고 거드신다. 그렇게 이모내외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헤경이한테 전화가 왔다. 명옥이가 집에 와있으니까 건너 오라고 . . . 이모가 챙겨준 것을 담은 장바구니를 끌고 헤경이 집으로 갔다. 명옥이와 헤경이가 반겼다. "어머, 명옥아 반갑다. 어릴적 모습이 많이 있네"하니 명옥이가 그러냐면서 반가워 하였다. 여러번 얘기는 들었지만 명옥이와의 만남은 처음이였다. 셋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목빠지게 女.親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어디쯤 왔을까 궁금해 전화하니 원주 지났다고 . . . 단양 휴계소에서 볼 일들 보는 중이라고 . . .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해서 빨리빨리 오지 배고파 죽겠다고 명옥이가 보챈다. 학교에서 오전 강의를 마치고 바로 온 터라 배가 고프단다. 강의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나는 중학교 특활지도 교사로 일을 몇 년 해봤기 때문에 몇 시간 떠들고(?)나면 목도 칼칼하고 출출해지는 것을 안다. |
여차여차해서 2시가 되어 女.親들이 도착을 하였다. 혜경이가 마련한 혜경이 친구 식당으로 가려고 차에 오르니 아니, 차안에 김밥이 있지 않은가 "뭐야? 느그들 김밥 사먹으며 내려 왔냐?" 하니 사연이 많은 김밥이라고 깔깔대며 얻은 거란다." 사연인즉 단양 휴게소에서 대구가는 관광버스 기사와 경애가 뺑뺑이 한 바퀴 돌고 얻은 거란다. 참내, 저 아짐마들을 누가 말리겠는가 ㅎㅎㅎ 식당에 도착해서 생고기와 진수성찬을 맛있게 먹고 고구마밭으로 갔다. 봉화에 있는 밭에 도착하자마자 혜경이 "어머, 내 정신 좀 봐. 열쇠를 안가져 왔어. 정자(작은 한옥 한채)안에 우리들이 쓸 호미, 장갑, 장화들을 아침에 와서 다 준비 해놓고 갔는데 . . ."하며 다시 집으로 갔다. 나는 미리 호미와 담을 봉지를 준비를 해간 터라 고구마를 캐기 시작하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구마 캐러 간다고 했더니 자기네들도 몇 개 맛볼 수 있냐고들 하고 가까이에 사는 불량주부네 살림에도 보태 줘야 했기에 열심히 캤다. 고구마 줄기를 좋아하는 최현숙이와 몇 몇 女.親들은 고구마 줄기를 뜯으며 헤경이를 기다렸다. 잠시 후 혜경이가 도착하여 도구들을 갖다주자 女.親들도 고구마를 캐기 시작하였다. 한꺼번에 모아 똑같이 나눠 갖자는 문정애와 용녀의 말에 나는 "각자 자기가 가져갈 건 자기가 필요한 만큼 알아서 캐 가. 나는 주변 사람들것 까지 챙겨야 되기때문에 많이 캐가야 돼" 했더니 욕심 많다고, 욕심 부린다며 재미로 캐는 거지라며 "고구마 많 ~이 먹어라" 하며 嘲 笑 섞인 말을 한다. 졸지에 욕심쟁이 됐다. 나는 내가 가져 간 큰 봉지로 2개를 가득 캤다. 한 봉지는 내가 가져오려고 챙기고 다른 한 봉지는 女.親들 나눠 가지게 했다. 그런데 고구마 캐는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 포기밑에 고구마들이 꼿꼿이 서있는데 왠만큼 흙을 파고 잡아 당겨도 잘나오지가 않았다. 쭈그리고 앉아서 힘(?)을 쓰다보니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고 팔도 아파 힘이 들어 지칠 지경이였다. 그래도 다들 힘들다하면서도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고구마 밭에 웃음꽃을 가득 피웠다. |
정찬이는 앞으로 고구마 살 때 덤으로 하나 더 달라고 말하지 않겠다며 농사 짓는 사람들의 힘든 것을 염려 하였다. 그렇게 열심히들 고구마를 캐가던 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비온다며 그만들 캐자고 하며 女.親들은 밖으로 나갔지만 최현숙이와 나는 조금 더 캐고 내려왔다. 우리들이 고구마를 캐는 동안 혜경이는 단호박과 나물을 뜯어 한아름 내려다 놓았다. 한가지라도 더 챙겨주려고 애쓰는 혜경의 마음이 너무 예쁘다. 다들 한 보따리씩 챙겨 서울로 돌아오려고하니 명옥이가 아쉬운듯 문경가서 저녁 먹고 자기 오피스텔에 가서 차 한잔들 하고 가란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문경으로 갔다. 문경에 도착해 한식 부페에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명옥이 오피스텔로 갔다. 차 한잔을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9시에 혜경이와 명옥이를 남기고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피곤을 잊은 채 즐거움 가득하니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천호동)에 도착하니 11시 10분쯤 되었고 그곳에서 최현숙이와 정찬이와도 아쉬운 작별을 하였다. 그리고 경애와 나는 군자역에서 내려 경애를 먼저 택시 태워 보내고 나는 집쪽으로 오는 버스를 탔다. 무거운 것을 들고 낑낑대며 버스를 타고 내리면서도 마음은 가벼웠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려 장바구니에 고구마 올려 묶어 끌고 오는데 어찌나 무거운지 바퀴가 잘 굴러 오지 않아 힘이 들어 숨이 차 헉헉거렸다. 도저히 혼자 집에까지 끌고 오려니까 너무 힘이 들어 집에다 전화를 했다. 잠시 후 아들 녀석이 나와서는 졸려 자려는데 누나가 나가라고 해서 나왔더니 너무 무거워서 끌고 오다가 잠이 다 깨버렸단다. ㅎㅎㅎ 집에 들어오자마자 강쥐들이 반갑다고 난리지만 내몸이 너무 힘들다보니 보듬어 주지도 않고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까 허리가 뻐근하니 아프고 팔도 아프고 손도 부어 만사가 귀찮아 그냥 소파에 하루종일 드러 누워있다가 가져 온 고구마를 이집 저집 나눠 주려고 봉지에 골라 담아 놨다. 모처럼 한 11명의 女.親들과의 나들이로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돌아왔다. 작은 터밭이지만 이것 저것 심어 가꾸는 혜경이의 農心에 찬사를 보내며 좋은 경험 하게하고 우리들에게 나눔을 준 혜경이에게 고마움을 전한 그리고 김기사(말순)와 이기사(로즈) 운전하느라 수고 많이 했다. 가져 간 고구마 맛있게 쪄 먹어라. ㅎㅎㅎ |
2006년 9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