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함께 해서 좋은 사람들

智美 아줌마 2012. 8. 10. 14:48
병원에 입원을 한다고 하면 걱정을 할까 봐
나도 더위 피하러 간다고 하고선 입원을 하였다.

이 사람 저 사람한테 광고할 일도 아니여서
진찰 받으러 다닐 때 옥영이와 만나고 전화 통화 하다보니
옥영이는 입원을 알게 되었는데
먹으면 안되지만 팥도너츠가 어찌나 먹고 싶던지
옥영이가 다음 날 사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다음 날 온다더니 복날이라고 삼게탕 끓여 먹느라 오지 않았다고 . . .
woo ~ c  삼계탕 혼자 먹었어?
"나도 삼계탕 줘 ~ " 하고 문자를 날렸더니
"닭이 한 마리밖에 없어서 한마리 가지고 닭죽 끓여 먹어서 없으니까
너는 팥도너츠 사다줄게." 한다.

그래도 "나도 삼게탕 줘 ~" 하고 문자를 또 날렸더니 팥도너츠를 사가지고 왔다.
"뭐여?  빠리바게트에서 사와야지, 이 건 맛이 없는 거잖아." 하니
"빠리바게트고 뭐고 빵집이 있어야말이지.
석게역 주변을 다 뒤져서 사왔으니까 그냥 먹어." 한다.

마침 창동 솔향이 먼저 문병(?)을 와 있었는데
"사다줘도 투정이네." 하며 거든다.
"에이 ~ 뻣뻣하니 맛이 없잖아." 궁시렁 거리면서도 하나를 다 먹었다.

"병원에 있으면서 응석만 늘어가지고 투정이야" 한다.
ㅋㅋㅋ 그려, 병원엔 아무나 입원하나?
있을 때 맘껏 투정부려야지.

그렇게 셋이서 웃고 수다를 떨다보니
내가 물리치료실에 가야 될 시간이라 다들 가게 되었는데
솔향 봐라.
"빠리바게트 팥도너츠 사먹어" 하며 거금이 든 금일봉(?)을 주는게 아닌가

뭐여? 뭐여? 더운데 온 것만해도 어딘데 이런 걸 주면 어케? 하고 마다하니
기어코 찔러 넣어주고 간다.
솔향이 가까이에 사는 것만으로도 여러 모로 좋은데
이런 데까지 마음 써주다니 . . .

그래서 오늘 솔향 마지막 휴가(?) 날이여서 같이 밥 먹고 영화 보자고 했다.
옥영이도 함께 . . .
식이요법을 해야 되서 메뉴를 샤브샤브로 하고
같이 만나 배부르게 먹고 몰래 찰떡도 싸오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함께 있어서 행복한 사람들이다.
이래서 친구가 좋은 게 아닐까

P.S : 누구는 문병 온다고, 전화 한다더니 펑크내고 . . .
누구는 복숭아 병원으로 택배 보내준다더니 공수표 날리고 . . .
어이 ~ 그러는 거 아 ~녀.
나, 한 달 삐짐이니까 알아서 혀.

그리고 내가 식이요법을 해야 되서
문병용 먹거리를 사오지 못하니까 오는 사람마다 현금 봉투를 주네

수입이 짭짤해서 더 입원해 있었으면 여행 경비 충분히 모았을텐데
밴딩이 퇴원 시키러 온다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퇴원을 했더니
아. 깝. 다. ㅎㅎㅎ

2012년 8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