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내일 일은 난 몰라요

智美 아줌마 2011. 11. 23. 13:53
저녁밥을 먹고 난 후 컴을 하던 짱구가 뜬금없이 하는 말
"엄마, 엄마는 내가 10년 후에 어떻게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엄마가 어떻게 알아, 단지 잘 되어 있기를 바라뿐이지."
가끔 짱구는 엉뚱한 질문을 잘 한다.

내일 일도 모르는데 10년 후의 일을 우째 알겠노.
짧은 대화가 오고간 후 내 입안에서 맴도는 노래가 있다.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도 입안에서 뱅뱅 흥얼거린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불행이나 요행함도 내뜻대로 못해요.
험한 이 길 가고가도 끝이 없고 곤해요
주님 예수 팔내미사 내 손 잡아 주소서
내일 일은 난 몰라요 장래일도 몰라요
아버지여 날 붙드사 평탄한 길 주옵소서》

학창시절 얼마나 많은 날을 아파하고 두려워했던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부딪히는 어려움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날들 . . .
불투명한 나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조바심 . . .

그렇게 아파하고 두려워 한들 나의 앞 날을 알 수 없는 것인데
그때는 왜 그렇게 고뇌하고 힘겨워 했는지 . . .
젊은 날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위안을 얻곤했다.

한 시간, 하루 일도 모르고 사는게 인생이니
그저 주어지는대로 최선을 다 하며 살면되는 것인데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서 미래 걱정만 하고 있었으니
무슨 꿈인들 이루워졌겠는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하면
나의 미래를 조금은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공부하는 시간보다 고뇌 속에 빠져 허우적 공상만 하고 있었으니
앞날이 캄캄했겠지. ㅎㅎㅎ
짱구의 엉뚱한 질문에 잠시 과거를 되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어본다.

2011년 11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