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비자금 털던 날

智美 아줌마 2011. 8. 19. 23:43
며칠 전 새벽에 느닷없이 컴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더니
그로인해서 파워가 또 나가버렸다.
우째 이렇게 컴이 자꾸 말썽인지 . . .

싸가지가 쓰던 것 물려 받아 짱구가 쓰면서
이상 있을 때마다 교체해가며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최근 들어 자꾸 컴이 말썽을 일으키니까
이참에 걍 새 컴으로 교체를 했음하는 마음인데

짠돌이 짱구 아빠가 새 컴으로 교체해줄 것 같지는 않고
이번에도 파워가 되든 뭐가 되든 교체해주고 쓰라고할 게 뻔한데
생돈 들여 사자니 그렇고 그냥 쓰자니 그렇고 . . .
그러다 생각한게 그동안 비자금으로 모아모아 두었던
저금통들을 털기로 했다.

나중에 비자금으로 써야지하고 저금통 하나하나 만들어 모아오고 있었는데
그냥 저금통에 넣어두면 이자 느는 것도 아니고
가지고 있으면 더 모이기는 하겠지만
국가적으로 생각해보면 집집이 동전 다 모아 가지고 있으면
한국은행에서 새 동전을 자꾸 만들어 내야하지 않는가
나 애국자 . . . ㅋㅋㅋ

그런 저런 이유를 생각해봐도 저금통을 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래서 저금통을 한 곳에 다 모으니까
가득 찬 것이 9개, 이제 1/4 정도 찬 것이 한개였는데
넣고 있는 것 하나는 빼고 꽉 찬 것 9개를 털기로 했다.

에이 ~ 조금 아깝긴 한데 . . .
그러나 과감하게 한 마리씩 잡기 시작했다.
좌르르륵 좌르르륵 . . .
돈 쏟아져 나오는 소리에 이게 얼마나 될까?

한 2,30만원은 나올까 하고 세게 시작하니
생각보다 500원짜리가 제법 들어있어 꽤 되는 것 같았다.
짱구와 싸가지하고 셋이서 분리하고 세니까
우와 ~ 433,200원이나 되었다.

기본 사양으로 하면 3십만원 밑으로 살 수 있지만
짱구 겜을 할 수 있게 하려면 사양을 좀 높여서 사야되기 때문에
대략 50만원 정도는 들어야 조립 가능하다고 했는데
비자금 털은 돈으로 컴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참에 내 비자금으로 컴을 사는 것이니까
그동안 짱구 컴 쓰면서 비키라고하면 두말도 못하고 비켜줬는데
이제는 내가 컴 주인이 되는것이니까
짱구가 컴 비키라고해도 내가 안비켜주고 버틸 수 있다는 것 . . . ㅎㅎㅎ

짱구한테 앞으로 주객전도 되는 상황을 얘기하니까
의외로 쉽게 받아드리는 것이였다.
그 말을 듣고있던 싸가지가
"짱구,  그럼 너도 5만원이라도 보태, 그럼 1/10 정도는 너 권리 주장할 수 있잖아."
"나 지금 돈 없는데 . . ." 아쉬운지  말끝이 흐려진다.

그렇게 저금통 털어 놓은 동전을 은행에 들고 가는 것이 불가능해서
장바구니 손수레에 담아 은행까지 끌고 가서
은행 동전 교환 기계에 넣고 입금 처리하는데
내가 너무 많은 동전을 먹였는지
기계가 그만 과식을 해서 한 주먹만큼 남겨두고 더 못먹겠다고 버틴다.

청원 경찰서 아저씨 기계 열어 동전들  꺼내고
동전 교환하러 온 사람들 뭐이리 시간이 걸리냐고 투덜투덜 . . .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나마 내가 동전이 많아 시간 걸리니까 두 사람이나 먼저 하라고 양보를 했는데 . . .

은행 여직원이 양보하지말고 그냥 계속하라고
그러다보면 내가 자꾸 뒤로 밀려서 오늘 안에 못해가는 수가 있어요. 하며
여태껏 이렇게 양보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아무리 많아도 자기 것 다하고 간다며 기분 좋게 웃는다.

그런데 두번째로 양보해준 사람이 하다가 이물질인지 불량동전이 있었는지
한 참을 멈춘 채로 있다가 다음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시간이 좀 걸리긴했는데
어차피 양보한거니까 어떻게 하겠는가
나중에 그 여직원이 나와보더니 아직도 못했어요? 하며 걱정어린 말을 하며
그냥 하셨어야되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네요. 한다.

그래도 나야 바쁜 일 없으니 그냥 시원한 은행에서 피서했다 생각하고 돌아왔는데
저녁에 짱구 퇴근해서 하는 말
"엄마, 나 월급 나왔는데 . . ."

"월급? 나왔는데 어쩌라고? 그 돈이야 너 교통비하고 용돈 쓰면 되잖아." 하니
"나 5만원 보탤 수 있는데 . . . " 한다.
새 컴 바꾸면 컴 못쓰게 할까봐 걱정이 되는지 5만원 보탤 수 있다고 한다.
아이고 ~ 참나 . . . 내가 짱구때문에 웃는다. ㅎㅎㅎ

이제 싸가지가 새 컴 주문하면 한동안 컴이 말썽을 부리지는 않겠지.
늘 물려받아서 쓰다가 비자금 털긴 했어도 새 컴으로 할 생각하니 기분 dg게 좋다.
행여, 짱구 아빠 컴 보고 뭐라하지나 않으려는지 . . .
그러기나 말거나 기분 좋다. ㅎㅎㅎ

아, 그런데 그동안 비자금으로 나를 흐뭇하게 했던
저금통들과 동전 무더기를 인증샷 해두었는데
사진까지 올리려고 컴에 옮기던 중 베터리가 방전되어
파일이 다 날아가고 메모리 카드까지 손상을 입어 구제불능이 되었다.

도대체 이 돌머리 쥐어 박고싶은 심정이다.
퍽!!
아야 ~ 그렇다고 진짜 쥐어박네
누구야 걸리면 dgs ~

떠나보낸 녀석들 대신 새로 즐거움을 줄 녀석들

2011년 8월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