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내 아이들은 어떤 결정을 할까?

智美 아줌마 2011. 3. 25. 23:08
전에는 텔리비젼을 잘 안보는 편이였는데
요즘들어 자주 보는 드라마들이 있다.
그 중에 "반짝반짝 빛나는"을 우연히 재방송을 보게된 후 챙겨보고 있는데
보신 분들은 어떤 내용인지 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줄거리를 조금 설명해보겠다.

간단히 말해서 부잣집 딸과 가난한 집의 딸이
출생 당시 병원의 부주의로 아기가 바뀐 것인데
28년이 지난 후 우연히 가난한 집에서 자란 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금의 부모와 혈액형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태어났던 병원에 찾아가서 확인한 결과
병원의 실수로 아기가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

가난한 집에서 자란 딸은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하며 자랐고
가난한 엄마의 반대로 대학 진학을 원했지만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야했으며
가난한 집안의 딸이여서 사랑하던 남자에게서까지 버림을 받게 되었는데
버림 받게된 이유가 애인이 사법고시를 패스하면서
우연하게 부잣집에서 자란 딸과 선을 보게된 후 마음이 변한 것이였다.

그런데 가난한 집에서 자란 딸은 아무 희망도 없는 절망감에 빠져있던 중
친부모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부모가 부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가난한 집에서 자란 딸은 친부모한테 가서 신분 상승을 하여
배신한 애인한테도 복수하고싶고
부잣집에서 자란 딸과 우연히 만났을 때
무시하던 것을 되돌려 주고싶은 마음에서라도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하지만
부잣집에서 자란 딸은 자신이 가난한 집의 딸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궁상맞고 가난한 친부모에게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가난한 친부모 친딸인 것을 거부하고 부잣집 딸로 살고싶어 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이 경우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보았다.
기른 정이 아무리 크다해도 몰랐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친자식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잣집에서 자란 딸은 청천벽력이겠지만
남의 집 귀한 딸, 지지리도 고생 시켰다는 미안함에
친부모에게 돌려보내 엇갈린 운명을  되돌려줘야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잣집에서 그동안 자기 운명과 다르게 호강하고 잘 살았으니까
더 이상 욕심내지말고 원래 그 자리에 있어야될 사람에게 돌려줘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드라마 얘기를 좀 하자면
부잣집 엄마는 기른 정도 놓을 수 없고
고생 속에서 자란 친딸을 더 이상 그렇게 살게하고싶지 않아서 친딸까지 데려오고싶어
두 딸을 다 데리고 있겠다고 말하고

가난한 집의 엄마 역시 기른 정이 크지만
은연 중 핏줄이 당겨 친딸이 가난한 자신의 집에 오면 고생할 것 같아
미안해서 차마 오라고도 못하고
이렇게 못배우고 찌들게 가난한 못난 엄마인데 어떻게 친엄마라고 나설 수 있겠냐고 한다.

가난한 집안에서 큰 딸에게 그냥 이대로 살면 안되겠냐고
고생모르고 부잣집에서 자란 딸이 어떻게 이런 가난한 집에서 살 수 있겠냐고 . . .
여기서 난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 자식인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내 자식이 부잣집에서 그냥 살았으면 하는
가난한 엄마의 모성이 엿보이고
부잣집 엄마는 친딸이 아니라도 기른 딸도 놓을 수가 없고
그렇다고 친딸 또한 절대 놓을 수 없는 기른 정, 낳은 정이 절절하여
재력이 되는 만큼 아이들 장래를 위해서 두 딸을 키웠으면 하는 것이다.

사실 내 입장이 가난한 엄마의 입장이다보니
가난한 엄마 입장에서 어필해 보면
내 자식이 그동안 부잣집에서 호강하며 잘 살았지만

그래도 친부모한테 와야된다는 생각이 들고
남의 자식 고생 시켰으니 더 이상 고생을 시키면 안된다는 생각에
부잣집 부모에게 보내야된다는 생각을 한다.

흔히들 천륜이라는 것을 말한다.
핏줄이라는 것 어찌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딸들 생각해서 두 딸들을 부자 부모한테서 살게 하고싶은 생각도 들지만
부잣집 부모가 두 딸을 다 데리고 산다해도 두 딸은 절대 같이 살지 못한다는 것 . . .

친딸은 친딸나름대로 친권을 주장하며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할테고
기른 딸은 아무리 친딸이 있어도 그나름대로 그동안 함께한 정으로
부모의 사랑이 나뉘는 것을 용납할 수없을테니까

그래서 이런 경우 부잣집 부모가 재력이 있으니
기른 딸을 그렇게 가난한 집에 보내기 쉽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친딸을 그런 환경에 그냥 살게할 수 없어 데려온다해도 빚어질 파생이 크기 때문에
아예 두 딸을 각각 오피스텔을 얻어주고 양쪽 부모가 편하게 드나들면서
딸들을 만나고 챙겨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핏줄 쪽으로 당기게되지 않을까. 결혼도 할거고 . . .

글을 쓰면서도 참 할일이 없다 내가 . . .
드라마를 보면서 뭐 이런저런 생각을 다 하나. ㅎㅎㅎ
그래도 짱구한테 물어봤다.

짱구, 짱구가 부잣집 아들이였지만
병원의 실수로 아기 때 바껴서 가난한 집에서 자라게 되었는데
나중에 친부모가 따로 있고 부자라고 했을 때
짱구 넌 어떻게 하겠니? "

"음, 내가 그런 경우라면 그냥 길러준 부모 집에서 살거야." 한다.
"왜? 지금 사는 집은 가난하고 친부모가 부자니까 너 운명이 바뀔 수도 있잖아?
그런데 그냥 가난한 부모하고 살겠다고?

"응, 그동안 길러줬으니까. 친부모는 같이 안 살아도 친부모 만나며 지낼거니까.
그리고 내 운명은 내가 바꿀거고 내가 바꿀 수 있으니까." 한다.
의외의 대답에 놀라움과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 퇴근해서 들어오는 싸가지한테도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난 길러준 부모하고 살면서 친부모는 부자니까 돈을 달라고해서
길러준 부모를 가난에서 벗어나게하고 친부모한테도 왔다갔다하면서 지낼거야." 한다.

그럼 반대로 너가 가난한 집 딸인데 부잣집에서 컸다면 어떻게 할건데?
그럴 경우에는 친부모한테 가도 상관없어.
친자식이 친부모한테 오겠다면 나도 친부모한테 가야지.
그리고 길러준 부모한테도 왔다갔다하면 되니까. 한다.

싸가지는 짱구보다 사회생활을 더해서인지
한가지 더 추가를 했다.
각자 친부모한테 간다면 부자 부모한테 가난한 부모 도와주라고 한단다.

두 아이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나중에 이 엄마 버리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

2011년 3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