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이러시면 안 돼요

智美 아줌마 2010. 7. 30. 19:41
어떤 엄마랑 중3 아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마침 빈자리가 있어 앉아가던 중
한 정거장 지나니까 그 엄마보다 10년은  젊어 보이는 두 여자가 타더니
"다리 아픈 사람은 어쩌지 . . ."

그 말을 듣고 다리가 불편한가보다 생각하고 얼른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고 . . .
그런데 그 여자, 당연하다는 듯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앉더라는거야.
게다가 다리가 불편해 보이지도 않고 . ..
양보하고도 기분 묘한게 뻘쭘해져서 아들 앞에 가서 서서 가는데
아들 녀석은 고개를 숙인 채 부자연스럽게 앉아가길래
양보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나보다 생각을 했다네.

그래서 목적지에 내려서
"아들, 엄마가 자리 양보하고 네 앞에 서 있으니까 너 마음 불편했지?" 하니
"왜요? 뭐가 불편해요?" 하더란다.
이런 ~  아들은  엄마가 왜 자리를 양보했는지,
또 왜 서서가는  엄마 앞에서 앉아가는 것에 불편한 마음을 가져야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지.

"이 녀석아, 대중교통 이용할 때  청소년이나 젊은이는
 윗어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당연히 자리를 양보해야지.
앞으로 버스나 전철에서 빈자리가 나도 앉을 생각 말아라.
중3이면, 적어도 대한민국의 청소년이면
누가 아프다고 하는데
엄마가 일어나기 전에 제가 먼저  일어나 양보해야지.
그리고 엄마가 서서가는데 중3 정도가 되어서 불편한 마음이 안 든다는게 말이 돼? "

믿었던 자식한테 실망하고 뻔뻔한 그 여자한테 실망하고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씁쓸했다고 . . .

나도 가끔 아이들이랑 전철을 타면 다 큰 애들이지만
그래도 애들을 앉게하고싶어 싫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앉게하려고
실랑이를 하기도 하는데
그 엄마의 말을 듣고 자식 위하는 마음에 애들을 앉히고 싶지만
교육적인 면에서는 그러면 안되겠구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2010년 7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