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랑한 효자 키워 봐
친구 시엄니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문상을 가려고 버스를 탔다.
먼저 온 버스에 서서 가는 사람이 많아 자리가 없기에
바로 뒤 따라 온 버스를 탔더니 빈자리가 있다.
한 정거장 갔는데 세 네살박이 아이를 데리고 타는 젊은 엄마 둘이 타기에
바로 내 뒤에 빈자리가 있어 한 엄마는 그 자리에 아이를 앉히려고 하고
다른 한 아이 엄마는 둘째 아이를 가졌는지 배가 불려 있었다.
이런 ~ 한 정거장 앉아 갔는데 아이 엄마가 타니 우짜노
자리 양보해야지 하고 일어나는데 건너편 젊은이가 내리는지 일어나 뒤로 간다.
그런데 그 자리는 한 사람이 앉는 좌석이라
배가 부른 상태에 앞에 아이를 무릎에 앉히려면 불편할 것 같아
마침 내 옆자리가 비어 있어 둘이 앉으라고 나와 자리를 바꾸자고 했더니
괜찮다고 그냥 무릎에 앉혀 간다.
그러다 한 사람이 앉는 자리가 비어 내가 그리로 자리를 옮기고
배부른 아이 엄마가 내 자리로 앉게 했다.
그런데 내 뒷 자리로 간 엄마가 아이를 자리에 앉게 하려고
"**야 안에 들어가 앉아." 하니까
그 맹랑한 녀석 말하는 것 보소.
"엄마, 난 이제 커서 안앉아도 돼. 엄마가 앉아." 한다.
나참 ~ 한 살 더 먹은 걸 아는겨?
효자 났네. 효자 났어. ㅎㅎㅎ
우리 짱구도 두살박이 때부터 엄마 힘들다고 업히지도 않으려고 했는데
커 봐, 그런 효자 어릴 때 뿐인겨. ㅎㅎㅎ
문상을 하고 돌아올 때 버스를 탔더니
버스 안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오잉? 이게 다 뭐여?
운전 기사 아저씨가 승객들에게 이벤트를 한 거여?
버스 안 천장이고 문이고 유리창에 온통 성탄 트리 장식이 가득하다.
장식 설치하는데 공이 많이 들어간 것 같으데 . . .
아저씨 수고 혔소 ~
2013년 1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