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용서에 인색한 나
요즘 드라마를 보면서 자주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어떻게 그렇게 돼?
왜 그래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돼.
드라마를 보면서 펼쳐지는 상황에 나는 왜? 왜를 반문한다.
왜? 다른 사람들은 되는데 난 왜 안될까?
안되는 것 보면 난 참 못 댔다는 생각이 들어
왜? 를 반문하며 나 자신에게 변명 거리를 찾아주려 한다.
드라마 "그래도 당신"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느낌
잘났거나 못났거나 그래도 당신뿐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는가
그런데 난 그런 상황에서는 "그래도 당신"이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이유와 원인이 어떻게 되었든지 간에
나를 배신하고 상처를 주고 못할 짓을 했는데
어떻게 용서가 되고 이해가 돼서
"그래도 당신"이라는 생각 할 수 있는가?
설령 그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해도
난 그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으니
진짜 난 독하고 참 못 댔구나!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라는 짜인 각본의 이야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진정으로 사랑하면 그 모든 것이 용서가 될까?
부부의 연을 맺고 살면서 그러한 일들 겪게 된다면
그래도 남편이었는데
그래도 아이들 아빠인데 하고 나는 용서가 되고 받아들여질까?
난 그렇게 되지 않는다.
절대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할 수 없지만
내 이성으로는 그럴 수 없고
죽음 앞에서는 용서 못 할 게 뭐 있느냐고들 그러지만
그 처지가 되지 않았을 때 쉽게 하는 말이지
그게 정말 쉽겠는가?
다만 사랑도 미움도 죽음 앞에서 중단되어 버리는 것뿐이지
아니, 죽었다 해도 미운 건 미운 거 아닌가?
살아서 한 사랑을 못 잊는 것 같이 . . .
이렇게 저렇게 나 자신에게 변명할 거리를 찾아봐도
나는 정이 많고 사랑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지만
아이러니하게 용서는 인색하니
우습게도 나에게 사랑이 많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착각이지 않는가?
어찌 되었든 결론은 나는 사랑이든 용서든 인색해서
아무리 나에게 추파성 쪽지를 보내도
남아있는 사랑이 없어서 쪽지를 씹어버리고
나에게 미운 털 박히면 용서는 쉽지 않다는 것 . . . ㅎㅎㅎ
2012년 11월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