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방귀 세례, 독가스에 질식?

智美 아줌마 2012. 8. 17. 21:32

거금 들여 검사를 해봐도 이상 없으니
물리 치료나 받으라고 한다.

얕은 소견에 물리치료 받는다고 별 효과 있을까?
흔히들 물리 치료받아서 완쾌되었다는 사람 못 봤으니까
그래도 그때뿐일지라도 물리치료를 받기로 하였다.

병원에서 달리 할 일도 없으니까
시간 때우기도 괜찮고
또 받고 나면 조금은 시원해서
예약된 시간에 물리 치료실로 올라갔다.

간이침대 하나에 빙 둘러쳐진 커텐
커텐 한 장 사이로 붙어있는 침대
옆에 다른 사람들이 같이 누워 있으면
여자 환자가 누워 있을 때는  덜 신경 쓰이지만
남자 환자가 누워 있을 때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나란히 커텐 한 장 사이로 누워 있는 것도 거시기한데
어떤 때는 거꾸로 나란히 누워 치료받을 때가 있어
이 또한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그러던 어느 날 거꾸로 나란히 누워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다행히 여자 환자라 조금은 낫겠거니 했더니
뿌 ~ 우 ~ 욱 ~
뿌 ~ 우 ~ 욱 ~

 아이고 ~ 이게 뭔 소리여?
미챠부러 ~ 내 얼굴에 대고 큰 방귀를 연신 뀌는 게 아닌가?
뭐 시다냐, 이 아짐마가 우째 조심성 없이
자기 편한 대로 방귀를 뿌 ~ 욱 뿌 ~ 욱 껴대는겨?

나오는 방귀 못 나오게 막으라고 할 수도 없고
좁은 공간에 밀착되어 있는데
옆 사람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지 참나 . . .

그런데 치료실에 누워 있다 보면
잠에 빠져서 코를 드렁드렁 골고 자는 사람도 있어
어떤 날은 치료실에서 코골이들이 합창 할 때도 있다.

너무 크게 코를 골아서 간호사들이 깨우는 때도 있지만
옆에 있는 사람은 치료받는 내내 스트레스다.

그렇게 병원에 있는 동안 하루에 2번씩 물리치료실을 올라갔는데
퇴원하는 날 아침에도 마지막으로 물리 치료를 받으러 가니까
또 거꾸로 눕는 자리에 배정되었다.

옴마나 옆에 어떤 영감님이 누워 계신 게 아닌가
아, 이 영감님 가지가지 하신다.
뿌 ~우 ~ 욱 뿌 ~ 욱
내 얼굴에 대고 방귀를 뀌더니

얼레? 다리 운동까지 하느라
커텐이 펄럭펄럭 . . .
옆으로 누워 치료받고 있는 내 얼굴에다
무릎을 불쑥불쑥 들이대는 바람에
생각 없이 누워 있다가 기얌을 하게 하더니
이젠 코까지 골면서 주무신다.

워 ~ 메 사람들 속도 편하지 . . .
마지막 물리 치료받으러 갔다가 코뼈 부러질 뻔하고
독가스에 질식할 뻔 했다.

2012년 8월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