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이제 짱구는 백수

智美 아줌마 2012. 6. 12. 21:01

드디어 우리 짱구가 6월10일부로 전역을 하였다.
나 또한 군 뒷바라지도 전역을 하였다.

징집 영장 받고 짱구는 괜찮아 하면서도 내심 불안한 기색이 보이고
나도 저 녀석 훈련이나 잘 받고 오려나 걱정도 되었다.
그렇게 306보충대에 입소 시키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짠했지만
어차피 상근 복무인데 복에 겨운 소리하지 했다.

그런데 왜 나까지 군복무를 해야되는지
처음 훈련 보내 놓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배치 받고나서 집에서 출퇴근을 하면서부터
나도 군복무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때부터 짱구 시집살이가 시작 되었다.

아침마다 깨워 출근 준비 시켜야지
먹지 않겠다는 것을 이것저것 메뉴 바꿔가며 챙겨 먹여야지
이불 한번 제대로 제 손으로 안개지
군화는 맨날 뿌연 채로 다니니 군화까지 내가 닦아줘야지
군복은 어떻고 . . .

현역이였다면 죽으나 사나 제 손으로 다 해결했을텐데
군대 갔다오면 나아질거라고?
하긴 현역 갔다온 애들도 일주일정도 약효가 남아 있다가
약효 떨어지면 언제 군대 갔다 왔냐는듯 개판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것보다 사시사찰 도시락을 싸야된다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겨울에는 보온 도시락에 반찬 3가지
여름엔 행여 상할까 반찬에 더 신경을 쓰고
매일 장 봐와 반찬 만들어 싸가지 짱구 두 녀석 도시락 싸고나면
집에 있는 난 남은 양념이나 긁어 먹게 되고

물가는 비싼데 도시락 반찬값이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더 들어
그렇다고 자식 먹이는 것인데 밥 사먹어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일년 반 가까이 싸주다가
싸가지가 다이어트 한다고 닭가슴살 야채 샐러드 도시락을 싸가니까
짱구도 근육을 키워야 된다나 뭐라나
저도 닭가슴살 야채 샐러드를 싸달란다.

그 참에 반찬 걱정 덜하게 되고 편해졌지만
어찌 되었든 군복무 내내 도시락이 젤 문제였다.
그렇게 만 21개월을 채우고 드디어 군 시집살이 종.쳤.다.

그런데 짱구야, 이제부터 문제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기 싫어 빨리 졸업하고 싶었겠지만
그래도 학생 신분이 가장 좋을 때고
군 복무 중에는 빨리 제대하고 싶었겠지만
그래도 군인 신분으로 있는게 좋을 것이다.

이제 군대까지 갔다 온 사람이라면
사회가 냉혹하게 대할 것이니 말이다.
지금이야 홀가분하게 신분 상승한 것 같겠지?
짱구야, 지금 실컷 누려라.
그 후 생활이 만만치 않는 현실이 대기 중이니까. ㅎㅎㅎ

2012년 6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