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에고 ~ 그냥 얻어 먹고 말걸 그랬나?

智美 아줌마 2012. 6. 11. 20:57

이맘 때쯤이면 어김없이 초록 빛깔의 매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른 봄 매화를 보러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탱글탱글 자라 주부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해마다 영주 이모한테 가서 한병씩 얻어 와 먹곤했는데
올해는 나도 매실청을 담아 봐야지 하고
매실 나오기를 기다렸더니 마트에 매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모 집에 매화나무가 오래 되어 큰 다라야에 가득씩 채취를 했는데
몇 년전 본 가지가 병이 들어 고사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이모부께서 지극 정성으로 살렸지만
어쩔 수 없이 본 가지를 베어 내셨다고 하신다.

그러다보니 매실 채취가 예전에 비해 절반밖에 따지 못하고
두분께서 연세도 있으시니까
큰아들이 사는 구미에 아파트를 사서 이사를 할까 생각 중이라고 하신다.

매년 그렇게 매실청을 갖다 먹었는데
아파트로 이사를 하시면 이모께서도 매실을 사서 담그시던지 사서 드셔야 될 것 같기에
이 참에 나도 함 담궈볼까 하고 매실 3kg을 사왔다.

얼마 전 친구가 당뇨에 좋다고 오디 효소를 담은 것을 줬는데
오디 효소를 다른 통에 걸러 비우고 난 통이 있어
5L 생수통이라 매실 담으면 되겠지 하고
좁은 입구를 통해 매실 한 개씩 한 개씩 집어 넣고
젓가락으로 깔대기를 통해 설탕도 밀어 넣으며 담았더니

아이구야 ~ 매실도 한 공기 정도 남고
문제는 동 량의 설탕을 넣어야 되는데
설탕 1kg은 뜯지도 못하고 그냥 있으니 난감하였다.
에고 ~ 그냥 얻어 먹고 말걸 그랬나?

에이 ~ 하는 수 없이 병을 새로 사와야겠다고 하고 마트를 갔더니
옴마나? 정기 휴무이라고 마트 문이 닫혀 있네.
요즘 뉴스에서 연일 나오더니 문제의 그 정기 휴무였다.

이런 ~ 벌써 불편함을 느끼게 되네.
하는 수 없이 생필품 파는 곳으로 가서 8kg짜리 병을 사들고 와서 보니
이거 너무 큰 것 아냐?
그래도 여유 있는 게 낫겠지 하고는
통을 거꾸로 들고는 젓가락으로 매실을 한 개 한 개 후벼 파내기를 얼마 . . .

그렇게 해서 매실 3kg과 설탕 3kg을 다 담으니까
매실 3kg을 담으려면 8kg짜리 병을 사온게 적당한 크기인 것 같았다.
대부분 설탕을 백설탕이나 황설탕을 주로 쓰는데
울 이모는 늘 흑설탕을 쓰시기에 나도 흑설탕을 사니까
마트 직원이 백설탕이나 황설탕으로 담는 거라며 바꿔 오세요. 한다.

많은 사람들이 흑설탕으로 해도 되는 것을 모르고 있나보다.
흑설탕으로 하면 매실청이 검고 맛도 더 감칠나게 숙성되는데 . . .
이제 잘 숙성되어 주길 바라며 기를 팍팍 넣어 본다.



2012년 6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