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야기

이래저래 아프다

智美 아줌마 2012. 1. 16. 23:22
며칠 있으면 설날이 어쩌구 . . .
메스컴에서는 연일 설날 이야기가 터져나오지만
우리 집은 설날이래야 예전같지가 않다.

친정 엄니 살아 계실 때는 형제들이 모여 설 음식 같이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오곤하였지만
엄니 안계시니 마음뿐 발길이 친정으로 가지 않는다.

시댁도 마찮가지다.
시엄니 살아 계실때는 미우나 고우나 만나서 티격태격 거리더라도
얼굴보고 지냈는데 시엄니 안계시니 시집쪽은 더 발길이 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명절이 돌아와도 우리는 늘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음식을 조금씩 하지만
요즘 아이들 식성이 예전과는 달라서 특별날 것도 없고 . . .
몇년 후 아이들이 결혼을 하면 그때는 옛날같이 설 명절을 지낼 수 있을까

며칠 있음 설날 . . .
또 머지 않아 시엄니 생신, 친정엄니 생신도 돌아온다.
그래서인가 엄니들이 자꾸 생각나고 보고싶어진다.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리지 못한 것 . . .
성질부리며 못되게 해서 마음 아프게 했던 일들 . . .
돌이킬 수 없다는 것에 절망감이 밀려온다.

게다가 몸도 자꾸 안좋아지니까 별별 생각이 다 나고
산다는게 자꾸 허무해질라고 한다.
어차피 크게 의미를 두고 사는 것은 아니기에
허무해질 것도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내 삶에 미련이 남아있나보다.

그것은 아마 아이들한테, 나 자신한테 미안한 마음에 남은 미련일거다.
울 엄니만큼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 . .
요즘들어 자꾸 아프다고 힘들어하는 모습 보여주는 것 같아 미안하고 . . .
그러다 정말 아이들 결혼 시키기도 전에 죽으면 어쩌나 걱정되다가도
죽을 때 죽더라도 내 주변 정리는 하고 죽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 . .

몇달동안 체중에 변화가 별로 없더니
지난 날 1kg 이달에 1kg 또 체중이 줄고 있다.
건강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테지만
그래도 체중 변화에 민감해진다.

건강도 건강할 때 지켜야되고
부모님도 살아 계실 때 잘 해드려야된다고 하더니
난, 이 두가지 다 잘못하고 살았다.
그래서 이래 저래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데
실망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더 아프게 한다.

아, 그래서 난 늘 여행을 다녀야 돼.
진통제를 먹으면서 다녀도 여행 중에는 모든 것 다 잊고 행복한 마음만 있으니까.
나중에 약을 먹어도 다닐 수 없게 되도 덜 억울하게. . . ㅎㅎㅎ

2012년 1월16일